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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아침] 무제

무제                       
-정현우
 
시아침

시아침

또 한 해가 저문다  
서해의 일몰을 보러 가야겠다
일출만 보는 건 정신에 해롭다  
 
잘못 살았다고 이렇게 사는 게 아니었다고
일몰의 바다에 서서 나를 남처럼 오래 바라봐야겠다
 
 
한 해가 저물려면 멀었는데 서해에 가고 싶다. 하루하루가 연말같이 허전하다. 이런 때 일출이 무슨 소용인가. 배낭 메고 기차 타고 서해에 가야지. 기왕이면 먼 서천이나 변산반도 어디쯤. 조그만 민박에 날 부려놓고 노을을 보고 싶다. 이렇게 사는 게 아니었다고, 이렇게 살 수밖에 없었다고, 횡설수설하다가 취해 잠들어야지. 그러나 아침엔 벌떡 일어나 일출을 봐야지. 해지는 곳에도 해는 뜨니까. 
 
<이영광·시인·고려대 문예창작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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