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200만원 들여 번개탄 보관함 보급하고 주인이 "왜 사세요" 물으니 자살 사라졌다

[연합뉴스]

[연합뉴스]

경기도 화성시 A읍의 가게에 가면 번개탄을 볼 수 없다. 스무 군데는 보관함에 들어있고, 11군데는 숨겨놓고 판다. 그래도 사는 사람에게는 "어떻게 사용하려고 하나요?"라고 묻는다. 
번개탄을 사는 사람에게서 이상한 낌새를 감지하면 화성시 자살예방센터로 연락한다. 한 번은 주민이 막걸리와 번개탄을 사 가자 가게 주인아 바로 센터로 신고했다. 센터 직원이 출동해서 주민의 손을 잡았다. 음식도 안 먹고 방치된 주민에게 쌀을 지원하고, 일자리 소개서비스를 연결했다. 
 2014년 이 사업을 시작했는데, 그 전에는 매년 4~6명이 '번개탄 자살'을 했는데, 지난해 2명으로 줄었다. 올해는 아직 한 명도 없다. A읍을 제외한 화성시에서 한 해 13~16명 번개탄 자살을 한다. 매년 증가 추세이며 지난해는 30명으로 늘었다. 번개탄 보관함 사업에 200만원(개당 10만원)을 써서 훨씬 큰 효과를 내고 있다. 자살예방센터 전문가들이 가게를 방문해서 번개탄 구매자 대응 요령을 교육한다. 그런 데에는 '생명사랑 실천 가게'라는 간판을 걸어 자부심을 심어준다. 
 전준희 화성시 자살예방센터장은 "번개탄이 눈에 띄면 쉽게 구매한다. 보이지 않으면 구매를 주저한다. '왜 사려 하느냐'고 물어보면 자살 의도가 들통났다는 생각에 긴장하게 돼 구매하지 않게 되고, 자기 생각을 돌아보게 된다"고 말했다. 
A읍은 경제적 낙후지역이어서 자살이 높은 곳이다. 자살예방센터는 소방서에서 출동한 뒤 번개탄을 회수한다는 사실에 착안해 소방서 자료를 활용해서 A읍을 시범사업 지역으로 지목했다. 맞춤형 대책이 나옹려면 통계 분석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 
 보건복지부와 경찰청이 맞춤형 자살예방 대책 마련에 나섰다. 두 기관은 2013~2017년 경찰 변사자료를 활용해 자살사망자 7만명 전수조사에 착수했다고 8일 밝혔다. 30명의 정신건강전문요원과 전공자가 254개 경찰서가 보관하고 있는 7만명의 사망 조사 조서를 일일이 분석해 특징을 뽑아낸다. 국가 단위의 자살 통계는 명백한 한계가 있다. 몇 명 숨지고, 자살률이 어느 정도이며, 지역별로 자살률이 어느 정도인지 밖에 알 수 없다. 이걸로는 지역 특성에 맞는 대책을 마련할 길이 없다. 
 보건복지부와 경찰청은 이번 조사에 앞서 3개 지역의 2년 치 자료를 1년 동안 시범적으로 분석했다. 지역별 특성이 뚜렷하다. 
 가령 B시 한 동의 자살자는 27명으로 다른 동네 평균(9.81명)의 3배다. 동거인이 없이 사망하고, 29.6%가 번개탄을 사용했다. 화성시의 번개탄 시범사업을 적용할 방침이다. 
C시의 경우 자살사망자의 36.5%가 5개 동에 집중돼 있다. 한 동은 사망자의 46.2%가 야산과 교외지역에서 숨졌다. 사망자의 53.9%가 다른 지역 사람이다. 소위 '원정 자살'이다. 복지부는 야산 입구에 사람 움직임을 감지하는 센서를 설치해 움직임이 감지되면 "담배 피우지 마세요. CCTV가 설치돼 있습니다" "쓰레기 버리지 마세요.CCTV가 설치돼 있습니다'라는 경고가 크게 나오도록 할 예정이다. 또 입구나 산 곳곳에 순찰초소를 설치하거나 순찰을 강화하기로 했다. 전명숙 복지부 자살예방대책과장은 "'자살하지 마세요'라고 직접적 경고보다 담배나 쓰레기 경고를 보내도 '누군가가 나를 보고 있구나'라고 의식하게 돼 목숨을 끊는 일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D시의 세 곳의 읍·면·동에 자살이 많고, 투신이 많은데 아파트 투신이 75%를 차지한다. 한 단지 아파트에서 그렇다. 전홍진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이런 곳에는 주민과 협의해 옥상을 막아두고, 상담을 강화하며, 발코니 난간을 높이는 대책이 효과적"이라며 "경찰 조서를 분석해봐야 이런 맞춤형 대책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신성식 복지전문기자ssshin@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중앙일보 핫 클릭

PHOTO & VIDEO

shpping&life

뉴스레터 보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 군사안보연구소

군사안보연구소는 중앙일보의 군사안보분야 전문 연구기관입니다.
군사안보연구소는 2016년 10월 1일 중앙일보 홈페이지 조인스(https://news.joins.com)에 문을 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https://news.joins.com/mm)를 운영하며 디지털 환경에 특화된 군사ㆍ안보ㆍ무기에 관한 콘텐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연구소 사람들
김민석 소장 : kimseok@joongang.co.kr (02-751-5511)
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