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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해양 대국의 첨병 산둥함, 美 레이건함과 겨루면

[김민석의 Mr. 밀리터리]
 
북한과 미국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7일 날아간 곳은 다름 아닌 다렌이었다. 그 곳엔 시진핑 주석이 중국 최초 국산 항공모함 산둥함의 첫 해상 시험을 축하하기 위해 먼저 와 있었다. 한 때 고구려의 땅이었던 다렌에선 중국의 자존심이 될 산둥함을 처음 바다에 띄우는 축하 행사가 열리고 있었다. 산둥함은 어떤 항모인가. 산둥함이 미 7함대 소속 로널드 레이건함과 상대할 수 있을까.
  
산둥함(CV-17)은 중국 역사 이래 가장 큰 함정이다. 만재 7만t인 이 항모는 최대 44대의 함재기를 적재하고 동중국해를 거쳐 인도양까지 진출하며 중국 해양력을 확장할 것으로 보인다. 그 과정에서 산둥함이 미국의 항모들과 맞닥뜨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시 주석은 지난달 동중국해서 열린 해상 사열에 항모 라오닝함을 타고 위세를 과시했다. 산둥함은 시 주석이 추진 중인 해상 비단길을 확보에 앞장 서게 된다. 중국은 동중국해에서 동남아를 돌아 중동에 이르는 해상길을 확보하기 위해 모두 6척의 항모를 건조할 계획이다. 그 가운데 첫번째 항모는 라오닝함이고 두번째가 산둥함이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시 주석이 산둥함에 지대한 관심을 갖는 이유는 첫 국산 항모여서다. 라오닝함은 구소련의 쿠츠네초프함(4만3000t)을 개조한 것이지만 산둥함은 쿠츠네초프함을 기반으로 중국 조선기술이 대폭 반영됐다. 2013년 11월 건조에 들어간 산둥함은 2015년 3월 그 모습을 드러냈다. 건조 착수 3년6개월만인 지난해 4월27일 진수됐고 이번에 실제 바다에서 시운전과 균형 시험 등을 시작한 것이다. 산둥함은 해상 시험을 거쳐 빠르면 올해 말 실전 배치될 예정이다. 선체 길이 315m에 폭이 75m인 산둥함은 4대의 디젤엔진으로 20만 마력의 힘을 낸다. 최대 31노트(시속 57㎞)로 항해할 수 있다.
 
산둥함의 핵심 전투력은 12도 각도로 들려있는 스키점프식 활주로와 최대 24대의 전투기다. 문제는 산둥함에 캐터펄트가 없어 스키점프식 활주로에 의존한다. 미 항모에 설치된 캐터펄트는 증기 압력으로 전투기를 불과 2초만에 시속 250㎞로 가속해준다. 이 때문에 캐터펄트는 엄청난 압력을 견딜 수 있는 고강도 금속으로 제작하는데 중국은 아직 이 기술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중국 항모 전투기는 앞으로 솟아오른 스키점프 활주로를 이륙하면서 좀더 높은 각도로 날아 양력을 받고, 활주로를 떠난 뒤 중력 작용으로 전투기 고도가 15m가량 떨어져도 해수면까진 추락하지 않는다.
 
캐터펄트가 없으면 시간당 전투기 출격 숫자가 절반으로 떨어진다. 여기에다 산둥함에 실린 전투기는 미 항모 전투기 46대의 절반 수준이다. 결과적으로 같은 시간에 하늘에 떠서 작전할 수 있는 산둥함의 전투기는 미 항모에 비해 1/4 수준이라는 계산이다. 따라서 미 항모에 비해 산둥함이 절대적으로 불리하다. 뿐만아니라 레이건함은 캐터펄트를 이용해 이륙시킬 수 있는 전투기의 최대 중량이 45t이지만 산둥함은 28t 정도다. 산둥함에 탑재된 젠-15 전투기는 자신의 최대 이륙중량(33t)에 못 미치는 무기와 연료를 적재할 수 밖에 없다는 결론이다. 이는 젠-15가 수행할 수 있는 전투 성능의 저하로 이어진다. 더구나 중국은 공중급유 능력이 취약해 젠-15가 전투 도중 기름이 부족해지면 산둥함으로 복귀해야 한다.
 
중국 해군은 미 해군에 비해 항모 운영 노하우도 크게 미숙하다. 미 해군은 적어도 1940년대 초반 태평양전쟁 때부터 항모를 운영해왔다. 현대에 와서는 걸프전, 아프가니스탄전, 이라크전, 시리아 공습 등 수많은 전투에 참전했다. 그러나 중국은 이제 막 항모 운영을 시작한 걸음마 상태고 전투 경험은 전무하다. 중국은 근세 이전에도 해전에서 이긴 적이 없다. 미 해군은 베테랑 함재기 조종사들을 수천 명 확보하고 있지만 중국은 극소수다. 미 항모 함장은 30년 경력의 대령급 함재기 조종사가 맡고 있는데 중국은 그런 인력이 없다는 것이다. 중국 항모의 전투기 조종사들은 겨우 5년 이하의 위관급이다. 실제 항모끼리 전투를 벌이면 공중 통제와 전투 지휘를 위해 엄청난 양의 전술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전투기에 분배하는 방식으로 임무를 줘야 한다. 하지만 중국은 이 분야에서도 부족하다.
 
미·중 항모에서 운영하는 전투기 성능은 차이가 크다. 미 항모는 F/A-18E/F 수퍼호넷을 탑재하고 있다. 단계적으로 스텔스 전투기인 F-35C로 교체할 계획이다. 이에 비해 중국은 라이오닝함이나 산둥함에 젠-15를 우선 배치하고, 점차 스텔스기인 젠-20 또는 31로 교체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스텔스 성능 차이로 레이더에 비치는 F-35C는 젠-20이나 31에 비해 훨씬 작게 나타난다. 따라서 F-35C와 젠-20 또는 31이 공중에서 교전하면 F-35C가 레이더로 젠-20을 먼저 보고 공대공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다. 젠-20이 먼저 격추된다는 얘기다.
 
미 해군 항모강습단은 항모 1척을 중심으로 2∼3척의 이지스급 순양함과 구축함, 핵추진 잠수함, 군수지원함 등으로 구성된다. 항모강습단 가운데서도 한반도를 담당하는 항모 로널드 레이건함이 이끄는 제5항모강습단은 초대형이다. 여기엔 티콘데로가급 순양함 3척과 얼레이버크급 이지스 구축함 8척 등 전투함만 11척이 배당돼 있다. 이 전투함들은 로널드 레이건함을 공격하려는 미사일과 잠수함을 차단한다. 가령 레이건함을 호위하는 순양함인 사일로함(만재 9800t)은 122개의 수직발사대에 SM-3 탄도미사일 요격용 미사일과 SM-2 함대공 미사일, 토마호크 미사일, 대잠용 로켓어뢰 등으로 채우고 있다. SM-3는 중국 연안에서 발사하는 둥펑-26D를 우주공간에서 파괴한다. 항모 파괴가 목적인 둥펑-26D에는 핵탄두가 장착돼 있다. 또 SM-2 스탠더드 미사일은 중국 함정에서 발사한 함대함 미사일을 공중 요격한다. 여기에다 미 해군 스텔스 구축함인 줌왈트함(1만6000t)이 가세하면 산둥함의 방어벽은 무너진다.
 
중국 항모는 호위 함정들을 아직 구성하지 못하고 있다. 산둥함을 호위할 중국의 미니 이지스함 052D급은 미 이지스 구축함에 적수가 못 된다. 이런 점에서 중국의 항모는 미국에 비해 모든 면에서 열세다. 중국은 이런 항모 세력을 기반으로 2025년까지 해상 비단길의 1단계인 제1도련선(대만에서 일본 남부까지 섬을 연결한 선)을 구축한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동중국해에 미 해군의 진입을 차단하고 군사적으로 통제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중국이 미흡한 항모세력으로 이러한 구상을 실현하려면 적어도 20년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 해군도 수직 이착륙 스텔스기를 6대 가량 탑재할 수 있는 경항모급 마라도함(1만8800t)을 14일 진수한다.
 
김민석 군사안보연구소장 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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