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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정은 회장, 현대그룹 경협사업 진두지휘 나섰다

1001마리 소 떼를 몰고 고향 북한 땅을 찾은 시아버지의 뜻을 되살릴 수 있을까.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대북사업을 위해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현대그룹은 8일 남북경협 재개에 대비해 현 회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현대그룹 남북경협사업 TFT’를  본격 가동키로 했다고 밝혔다.
 
 
현대그룹 차원 TF 구성, 현정은 회장이 위원장
TF는 현 위원장 아래에 현대아산 대표와 그룹전략기획본부장이 대표위원을 맡아 실무를 지휘하고, 각 계열사 대표들은 자문역할을 담당한다. 실무조직으로는 현대아산 남북경협 운영부서와 현대경제연구원 남북경협 연구부서, 전략기획본부 각 팀, 그룹커뮤니케이션실이 배치됐다. 그룹과 계열사 내에 포진한 경협 전문가들을 총집결시킨 셈이다. TF는 현대그룹 내 남북경협사업의 최고 의사결정 기구로 주요 전략과 로드맵을 짜는 일을 맡는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사진 현대그룹]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사진 현대그룹]

현 회장의 대북사업 의지는 TF에 쏟아낸 주문에서도 감지된다. 현 회장은 “남북경협사업을 통해 남북 화해와 통일의 초석을 놓고자 했던 고 정주영 명예회장과 고 정몽헌 회장의 유지를 잘 받들어 계승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이어 “남북경협사업 선도기업으로서 지난 20여년간 축적된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신중하면서도 주도면밀하게 사업재개 준비를 해달라”고 당부했다.  
 
사업 분야에 대한 구체적인 주문도 내놨다. 현 회장은 “금강산·개성관광, 개성공단은 물론 향후 7대 사회간접자본(SOC) 사업까지 남북경협사업 재개를 위한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한다”며 “TF가 현대그룹의 핵심 역량과 의지를 하나로 모아 남북경협사업의 구심점이 되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현 회장의 주문에 따라 TF도 발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TF는 매주 1회 정기 회의를 열고 사안이 발생할 경우엔 수시로 회의를 소집하기로 했다. 당장 착수할 일로는 금강산·개성관광을 재개하거나 개성공단이 재가동될 경우, 기존 사업들의 분야별 준비사항과 예상 이슈를 점검하는 일부터 나서기로 했다.
2003년 9월 금강산 육로 관광이 개시될 당시의 모습. [사진 현대그룹]

2003년 9월 금강산 육로 관광이 개시될 당시의 모습. [사진 현대그룹]

 
그룹 역량 총 결집, 대북 경협 재개 대비 나서  
현대그룹은 2000년 8월 북한과 '경제협력사업권에 관한 합의서'를 체결하고 북한 내 대형 SOC 사업권을 확보했다. 전력, 통신, 철도, 통천 비행장, 댐, 금강산 수자원, 명승지(백두산, 묘향산, 칠보산) 관광 등이 여기에 속한다. 일명 '7대 대북사업 독점권'이다. 당시 합의서에는 현대가 이들 분야에서 30년간 개발, 건설, 설계, 관리, 운영과 이에 따른 무역 등을 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이 사업 논의를 위해 당시 정몽헌 현대아산 회장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두 차례 만났다. 북한 통일전선부 외곽 조직으로 대외 경제협력을 담당하는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가 현대아산의 협업 파트너로 나서 협상을 진행했다. 현대 아산은 당시 사업권 대가로 5억달러(약 5350억원)을 지불했다.    
 
TF는 경협이 본격화할 경우 이들 7대 사업권 가운데 어떤 분야에서 어떤 방식의 비즈니스에 나설지도 결정할 계획이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7대 사업권은 당시 협상에 나선 당사자들의 위상과 협약의 강도를 볼 때 의심의 여지 없이 유효하다"고 설명했다.
 
TF 발족 소식이 알려지면서 현대그룹 내에서도 대북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퍼지고 있다. 그간 현대그룹 내에서는 현대아산 차원에서 소규모 TF가 만들어져 대북사업 재개를 위한 준비를 해왔다. 그러나 그룹 차원에서 경협 준비를 위한 조직이 발족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그룹 내 조직을, 더구나 회장이 직접 위원장을 맡아 이끈다는 점에서 대북사업이 본격적으로 재개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고 전했다.  
2007년 12월 개성관광 개시 당시의 모습. [사진 현대그룹]

2007년 12월 개성관광 개시 당시의 모습. [사진 현대그룹]

 
특히 올해는 남북경협 재개에 각별한 의미가 있는 해다. '경협 시작 20년, 중단 10년의 해'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불운했던 과거를 넘어 새로운 남북협력 시대를 열기에는 올해가 최적"이라고 설명했다. 
남북경협사업은 1998년 11월에 금강호가 첫 출항 하면서 막이 올랐다. 그로부터 10년 뒤인 2008년 7월, 관광객 박왕자씨가 피살되면서 금강산 관광과 개성관광 사업이 중단됐다. 이때까지 10년간 한국인 관광객 195만명이 금강산을 찾았고, 11만명이 개성을 둘러봤다. 현대아산은 6600만㎡(약 2000만평)의 개성공단 개발사업권을 확보해 1단계로 100만평 부지 조성과 공장 건축, 숙박시설 운영 등 다양한 경협 사업을 추진해왔다. 2002~2008년 사이에는 경의선·동해선 철도·도로 연결공사의 북측 구간에 대해 자재와 장비를 공급하는 등 건설 인프라 분야에도 직접 참여했다.
 
현대그룹 측은 “남북경협은 남북 관계의 진전뿐 아니라 북미 대화 결과 등 국제 사회의 분위기와 여건이 따라야 본격화할 수 있지만, 언젠가는 반드시 재개되어야 하는 운명을 가진 사업"이라며 "재개와 동시에 다양한 사업이 순조롭게 출발할 수 있도록 TF를 중심으로 철저히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그룹 TF 운영에 발맞춰 현대아산도 대표이사를 팀장으로 하는 ‘남북경협재개준비 TFT’를 별도로 구성해 조직 정비와 세부 준비 작업에 착수했다.  
 
박태희 기자 adonis55@joongang.co.kr
 
☞7대 대북 사업 독점권=현대아산이 18년 전 북한으로부터 확보한 전력·통신 등 사업권. 대북경협사업 재개를 앞두고 이 권한이 유효할지 주목받고 있다. 북한은 2011년 6월 금강산 관광 사업에서 현대아산의 독점적 권리를 인정하지 않는 '금강산 국제관광특구법'을 제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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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