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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전에서 종갓집까지 … 소금 쫓아다닌 30년

소금 사진 앞에 선 이동춘 작가. [사진 포토스퀘어]

소금 사진 앞에 선 이동춘 작가. [사진 포토스퀘어]

‘소금은 열두 가지 반찬을 만든다.’(한국) ‘소금은 절반의 음식이다.’(독일) ‘빵과 소금은 거절하지 않는다.’(러시아) 소금의 소중함을 비유한 세계의 속담이다. 있는 듯 없는 듯, 인류의 생존을 지켜온 소금을 주인공으로 한 전시회가 8월 19일까지 서울 세종로 국립민속박물관(관장 천진기)에서 열리고 있다. 2018 공예·식문화 특별전 ‘소금_빛깔·맛깔·때깔’이다. ‘세계의 소금’ 현장을 내세운 이번 기획의 표어는 ‘호모 소금 사피엔스_소금을 가진 지혜의 인간’이다. 인간이 살아가는데 공기나 물처럼 꼭 필요한 물질인 소금에 대한 문화적 탐색인 셈이다.
 
이번 전시회에 소금 못지않은 역할을 한 이가 이동춘(57·포토스퀘어 대표) 사진작가다. 30여 년 한국 전통 의식주를 사진 기록으로 담아온 이 작가는 특히 소금을 중시한 우리 조상의 지혜에 주목했다.
 
“옛 사당(祠堂)과 종가(宗家)를 찾아가면 빠지지 않는 게 소금입니다. 절기 밥상차림, 장 담그기, 김장하기, 절임 음식 등에 소금이 보물 구실을 하죠. 종손(宗孫)이 한옥 고택 지키는 일 못지않게 좋은 소금을 구하고 후손에게 물려주는 일에 정성을 기울이는 걸 보고 저도 그 소금 찍는 일에 최선을 다하게 됐습니다.”
 
이동춘 사진작가의 사진과 동영상이 걸린 국립민속박물관 ‘소금_빛깔·맛깔·때갈’ 전시장 전경. [사진 포토스퀘어]

이동춘 사진작가의 사진과 동영상이 걸린 국립민속박물관 ‘소금_빛깔·맛깔·때갈’ 전시장 전경. [사진 포토스퀘어]

이동춘 작가는 이미 ‘종손이 인정한 여걸’로 소문이 났다. 처음에는 ‘어디 외간 여자가 종가 문턱을 넘느냐’는 편견 탓에 입술 떼기도 힘들 만큼 문전 박대를 당했다. 카메라를 내려놓고 청소도구와 밥솥을 둘러메고 전국을 떠돌며 궂은일에 팔 걷어붙이고 머슴처럼 일했다. 그렇게 10여 년을 소금처럼 뒹군 뒤에야 종가의 대문이 열렸다. 지금은 제례가 열릴 때마다 각 집안 어르신이 맨 먼저 이 작가를 부른다. 그만큼 믿음직한 전속 사진가가 된 것이다.
 
“갯벌을 이용해 소금을 얻는 제염(製鹽)이 이달 초 국가무형문화재 제134호로 지정됐어요. 그 뜻을 받들어 저도 색다른 시도를 했습니다. 안동 한지(대표 이영걸)에 부탁해 종이를 세 겹 두께로 만든 뒤 홍두깨로 두드린 특별지에 인화를 했어요. 소금을 얻는 일이 얼마나 힘든지 그 느낌이 날 수 있기를 빌었죠.”
 
사진뿐이 아니다. 소금을 활용해 만든 각종 음식과 상차림의 동영상도 이 작가 작품이다. 경주를 비롯해 안동·상주·예천 등 늘 길에서 사진을 찍고 있는 그의 진득한 노력이 전시장을 훈훈하게 채우고 있다. 그런 인연으로 만난 태평염전(대표 김상일)이 전시장 바닥에 5t 천일염을 깔아주어 고마운 마음이다.  
 
국립민속박물관 야외전시장 오촌댁에서 체험 프로그램이 열리는 것도 흔쾌하다. 노영희 푸드스타일리스트 팀이 토요일 오후 3시에 ‘소금과 절기 한식 문화’를 펼쳐놓고 시연과 시식 행사를 연다. 19일 ‘여러 가지 채소와 소금’, 6월 2일 ‘흰달걀찜과 소금’, 16일 ‘햇감자찜과 소금, 열무김치’, 30일 ‘쌈밥’, 7월 14일 ‘장떡’, 28일 ‘옥수수와 고구마’, 8월 11일 ‘백김치말이 국수’가 이어진다.
 
“소금은 기본이고 균형이며 지혜입니다. 소금이 없으면 음식이 안 되는데 그런 사진을 찍고 싶어요. 소금 같은 인간이요? 가다보면 간이 맞겠죠.”
 
정재숙 문화전문기자 johan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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