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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초 넘었어? 1벌타야”

지난해 5월 유러피언투어 국가대항전인 골프식시스에 첫 선을 보인 샷 클락. [로이터=연합뉴스]

지난해 5월 유러피언투어 국가대항전인 골프식시스에 첫 선을 보인 샷 클락. [로이터=연합뉴스]

농구장에서만 보던 ‘샷 클락(shot clock)’ 을 이제 골프장에서도 만날 수 있다. ‘샷 클락’이란 농구에서 24초 내에 공격해야 하는 규칙을 준수하는지 가리기 위해 사용하는 시계를 말한다.
 
지난 7일 영국 세인트 알반스에서 끝난 유럽프로골프 국가대항전 ‘골프 식시스(Sixes)’에 출전한 선수들은 4번 홀에서 유독 신경을 곤두세웠다. 유러피언투어 사무국이 이 홀(파4)에 샷 클락을 세워놓고 선수들이 샷을 하는데 걸리는 소요시간을 일일이 측정했기 때문이다. 유러피언투어 사무국은 티샷 뿐만 아니라 두 번째 샷도 30초 내에 쳐야 한다는 규정을 만들었다. 처음 대회를 치렀던 지난해엔 40초를 줬는데 올해는 10초 앞당긴 샷 클락 규정을 만들었다. 샷을 하는 지점에는 대형 초시계가 배치됐고, 30초가 넘어가면 1벌타를 매겼다.
 
선수들은 30초 내에 샷을 하기 위해 서두르는 기색이 역력했지만 골프계의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었다. 스웨덴 대표 알렉산드르 비요르크(28)는 “그동안 유러피언투어는 진행이 느렸다. 30초라는 시간은 결코 짧지 않다. 그 안에서 내 템포도 관리할 수 있다”고 옹호했다. 골프다이제스트는 “4번 홀에서는 다른 홀보다 긴장감이 배가 됐다”고 소개했다.
 
슬로 플레이는 동반 라운드를 하는 선수들 뿐만 아니라 갤러리와 TV 시청자 등 골프팬들도 지루하게 만들었다. 유러피언투어는 슬로 플레이를 방지하기 위해 미국프로골프(PGA)투어나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보다 훨씬 강력한 규정을 만들어 운영했다.
 
골프 식시스에서 2년 연속 샷 클락 규정을 시험 적용했던 유러피언투어는 다음달엔 모든 홀에 샷 클락 규정을 적용하는 공식 대회를 치른다. 다음달 10일 오스트리아에서 개막하는 오스트리아 오픈은 아예 대회 명칭을 ‘샷 클락 마스터스’로 바꾸기로 했다. 규정을 엄격히 적용해 구두 경고 수준이 아닌 실질적인 제재를 가하기로 했다. 슬로 플레이를 하면 곧바로 1벌타를 매기고, 리더보드의 해당 선수 이름 옆에 레드 카드를 붙인다. 만약 선수가 여유를 갖고 샷을 하기를 원한다면 ‘타임 아웃’을 부를 순 있다. 이 경우, 40초가 아닌 80초 내에 샷을 할 수 있다.
 
유러피언투어는 샷 클락 규정의 전면 도입을 통해 1라운드당 45분 정도 경기 시간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키스 펠리 유러피언투어 CEO는 “슬로 플레이와의 전쟁은 단순히 라운드 시간을 단축하기 위한 것만이 아니다. 구습을 벗고, 혁신하겠다는 우리의 의지”라고 말했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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