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찬수 환경전문기자·논설위원
반면 4~6일 사흘간 대한하천학회와 환경운동연합의 4대강 현장 조사에 동행하면서 지켜본 낙동강은 강이 아닌 호수의 모습이었다. 수문을 열지 않아 물은 가득했지만, 강바닥에는 펄이 쌓여있었고, 수심 깊은 곳에는 산소도 고갈돼 있었다. 강변은 경사가 심해 접근하기 어려웠다. 박창근 가톨릭관동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여름에 수온이 더 올라가고 녹조가 발생하면 낙동강에서는 무산소층이 더 확대될 것이고, 1300만 시민들의 상수원으로서의 수질 문제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에코 사이언스
칠곡보 상류 둔치에는 칠곡군이 축구장 두 개 넓이의 거대한 수영장을 짓고 있었다. 이 역시 보가 있기에 가능한 시설이다. 이처럼 낙동강을 비롯해 4대강이 6~7년째 지금의 모습을 유지하면서 그 물을 활용하려는 농민이나 레저업계 사람도 늘고 있다. 그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서울을 지나는 한강에 물을 채운 것이 30여 년 전이다. 이젠 한강 모래밭을 기억하는 사람도 별로 없다. 하류 신곡수중보를 헐어 한강을 복원해야 한다는 주장도 큰 호응을 못 얻고 있다. 한강 사례를 본다면 낙동강이건, 금강이건 모래와 자갈이 펼쳐지고, 발을 담글 수 있는 강을 되찾을 수 있는 시간은 많지 않다. 시민들의 합의와 빠른 결단이 필요한 이유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