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역사학자 꿈인데 경제는 되고 한국사 시험은 불가능한 학생부 기재 기준

서울의 한 자율형사립고에 다니는 1학년 이모(16)군은 이달 9일 마감되는 한국사능력검정시험 접수를 앞두고 고민이 크다. 역사학자를 꿈꾸며 관련학과 진학을 준비 중이지만, 한국사능력검정시험에 응시해야 할지 선뜻 결정하기 어려워서다. 이달 말 치러지는 시험을 위해 지난달부터 틈틈이 준비해 왔지만, 최근 한국사능력검정시험이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에 기재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군은 “무슨 기준에 따라 민간자격증의 학생부 기재 여부가 결정되는지 모르겠다. 대입 학생부종합전형(학종)에 유리한 스펙을 쌓으려면 희망전공과 관련 없는 국어능력인증시험·경제이해력검증시험 같은 자격증을 취득해야 하는 게 현실이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국가공인 민간자격증을 취득하려는 학생들이 매년 늘고 있지만, 학생부 기재 기준이 모호해 혼란을 키우고 있다. 일러스트=김회룡 기자 aseokim@joongang.co.kr

국가공인 민간자격증을 취득하려는 학생들이 매년 늘고 있지만, 학생부 기재 기준이 모호해 혼란을 키우고 있다. 일러스트=김회룡 기자 aseokim@joongang.co.kr

국가공인 민간자격증의 학생부 기재 기준이 모호해 수험생과 학부모의 혼란을 키우고 있다. 현재 교육부의 학생부 기재 기준에 따르면 국가공인 민간자격증 중 경제이해력검증시험·국어능력인증시험·KBS한국어능력시험 등은 학생부에 적을 수 있다. 하지만 한자급수인증시험이나 한자능력검정시험·한국사능력검정시험 등은 학생부에 기재가 불가능하다.
 
교육부는 2014년부터 대입 학생부 전형에서 공인어학 성적이나 수상실적 등 외부스펙 기재를 금지했다. 학생부가 학교 내 활동을 중심으로 기재돼야 사교육을 줄이고 공교육을 살릴 수 있다는 취지에서다. 하지만 국가공인 민간자격증 중 기술 관련 자격증은 예외로 허용했다. 당시 특성화고·마이스터고 학생을 채용하는 산업체에서 자격증의 학생부 기재를 요구했기 때문이다. 
 
국가공인 민간자격증은 모두 59개다. 인터넷정보관리사·PC 정비사 등 기술 관련 자격증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경제이해력검증시험·경제경영이해력인증시험·국어능력인증시험·KBS한국어능력시험·한국실용글쓰기검정 등은 일반고 학생들도 선호한다. 대입에 도움이 될 거란 기대 때문이다. 실제로 국어능력인증시험의 20대 미만 응시자 비율은 2014년 25.19%에서 2016년 31.13%로 증가했다.  
자료:한국언어문화연구원

자료:한국언어문화연구원

중요한 건 뚜렷한 기준이 없어 교육부 지침을 일일이 찾아 확인하기 전엔 어떤 자격증이 기재 가능한지 알기 어렵다는 것이다. 자격증을 관리하는 부처별로기술 관련 자격 여부를 판단하다 보니 기준이 들쭉날쭉하다. 국가공인 민간자격증의 소관 부처는 교육부·기재부·문체부·복지부 등 13곳이다.
 
국어능력인증시험과한자능력검정시험을 비교해 보면 이를 잘 알 수 있다. 둘 다 언어능력 시험이지만 국어능력인증시험은 학생부에 쓸 수 있고, 한자능력검정시험은 기재가 안 된다. 문체부는 한국어능력검정시험을 ‘기술 관련 자격’으로 보지만, 교육부는 한자능력검정시험을기술관련 자격으로 규정하지 않아서다. 국사편찬위원회가 주관하는 한국사능력검정시험도 ‘자격시험’이 아니라 ‘인증시험’이라는 이유로 학생부 기재가 불가능하다.
한국사는 지난해 수능 필수과목이 됐지만, 한국사능력검정시험은 학생부 기재가 불가능하다. 학생들이 한국사능력검정시험에 응시해 문제를 풀고 있는 모습. [중앙포토]

한국사는 지난해 수능 필수과목이 됐지만, 한국사능력검정시험은 학생부 기재가 불가능하다. 학생들이 한국사능력검정시험에 응시해 문제를 풀고 있는 모습. [중앙포토]

이두형 서울 양정고 역사교사는 “한국사에 관심 있는 학생들이 ‘한국사능력검정시험이 학생부 기재가 안 되는 이유가 뭐냐. 시험을 봐야 하느냐’고 물어볼 때마다 어떻게 조언을 해줘야 할지 난감하다”며 “공신력 있는 기관이 일관성 있게 기술 자격 여부를 심사하거나 교과 연관성이나 전공 적합성 등 뚜렷한 기준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교육부는 올해 8월까지 자격증 기재 여부를 포함한 학생부 신뢰도 제고 방안을 마련 중이다. 지난달 발표한 시안에 따르면 학생부의 자격증 및 인증 취득사항은 현행대로 기재하게 두고, 대입에 활용하지 못하게 할 것으로 보인다. 안광복 서울 중동고 철학교사는 “민간자격증의 학생부 기재는 기준도 모호하고, 스펙 쌓기용으로 전락한 측면이 있다. 학생부에 아예 기재하지 못하게 하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신미경 교육부 교수학습평가과장은 “특성화고·마이스터고 학생들의 취업 때문에 기술 관련 자격증의 학생부 기재는 허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일반고 학생들만 금지시키면 형평성 문제가 발생한다. 일관성 있는 기준 마련이 가능한지 검토해보겠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전민희 기자 jeon.minhee@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중앙일보 핫 클릭

PHOTO & VIDEO

shpping&life

뉴스레터 보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 군사안보연구소

군사안보연구소는 중앙일보의 군사안보분야 전문 연구기관입니다.
군사안보연구소는 2016년 10월 1일 중앙일보 홈페이지 조인스(https://news.joins.com)에 문을 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https://news.joins.com/mm)를 운영하며 디지털 환경에 특화된 군사ㆍ안보ㆍ무기에 관한 콘텐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연구소 사람들
김민석 소장 : kimseok@joongang.co.kr (02-751-5511)
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