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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회 홍진기 창조인상 시상식] 창조력 보여준 8인, 국민 나아갈 길 밝혀준 선구자

9회 홍진기상

9회 홍진기상

“한국 여자 컬링대표팀은 하늘에서 뚝 떨어진 팀이 아니다. 만들어진 지 10년이 됐고, 성장하는 과정에는 누군가의 30년 인생이 녹아있다”
 
8일 서울 세종대로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제9회 홍진기 창조인상 시상식에서 사회부문 수상자로 선정된 한국 여자 컬링대표팀 김민정(37) 감독은 그간의 소회를 이렇게 말했다. 김 감독이 말하는 ‘누군가’는 그의 아버지이자 국내 컬링의 선구자인 김경두 경북컬링훈련원장이다. 김 감독은 “여자 컬링대표팀은 김경두라는 한 사람의 인생이 길러낸 나무에 핀 꽃이자 열매”라며 김 원장에게 거듭 공을 돌렸다. 김 감독과 함께 무대에 선 김은정(28)·김영미(27)·김경애(24)·김선영(25)·김초희(22) 선수도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이들이 사회부문 수상자에 이름을 올린 건 평창 겨울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따며 사회 통합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서다. 평균 연령이 20대인 이들이 미래에 더 큰 업적을 이룰 수 있다는 가능성도 수상의 한 이유다. 홍진기 창조인상은 대한민국 건국과 산업 발전기에 정부·기업·언론 분야에서 창조적인 삶을 실천하는 데 힘을 쏟았던 유민(維民) 홍진기(1917~86) 전 중앙일보 회장의 유지를 받들기 위해 제정됐다. 올해는 유난히 젊은 수상자들이 돋보였다.
 
고(故) 유민 홍진기 전 중앙일보 회장을 기리는 제9회 홍진기 창조인상 시상식에 선 (왼쪽부터)이홍구 유민문화재단 이사장, 박용근 교수, 류재준 작곡가, 여자 컬링대표팀 김은정, 김초희, 김민정 감독, 김영미, 김선영, 김경애, 홍석현 중앙홀딩스 회장. [장진영 기자]

고(故) 유민 홍진기 전 중앙일보 회장을 기리는 제9회 홍진기 창조인상 시상식에 선 (왼쪽부터)이홍구 유민문화재단 이사장, 박용근 교수, 류재준 작곡가, 여자 컬링대표팀 김은정, 김초희, 김민정 감독, 김영미, 김선영, 김경애, 홍석현 중앙홀딩스 회장. [장진영 기자]

과학기술부문 수상자로 선정된 박용근(38) KAIST 물리학과 교수 겸 토모큐브 최고기술책임자(CTO)는 3차원 홀로그래피 현미경을 만든 업적을 인정받았다. 이 현미경을 이용하면 살아있는 세포를 3차원 입체영상으로 관찰할 수 있다. 학계에선 과거 진단하지 못했던 질병을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박 교수는 수상 소감을 통해 “연구원들과 대학원생, 직원들의 노력과 헌신에 감사드린다. 또 후배들이 연구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신 선배들께도 고맙다”고 말했다. 그는 "질병 진단에 그치지 않고 치료까지 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문화예술 부문 수상자로 선정된 류재준(48) 작곡가는 한국 출신으로 드물게 국제음악계에서도 인정받는 젊은 거장이다. 현대 음악의 중요 요소인 ‘불확실성’을 확립한 크시슈토프 펜데레츠키(85)가 공식 후계자로 인정했고 2015년엔 폴란드 1급 훈장(글로리아 아르티스)을 받았다. 그는 시상식 무대에서 “힘들고 어렵게 음악을 하는 많은 분을 대신해 제가 이 상을 받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분들을 위해 최선을 다해 음악을 하겠다”며 몸을 낮췄다. 이날 시상식에 앞선 오프닝 공연에선 그가 작곡한 현악 3중주 곡이 연주되기도 했다.
 
창조인상 심사위원장을 맡은 이홍구 유민문화재단 이사장은 “올해는 한민족의 창조력이 테스트 되는 시기다. 상을 받는 분들은 창조력을 발휘해 국민이 나아갈 앞길을 밝혀준 선구자”라고 말했다.
 
가족대표인 홍석현 중앙홀딩스 회장은 “업적의 마지막에 받는 다른 상과 달리 홍진기 창조인상은 그간의 업적을 인정받고, 또 한 번 도약할 분들에게 드리는 상”이라며 “수상자들은 변방에서 세계 무대로 진출한 대단한 업적을 쌓았다. 젊은이들에게 훌륭한 귀감이 될 것”이라며 수상자들을 축하했다.
 
정종문 기자 person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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