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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바로 선 세월호, 미수습자 되돌려줄까

 세월호가 침몰한 지 4년여 만에 똑바로 일어서면서 향후 미수습자 수습과 침몰 원인 조사에 가속도가 붙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10일 오전 전남 목포시 목포신항에서 좌현을 바닥에 대고 누워있는 세월호를 바로 세우는 작업 완료 되었다 목포-프리랜서 장정필

10일 오전 전남 목포시 목포신항에서 좌현을 바닥에 대고 누워있는 세월호를 바로 세우는 작업 완료 되었다 목포-프리랜서 장정필

 

12시11분 94.5도까지 세워지자 직립 종료 선언
해상크레인이 쇠줄 연결한 세월호 끌어당기는 방식
좌현 부식 심해 균형 맞추기 위해 90도 아닌 94.5도 선택
직립 이후 8월까지 미수습자 수습 예정
바닥에 붙어 조사 못한 남학생 객실이 핵심
내인설, 외력설 등 침몰원인 규명에도 속도
김창준 선조위원장, “좌현서 충돌 흔적은 안 보여”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와 선체 직립 작업을 담당하는 현대삼호중공업은 이날 오전 9시부터 목포신항에서 1만t급 해상크레인 현대 만호'(HD-1000)로 선체를 세우는 작업에 착수해 직립에 성공했다. 이 해상크레인은 지난 1일 울산 현대중공업에서 출항해 나흘 동안 바닷길을 달린 뒤 지난 5일 목포 신항에 도착했다. 
 
 선조위는 전날인 9일 선체를 40도까지 들어 올리는 예행연습에 성공한 뒤 선체를 바닥면에 완전히 내려놓지 않고 5도가량 들어 올려놓은 상태에서 10일 본 직립 작업을 시작했다. 작업은 선체를 10도, 40도, 60도, 90도, 94.5도 등 5단계에 걸쳐 들어올리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작업 방식은 해상크레인에 와이어를 걸어 선체를 뒤편에서 끌어당기는 방식이었다. 와이어는 세월호 앞쪽과 해상크레인이 있는 뒤쪽에 각각 64개씩 설치됐으며 하중을 분산하는 장치인 블록 로더 8개를 와이어에 부착했다.  
 
 
무게중심이 뒤로 넘어가기 전까지는 앞쪽 블록 로더 4개에만 힘을 실으며 이후에는 뒤쪽 4개에도 힘을 실어 균형을 유지하게 된다. 선조위는 선체가 10도 단위로 들어 올려질 때마다 현장에서 공지했고 이날 12시11분 세월호 선체가 94.5도까지 세워지자 작업 종료를 선언했다. 
 
현대삼호중공업은 90도가 아닌 94.5도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선체 한쪽이 손상돼 틀어져 있어 평형을 유지하기 위해 오른쪽으로 조금 더 기울여 세우는 방법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현대삼호중공업 관계자는 “비교적 훼손이 덜한 우현에 비해 좌현은 녹이 슬고 파손돼 양쪽의 균형이 안 맞는 상태다. 따라서 오른쪽으로 더 기울여야 수평 상태가 된다”고 말했다.  
 
10일 오전 전남 목포시 목포신항에서 좌현을 바닥에 대고 누워있는 세월호를 바로 세우는 작업 완료 되었다 목포-프리랜서 장정필

10일 오전 전남 목포시 목포신항에서 좌현을 바닥에 대고 누워있는 세월호를 바로 세우는 작업 완료 되었다 목포-프리랜서 장정필

 
세월호 직립은 세월호 인양 초기 때부터 가능성이 거론됐다. 효율적인 미수습자 수습을 위해 객실 부위를 절단해 똑바로 세운 뒤 조사하자는 주장이 제기됐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미수습자 유해 유실 가능성이 있고 선체 변형에 따라 침몰 원인에 대한 진상 규명 근거가 훼손될 수 있다는 반대 여론에 따라 현실화하지 못했다. 그동안 옆으로 누워있는 상태의 세월호에서 작업을 진행해온 이유다.  
 
하지만 지난해 9월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 일부 위원들이 객실 수색이 대부분 완료됐고, 가장 아래층인 기관실(E 데크)을 수색하려면 선체를 세우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제안하면서 직립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했다.  
 
해양수산부 등은 그동안 선체 객실, 화물구역, 기관실 수색과 침몰해역 수중 수색을 통해 미수습자 9명 중 4명의 유해를 수습했다. 선체 내 수색은 지난해 4월부터 11월까지 세월호 육상거치 후 객실 구역 및 화물구역, 기관실 등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수중 수색은 3차에 걸쳐 유실방지를 위해 침몰 선체 주변에 설치한 사각펜스내외부에 대해 집중적으로 이뤄졌다. 올해 3~4월에는 연돌, 선미 램프 등 인양물과 선체 절단물에 대한 정밀 수색도 병행됐다.  
 
단원고 학생인 남현철ㆍ박영인 군과 양승진 교사, 일반인인 권재근ㆍ혁규 부자 등 5명의 유해는 끝내 수습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해 10월 말로 선체 수색이 종료될 것이라는 얘기가 돌면서 유가족들은 세월호 직립 및 수색의 지속을 강력히 요구했다. 미수습자는  그리고 지난해 10월 말 선조위는 세월호를 똑바로 일으켜 세우기로 결정했다. 다시 말해 세월호 직립의 가장 큰 이유가 미수습자 수습이라는 뜻이다. 직립 이후 미수습자 수습 작업 진행 절차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선조위와 해양수산부 등에 따르면 이날 선체 직립이 완료돼도 6월 14일까지는 마무리 보강 등 후속 공정이 진행될 예정이다. 배를 세운 뒤 안전시설을 설치하고 진흙을 꺼내는 등 수색 준비를 하는데,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 작업이 끝나면 본격적인 미수습자 수색 작업이 시작된다. 수색 진입로 시공, 조명 설치, 작업구 천공 등 준비 작업을 3주간 진행한 뒤 5주 동안 본 수색이 진행된다. 해수부 등은 8월까지 수색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수색은 옆으로 누운 채 바닥과 맞닿아 있어 진입이 어려웠던 선체 좌현의 협착된 부분과 미수색 구역을 대상으로 이뤄진다. 미수색 구역은 주기관실과 연결된 보조기관실, 축계실, 선미횡방향추진기실, 좌ㆍ우 선체 균형장치실 및 그 외 수색이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구역 등이다. 수색 과정에서 절단 등이 필요할 경우 미수습자 가족이나 선조위 등과의 사전 협의를 거칠 예정이다. 수색은 수작업으로 선체 내 진흙을 수습해 반출한 뒤 그걸 일일이 세척해 숨어있는 뼛조각 등이 있는지 확인하는 수순으로 진행된다.  
좌현 협착부

좌현 협착부

 
김창준 세월호 선체조사위원장은 9일 YTN 라디오 프로그램인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에 출연해 “4층 좌현 남학생 객실이 침몰할 때 많이 압착돼 내부를 수색하지 못했다. 직립이 되면 이곳을 수색할 수 있게 돼 유해 수습에 상당한 기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세월호 추가수색 구역

세월호 추가수색 구역

침몰 원인에 대한 조사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선조위는 직립 이후 기관실 조타 유압장치 솔레노이드 밸브와 엔진 관련 프로펠러 오작동 여부, 침몰 당시 평형수 배출 관계 등을 확인할 예정이다. 세월호가 옆으로 누워 있어 살피지 못한 좌현 외판ㆍ내부 손상 여부도 확인한다. 균형 장치인 스테빌라이저가 25도 전후로만 움직일 수 있는데 현재 51도까지 돌아가 있는 이유와 이 과정에서 어떤 힘이 가해졌는지, 발전기가 꺼진 시점은 언제인지 등도 집중적으로 조사한다.  
 
오른쪽으로 꺾인 방향타와 인양 과정에서 제거된 선미 좌현 램프(화물칸 출입문)에 대한 조사도 벌인다. 선체 아래쪽인 D 데크 밑으로도 침수가 진행된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기관구역 수밀 격문 개방 배경도 규명할 예정이다.
 
선조위 내부에서는 복원성이나 화물 과적 등이 침몰 원인이라는 내인설, 잠수함 충돌 등 외력설이 다양하게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김 위원장은 “좌현 외부를 보면 외력에 의한 충돌이나 함몰된 흔적이 안 보인다”며 “선조위 측 전문가가 잠정적으로 내린 결론은 정면이나 측면에서 충돌은 없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전날 “상당히 조사가 진척돼 곧 국민이 납득할 만한 결론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결론은 8월 6일 대통령과 국회에 보고한 뒤 국민에게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박진석 기자 kaila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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