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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평오 “인도·베트남 등 신흥국 중심으로 조직 바꾸겠다”

권평오 코트라 사장

권평오 코트라 사장

“2003년, 제가 산업자원부 과장(무역진흥과) 시절 얘깁니다. 당시 일을 할 수 있게 방탄 차량을 사달라고 했던 이라크 바그다드 코트라 무역관의 말이 생각이 나네요.” 권평오(사진) 신임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사장은 10일 서울 염곡동 본사에서 열린 취임 첫 기자간담회에서 15년 전 기억을 끄집어 냈다. 이라크전쟁 속에서도 한국 기업의 중동 교두보를 확보하기 위해 발로 뛴 ‘코트라 맨’에 대한 얘기였다. 그는 ‘헝그리 정신’이 있었던 과거에 비하면 코트라가 ‘빨간펜 부대’로 바뀌었다고 진단했다. 한국 기업의 해외 무역을 지원하는 서비스 기관이 아니라, 해외 시장 네트워크 접근 권한을 쥐고 빨간펜을 든 관료처럼 행동한다는 비판을 많이 들었다는 것이다. 권 사장은 앞으로 일할 3년의 임기 동안 이같은 관료주의를 깨고 ‘서비스 정신’을 강화하는 것을 중점 과제로 꼽았다.
 
그는 우선 선진국보다 신흥국 중심으로 교역이 늘어나는 시장 변화에 맞춰 코트라의 해외 네트워크 자원도 신흥국 중심으로 재편키로 했다. 선진국에 나가 있는 인력을 조정해 신흥국 쪽에 20여명을 증원하고 베트남 중부 다낭, 인도 서부 공업도시 아메다바드 등 2곳에 현지 무역관(무역사무소)을 신설키로 했다. 특히 기존 싱가포르에 있었던 동남아대양주지역본부도 한국 기업 진출이 활발한 베트남 하노이로 옮기기로 했다. 또 기획재정부 등과 협의해 예산이 확보되면, 중국 장춘에도 추가로 무역관을 열 계획이다.
 
세계 주요 도시에 위치한 127개 무역관도 한국에서 온 기업인이 언제든 활용할 수 있는 ‘공유 오피스’ 형태로 바꾸기로 했다. 글로벌 공유오피스 업체 ‘위워크’가 제공하는 것과 비슷한 서비스를 코트라가 제공하겠다는 구상이다. 권 사장은 “국내 기업인이 현지 바이어와 만나는 장으로 코트라 무역관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코트라가 가진 해외 시장·바이어·국가 정보 등을 빅데이터센터를 통해 리얼타임으로 공유할 수 있는 디지털 정보망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그가 코트라 직원들의 ‘서비스 정신’을 강화하기 위해 꺼내든 ‘채찍’은 인사 평가 시스템이다. 그는 “코트라는 한국 기업에 대한 사후 관리가 부실하다는 고객 불만이 많았다”며 “불만이 접수되고 직원 귀책 사유가 확인되면 인사평가 점수를 깎는 등 근본부터 일하는 자세를 바꿀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비스 정신’과 함께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도 밝혔다. 해외 무역관을 관리하는 ‘무역관장’도 외부 전문가들이 맡을 수 있도록 개방하겠다는 것이다. 6개월 단위로 공모를 받아 2021년에는 전체 무역관장의 20%를 외부 전문가가 맡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권 사장은 “미국 실리콘밸리라면 정보기술(IT), 플랜트 입찰이 잦은 중동에선 건설 전문가가 무역관장을 맡는 등 현지 특성에 맞춰 가장 일을 잘할 수 있는 외부 인력으로 전문성을 보완하겠다”며 “당장 5월부터 3개 무역관장 자리에 대한 공모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남·북한 간 경제 협력이 강화될 시기를 대비하기 위한 작업도 준비한다. 권 사장은 “조직 내 동북아사업단에 앞으로 남북경협이 활성화했을 때를 대비한 코트라의 역할을 준비하도록 했다”며 “과거 노무현 정부 등에서 구상한 계획들을 기초로 업데이트하는 형태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도년 기자 kim.don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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