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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도 못 만든 자율주행 자전거 만든 대학생

2016년 3월 유튜브에 구글이 만든 1분 54초짜리 동영상 한편이 올라왔다. 스스로 도로를 달리는 ‘자율주행 자전거’였다. 네 바퀴로 달리는 자동차와 달리 자전거는 두 바퀴로 달린다. 영상에서 자율주행 자전거는 두 바퀴로 달리지만 스스로 중심을 잡아 옆으로 쓰러지지 않았다. 장애물이 나타나면 피해가고, 멈춰섰다. 그런데 구글은 동영상 말미에 ‘오직 4월 1일에만 이용할 수 있다’고 했다. 만우절 장난이었다.
 
이렇게 구글에서도 아직 장난만 쳐본 자율주행 자전거가 경북 포항에서 완성 단계에 접어들었다. 대기업 연구소가 아니라 과학고 출신 대학생에 의해서다. 포스텍은 10일 “대학 창의 IT 융합공학과 3학년 학부생이 최근 자율주행 자전거 시제품을 완성했다”고 밝혔다. 세계적으로도 보기 힘든 자율주행 자전거의 시제품, 대한민국 1호 자율주행 자전거 연구물이 포항에 등장했다.
 
완성 단계인 대한민국 1호 자율주행 자전거를 살펴보고 있는 송영운 학생. [사진 포스텍]

완성 단계인 대한민국 1호 자율주행 자전거를 살펴보고 있는 송영운 학생. [사진 포스텍]

개발자는 송영운(23)씨다. 대구과학고를 다니던 2013년 전국과학전람회에 실시간 기상관측 시스템을 출품해 대통령상을 받은 영재다. 자율주행 자전거 개발은 지난해 중순부터 시작됐다. 송씨가 자율주행 자전거 설계도와 구동 방식 등을 학교 발표회 자리에서 공개하면서다. 구글의 만우절 자율주행 자전거 영상 등을 보고 직접 설계도를 제작한 뒤 독립적으로 운행 가능한 자율주행 자전거 모형까지 만들었다.
 
두 바퀴로 가는 자율주행 자전거는 네 바퀴로 달리는 자율주행 자동차보다 만들기가 어렵다. 가장 큰 난제가 ‘중심 잡기’다. 균형을 잡으면서 동시에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송씨는 이달초 이 중심 잡기 문제를 해결하고 자율주행 자전거 시제품을 완성했다. 그는 “중심 잡기 비법은 ‘관성 센서’를 이용하는 것이었다”며 “이제 GPS와 레이더 등을 심고, 경로탐색 알고리즘을 구현하는 과제 정도가 남았다. 오는 11월쯤 1차 완성품이 나올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자율주행 자전거는 환경오염 없이 공유 자전거 자동 주차에 활용이 가능하고 장애인 이동, 배달 음식 골목길 이동 등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송씨는 “주로 차도 위에서만 이동하는 자율주행 자동차와는 다르게 자전거는 자전거 전용 도로, 보도 등 다니는 경로가 다양하고 변수가 많다. 도로를 완벽하게 달리기 위해 많은 연구가 필요한 만큼 대학원에 진학해 더 연구하고 싶다”고 말했다.  
 
백창기 포스텍 창의 IT 융합공학과 교수는 “1차 완성품이 나오면 주행안정성과 신뢰성을 검토한 뒤 현대자동차·네이버 등과 연구 협력해 한 단계 더 높은 자율주행 연구를 할 수 있게 계속 지원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포항=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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