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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 덕에 암 극복하고 인생 이모작 하고 있어요

배우 박성웅(오른쪽)과 함께 한 남바 준코(難波順子).  [사진 남바 준코]

배우 박성웅(오른쪽)과 함께 한 남바 준코(難波順子). [사진 남바 준코]

 안정된 교사직을 그만두고 한류로 인생 이모작에 나선 외국인이 있다. 올 1월부터 일본 오카야마(岡山)시에서 일하는 남바 준코(難波順子·57)다. 오카야마는 오사카와 히로시마의 중간쯤 위치한 도시다. 오카야마시는 6개 나라의 8개 지자체와 교류 사업을 하고 있는데 남바는 공공기관인 ‘자치체국제화협회(自治体国際化協会·CLAIR)’ 소속으로 한국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남바와 한국의 인연은 특별하다. 오카야마대를 다니던 1983년 처음 한국을 찾았고, 86년부터 중학교 수학 교사로 일하며 방학 기간 틈 날 때마다 한국 땅을 밟았다.
 “가까워서 시간을 내기가 편하다는 점에서 자주 한국을 찾았습니다. 그런데 2000년대 들어 한류가 뜬 다음 한국 연예인도 만나고, 한국 영화를 보러 오는 목적으로 바뀌었답니다. 사우나에서 세신을 즐기고, 한식도 좋아합니다.”
 한 번 올 때마다 영화 출연자 무대 인사가 있는 곳을 찾아 서너 편의 한국 영화를 몰아서 본다.
 가장 좋아하는 배우는 ‘신세계’에서 개성 있는 연기를 펼친 박성웅이다. 우연히 식당에서 만났는데 멋있고 예의 바른 모습에 팬이 됐다.
 중학교 교사였던 남바가 지한파 한류팬에서 한국과 교류를 담당하는 공공기관 직원이 된 데는 사연이 있다. 2014년 유방암으로 수술한 뒤 휴직하며 건강을 회복하던 시기 남바의 힘을 북돋워 준 것은 한국 영화와 드라마였다. 이때부터 하고 싶은 일을 본격적으로 찾았는데 마침 오카야마시에 한국 관련 일자리가 났다.
 2000년대 초부터 시작된 한류 열풍에 한국을 찾는 일본인 관광객이 많지만, 남바처럼 35년간 꾸준히 한국을 방문하고 교류한 일본인은 드물었다. 이런 점을 높게 평가받아 57세라는 나이에 공공기관에 재취업했다.
 “한국이나 일본이나 제 나이에 재취업하는 것은 드물다고 합니다. 암 생존자와 중년 여성에게 큰 격려가 됐으면 합니다.”
 같은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한국인 김동선(51)씨는 “남바는 두 나라를 이어주는 민간 외교관이란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한국인도 잘 모르는 한국의 숨은 매력을 많은 사람에게 알린 점도 눈에 띄었다”고 전했다.
 오카야마시는 부천시와 자매결연을 하고 있는데 올 여름 부천의 고교생 10명이 홈스테이 프로그램으로 오카야마에 간다. 부천시 공무원도 교환 프로그램으로 오카야마시에 6개월간 파견된다. 7월 열리는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 오카야마시의 방문단도 찾는다.
 “한국이 좋아 오랫동안 오가다 보니 제 인생이 이 방향으로 온 거 같습니다. 직업까지 바뀔 줄 몰랐습니다. 퇴직 후에도 한 달에 한 번은 한국에 가는 게 목표입니다.”
 강병철 기자 bong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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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