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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아태본부 한국 옮긴다지만…

백운규 산업부 장관이 10일 서울 서초구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에서 열린 ‘산업부-GM 자동차 산업 발전 협력 협약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날 정부는 한국GM 정상화에 71억5000만 달러 자금 투입을 약속했다. 왼쪽부터 카허 카젬 한국 GM사장, 백 장관, 배리 엥글 GM 해외사업부문 사장. [뉴스1]

백운규 산업부 장관이 10일 서울 서초구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에서 열린 ‘산업부-GM 자동차 산업 발전 협력 협약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날 정부는 한국GM 정상화에 71억5000만 달러 자금 투입을 약속했다. 왼쪽부터 카허 카젬 한국 GM사장, 백 장관, 배리 엥글 GM 해외사업부문 사장. [뉴스1]

한국GM 사태가 넉 달 만에 수습됐다. 정부는 10일 오전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한국GM 경영 정상화 방안을 확정했다. 71억5000만 달러(약 7조7000억원)를 투입해 회사를 살리는 게 핵심이다. 정부는 회계법인의 실사 결과를 바탕으로 경쟁력 있는 신차 배정과 고정비 절감 노력 등이 이행되면 영업 정상화와 장기적 생존이 가능하다고 봤다.
 
일단 GM이 64억 달러(6조9000억원)을 부담한다. 이를 위해 GM은 한국GM의 기존 대출금 28억 달러를 올해 안에 전액 출자 전환하기로 했다. 과거의 부실을 대주주가 책임지는 차원이다. 36억 달러는 새로 투자한다. 시설투자와 대출금리 지원 등에 들어가는 돈이다.
 
2대 주주인 산업은행도 7억5000만 달러(약 8000억원)를 출자한다. 이에 대해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전체 회생 자금의 약 10% 수준을 산은이 지원하는데 다른 외투 기업이 그 정도의 신규 투자를 하면 정부가 어떻게 반응했을지도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금 투입 논란을 의식한 발언이다.
 
소위 ‘먹튀’를 방지하기 위한 장치도 마련했다. 우선 GM의 지분 매각을 2018년부터 5년간 전면 제한하고, 그 이후 5년 동안도 35% 이상 1대 주주를 반드시 유지하도록 했다. 산업은행이 GM의 한국시장 철수를 막을 비토권도 주주 간 계약서에 넣기로 했다. 정부와 산업은행의 동의 없이 GM이 한국시장을 떠날 수 없게 제한하는 장치다. 외국인 투자지역 지정은 서류상의 문제로 일단 반려됐다. 한국GM이 다시 신청하면 법령에 따라 재검토한다는 입장이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구체적인 회생 방안도 큰 그림이 나왔다. 우선 경쟁력 있는 신차 2종을 한국GM에 배정한다. 또한 GM은 이날 산업통상자원부와 양해각서(MOU)를 맺고 아시아태평양 지역본부를 한국에 신설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현재 싱가포르에 있는 GM의 아태지역 본부는 호주 공장 철수 등의 여파로 중남미 본부와 통합돼 제 역할을 못 하고 있다. 이를 한국으로 옮겨 역량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백운규 산업부 장관은 “아태지역 본부 이전은 정부가 지속해서 요구한 중장기적인 사업 의지를 보여주는 조치”라며 “지역본부는 본사의 제품기획이나 물량 배정에 참여하기 때문에 한국GM의 국제적 경쟁력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부품 구매도 늘리기로 했다. 현재 한국 협력업체가 GM에 납품하는 부품 규모는 약 2조원이다. 이번 MOU를 계기로 이를 더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전기·자율차 등 미래차 분야의 기술 협력도 강화하기로 했다. 한국에 있는 R&D센터와 디자인센터를 최대한 활용해 엔진 등 핵심 부품을 개발하는 내용이다. 산업부도 이에 발맞춰 ‘자동차 부품업계 위기극복 지원 사업’을 신설하고, 국내 부품업체에 연간 수백억 원 규모의 R&D 예산을 지원하기로 했다.
 
협상이 고비에 이를 때마다 고형권 기획재정부 1차관 등 정부 고위 관계자들이 GM 측 인사를 직접 만나 해결의 실마리를 풀어 간 것도 협상력을 높이는데 도움이 됐다. 기재부가 직접 협상 당사자를 만나는데 반대 의견도 있었지만 김동연 부총리는 “책임질테니 적극적으로 만나 우리의 원칙도 분명하게 전달하라”고 지시했다.
 
배리 엥글 GM 해외사업부문 사장은 “산업은행과의 협상이 막힐 때마다 기재부가 해결의 실마리를 주곤 했다”고 말했다.
 
GM이 장기적인 사업 추진 의지를 밝힌 건 의미가 있다. 하지만 산업부와의 MOU는 사실상 ‘앞으로 잘하겠다’는 선언 정도다. 아태 본부를 이전한다지만 확실한 이전 시기와 인력 규모 등은 확정되지 않았다. 부품 구매 확대 역시 언제까지, 얼마나 늘리겠다는 건지 알 수 없다. 실익이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GM의 아태지역 본부는 중국을 제외한 것으로 사실 중국을 빼면 시장 규모가 그리 크지 않다.
 
GM은 지난해 전 세계에서 960만 대의 자동차를 팔았다. 중국이 가장 많은 404만 대다. 태국·베트남·인도 등 아태 9개국에선 4만5532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비중이 0.47%에 불과하다. 한국 내수 판매(13만2377대)를 합쳐도 20만 대에 못 미치는 작은 시장이다. 문승욱 산업부 산업혁신성장실장은 “얼마 전까지 GM 한국 잔류를 걱정했던 만큼 미래지향적인 관계를 구축한 점을 긍정적으로 봐달라”고 말했다.
 
회생 과정에서 추가 구조조정이 변수로 작용할 여지도 있다. 이날 엥글 사장은 추가 구조조정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보다 나은 미래는 경쟁력을 확보할 때 가능하다”며 “물론 우리가 오늘 중요한 발걸음을 내디뎠지만,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 여전히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문희철 기자, 세종=장원석 기자 jang.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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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