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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곡 열차를 타고 엘도라도에 가다

캐나다 최고의 산악 관광 열차로 손 꼽히는 화이트 패스 & 유콘 루트. 양보라 기자

캐나다 최고의 산악 관광 열차로 손 꼽히는 화이트 패스 & 유콘 루트. 양보라 기자

 
캐나다, 더 가까이⑤ 유콘 산악 기차 여행
 
“금! 금! 금!”
1897년 7월 17일, 미국 시애틀 지역신문 시애틀 포스트는 1면 헤드라인에 금(gold)이라는 글자를 세 개나 박아 넣었다. 캐나다 클론다이크(Klondike) 강 유역에서 사금이 채취됐다는 뉴스를 흥분된 목소리로 전한 것이다. 클론다이크강이 관통하는 땅이 바로 캐나다 북서부 유콘(Yukon)준주다. 서쪽으로는 미국 알래스카주, 남쪽으로는 밴쿠버가 속한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를 이웃하고 있는 유콘은 일약 일확천금을 꿈꾸는 이들의 엘도라도로 떠올랐다.
화이트 패스 & 유콘 루트 열차의 시종점인 카크로스. 양보라 기자

화이트 패스 & 유콘 루트 열차의 시종점인 카크로스. 양보라 기자

지리학상으로 북위 66도 이상을 ‘북극권’으로 보는데, 유콘은 북위 60~69도에 걸쳐있다. 한여름에도 영상 15도를 밑도는 동토(凍土)지만, 클론다이크 골드러시가 일어나면서 그 시절 유콘은 전 세계에서 가장 뜨거운 땅이 됐다. 수만 명의 사람이 금빛 꿈을 실현하고자 알래스카주 스캐그웨이(Skagway) 항구에 집결했고, 1000㎞에 이르는 척박한 산길을 넘어 클론다이크로 향했다.  
금을 찾아 클론다이크로 향했던 이들은 험준한 협곡을 넘어가야 했다. 당시 스캐그웨이에서 클론다이크까지 걸어갔던 길에 트레킹 코스 칠쿳(Chikook) 트레일이 조성됐다. 양보라 기자

금을 찾아 클론다이크로 향했던 이들은 험준한 협곡을 넘어가야 했다. 당시 스캐그웨이에서 클론다이크까지 걸어갔던 길에 트레킹 코스 칠쿳(Chikook) 트레일이 조성됐다. 양보라 기자

 
골드러시의 땅, 유콘 
골드러시 광풍은 지나갔지만 지금도 유콘에는 그 시절 금에 대한 인간의 열망을 들여다볼 수 있는 ‘증거’가 남아 있다. 1900년 개통한 산악 열차 화이트 패스 & 유콘 루트(White Pass & Yukon Route)다. 
19세기 감성을 물씬 풍기는 화이트 패스 & 유콘 루트 기차. 양보라 기자

19세기 감성을 물씬 풍기는 화이트 패스 & 유콘 루트 기차. 양보라 기자

기관사가 역사에서 탑승객을 맞아준다. 양보라 기자

기관사가 역사에서 탑승객을 맞아준다. 양보라 기자

알래스카 스캐그웨이부터 캐나다 유콘의 주도 화이트호스(Whitehorse)까지 108.6㎞를 연결하는 열차는 수많은 광부와 다량의 금을 대륙으로 실어 나르는 역할을 했다. 1982년 운행이 중단됐다가 88년 골드러시의 흔적을 따라가는 관광 열차로 성격이 변했다. 19세기 분위기를 물씬 느낄 수 있는 증기기관차를 타고 창밖 풍경을 즐기는 유유자적한 여행 루트가 됐다. 지금도 수많은 여행객이 캐나다 최고의 산악 열차로 꼽히는 화이트 패스 & 유콘 루트를 타고 시간 여행을 경험하고 있다.
통 창 넘어로 내내 풍경을 보며 달릴 수 있는 기차. 양보라 기자

통 창 넘어로 내내 풍경을 보며 달릴 수 있는 기차. 양보라 기자

마침 2018 화이트 패스 & 유콘 루트가 이달 1일 운행을 재개했다는 소식이 들린다. 동절기에는 달리는 내내 흰 눈으로 뒤덮인 산과 얼어붙은 호수만 보게 될 것이 뻔하다. 기차가 운행하는 5~9월은 유콘이 다채로운 색감으로 물드는 시기라 여행이 더욱 즐겁다. 빙하 녹은 물이 고인 호수는 옥빛으로 빛나고, 호수 주변에는 야생화가 지천으로 깔린다.  
 
황금의 땅을 달리는 열차 
기차 도시 카크로스 풍경. 양보라 기자

기차 도시 카크로스 풍경. 양보라 기자

유콘에서 화이트 패스 & 유콘 루트 열차를 타보고 싶다면 일단 카크로스(Carcross)로 가야 한다. 현재 화이트 패스 & 유콘 루트 열차의 시종역이 소도시 카크로스에 있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와 유콘주의 경계에 있는 카크로스는 순록(카리부·Caribou)가 떼를 지어 넘어가는(Cross) 장소라는 뜻에서 이름이 붙었다. 역전에 아이스크림과 기념품 등을 파는 작은 가게가 있어 기차 출발 시각을 기다리면서 사진을 찍고 놀기에 좋다.
화이트 패스 & 유콘 트레일 기차를 이용하는 트레킹족들. 양보라 기자

화이트 패스 & 유콘 트레일 기차를 이용하는 트레킹족들. 양보라 기자

카크로스에서 출발한 열차는 그야말로 산 넘고 물을 건너 미국 알래스카주 스캐그웨이까지 닿는다. 스캐그웨이에서 캐나다 코스트산맥(Coast Mountains)의 산 고개 화이트패스(873m)까지 이어지는 화이트 패스 & 유콘 루트 노선도 따로 있다. 우리나라 대관령(832m)과 해발고도가 비슷한 고갯길을 기차를 타고 드나들 수 있다. 화이트패스 노선에 탑승하면 화이트패스가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는 대공사였다는 사실을 직감하게 된다. 화이트패스 부근 910m까지 험준한 협곡을 따라 열차가 올라간다. 건설 기간 인부로 고용되는 인원이 3만5000명에 달했고, 해가 지지 않는 백야 현상이 있는 여름철에는 24시간 교대로 근무하면서 철길을 이었다. 
절벽과 협곡을 넘나드는 기차. [사진 캐나다관광청]

절벽과 협곡을 넘나드는 기차. [사진 캐나다관광청]

싱그러운 캐나다의 여름을 즐길 수 있는 기차 여행. 양보라 기자

싱그러운 캐나다의 여름을 즐길 수 있는 기차 여행. 양보라 기자

수많은 이들의 피와 땀으로 일군 기찻길은 명실상부 캐나다 최고의 산악 열차로 떠올랐고, 현재는 독특한 여행 코스로 명맥을 이어가는 중이다. 화이트패스 정상으로 오르는 동안 브라이들 베일 폭포와 데드홀스 협곡도 차창 너머로 볼 수 있다. 산허리를 깎아서 만든 철로를 기차를 타고 달리면 골드러시 당시의 역사를 경험하는 것은 물론이다. 다만 성수기에는 인기가 높으니 열차를 타고 싶다면 서둘러 예약할 것!  열차는 왕복으로 끊어도 되고, 편도 열차에 탑승한 뒤 도착점에서 시작점까지 되돌아오는 버스를 이용해도 된다.
화이트 패스 & 유콘 루트는 천천히 움직이는 완행열차다. 운행 중 발코니에 나가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사진 캐나다관광청]

화이트 패스 & 유콘 루트는 천천히 움직이는 완행열차다. 운행 중 발코니에 나가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사진 캐나다관광청]

 
 
◇여행정보=한국에서 유콘을 연결하는 직항은 없다. 밴쿠버에서 국내선 갈아타고 유콘 주도 화이트호스까지 갈 수 있다. 편도 2시간 30분 거리다. 7~8월 화이트호스의 낮 기온은 15도 정도. 화이트 패스 & 유콘 루트 열차가 출발하는 카크로스는 화이트호스에서 차로 1시간 거리다. 홈페이지(wpyr.com)에서 쉽게 예약할 수 있다. 카크로스~스캐그웨이 왕복 요금은 어른 245캐나다달러(20만3000원). 8시간 소요. 유콘 여행의 중심지인 화이트호스는 8월 말부터 오로라 관광이 가능하다. 산봉우리들과 어우러진 오로라를 감상할 수 있다. 자세한 여행 정보는 캐나다관광청 홈페이지(http://keepexploring.kr/mosaic/travel/tView/yk1)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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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보라 기자 bor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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