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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전쟁에 … ZTE 영업 중단, 모바일 매각설까지

미국과 중국 무역전쟁의 첫 희생양이 나왔다. 중국 통신장비업체 중싱그룹(中興·ZTE)이다. 미국 정부의 제재에 주요 영업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모바일 사업부 매각설까지 흘러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ZTE가 홍콩증권거래소에 ‘회사의 주요 영업활동이 중단됐다’는 내용의 자료를 제출했다”고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 광둥(廣東)성 선전(深?)에 본사를 둔 ZTE는 미국 시장에서 애플과 삼성전자, LG전자에 이은 4위의 휴대전화 판매업체다.
 
WSJ은 “중단된 사업이 어떤 부문인지는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ZTE는 소비자가전과 통신·인프라, 클라우드 컴퓨팅 등의 사업 부문을 운영하고 있다. 중국 언론에 따르면 현재 ZTE 휴대전화의 판매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모두 중단된 상태다. 뉴욕타임스(NYT)는 “선전의 ZTE 공장도 모두 문을 닫았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제재 이후 홍콩거래소에서 주식 거래도 중단됐고 주주총회도 연기됐다.
 
모바일 사업부 매각설도 흘러나왔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9일(현지시각) “ZTE가 화웨이와 샤오미 등 경쟁사에 모바일 사업부를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화웨이와 오포 등 중국 기업이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지만 업체 모두가 매각 협상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ZTE가 경영이 불가능한 상태에 이른 건 미국 정부의 강력한 제재 때문이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달 16일 퀄컴과 인텔 등 미국 기업에 앞으로 7년 동안 ZTE와 거래하지 말 것을 명령했다. 미국 기업은 ZTE에 제품 거래나 서비스 제공 등을 할 수 없다. ZTE가 미국의 제재 조치를 어기고 휴대전화 부품을 이란과 북한에 판매한 혐의 탓이다. 지난해 이와 관련해 텍사스주 연방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고 11억9000만 달러의 벌금을 내기로 합의했다. 임원 징계도 약속했지만 이를 지키지 않자 미국이 더 센 카드를 뽑아 든 것이다.
 
미국이 ZTE를 겨냥한 것은 전략적인 포석이 크다. 우선 ZTE의 미국 기업 의존도가 높다. ZTE가 사용하는 부품의 25~30%가량이 퀄컴과 인텔 등 미국산이다. 미국의 제재 효과가 바로 나타날 수 있는 것이다. ‘중국 제조 2025’ 등으로 첨단 산업 양성에 나선 중국을 압박하려는 의도로도 읽힌다. WSJ은 “ZTE에 대한 미국 정부의 강공은 첨단기술 분야에서 중국을 견제하려는 미국의 야심과도 관련돼 있다”고 지적했다.
 
때문에 ZTE 이슈는 미·중 양국 무역 전쟁의 향방을 가늠하는 풍향계이자 주요 협상 의제가 됐다. 지난 3~4일 열린 미국과 중국의 1차 무역 대화에서도 ZTE 문제가 논의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ZTE는 9일 “긍정적인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미국 측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현옥 기자 hyuno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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