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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로 살 집 콕콕 찍어준다…2030 ‘부동산 언니·오빠’들

최근 서울 신촌 대학가 인근에서 자취방을 구하던 대학생 김다연(23)씨는 부동산 중개업소 한 곳을 들렀다가 흠칫 놀랐다. 복덕방 아주머니나 아저씨를 상상하며 들어갔는데 자신과 비슷한 또래의 부동산 중개업자가 반갑게 인사를 해서였다. 그는 “나의 눈높이에 맞는 매물을 소개해줘 신선한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중년의 고시’로 불리는 공인중개사 시험에 응시해 합격하는 20~30대가 늘고 있다. 이들은 젊은층 수요가 많은 대학가나 신도시 등에서 활동하며 또래의 고객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 매물을 소개한다. 또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적극 활용한다. 서울 마포구 홍익대학교 일대엔 20~30대로만 구성된 공인중개사 모임이 결성돼 운영중인데 회원이 약 30명에 이른다.
 
이 모임에 참여하는 권모(26)씨는 “노력하는 만큼 벌 수 있어서 공인중개사를 선택했다”며 “부동산 중개 애플리케이션을 보고 오는 고객이 전체의 90%이며 그 때문에 SNS를 중개업무에 적극 활용한다”고 말했다. 홍대 인스타 부동산 김종현(39) 대표는 “우리 부동산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보고 찾았다는 손님들이 많다”며 “실제로 해시태그(#)를 적극 활용한다”고 전했다. 김 대표와 함께 일하는 중개사들도 20대, 30대다. 젊은 중개사들이 겪는 고충은 복덕방 아저씨의 고충과는 다르다. ‘나이가 어려 신뢰가 안 간다’는 고객도 더러 있다. 공인중개사 이모(25)씨는 “중년을 상대로 아파트 중개를 할 때는 무시를 당하기도 하고, 인근의 오래된 부동산에서 텃세를 부리기도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공인중개사가 되려는 20~30대는 점점 늘고 있다. 한국산업인력공단에 따르면 2017년 공인중개사 1차 시험에 응시한 인원 12만8804명 중 20~30대가 5만1410명으로 41%에 달했다. 3만321명이 응시했던 2014년 1차 시험에 비해 1.7배가량 늘었다. 20~30대 합격자 수도 2014년 3164명에서 2017년 8165명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서울 강남의 한 공인중개사학원 원장은 “전체 수강인원의 40%가 20~30대로 이들 중 여성이 더 많다”며 “출산 후 직장생활을 이어가기 어렵다고 생각해 처음부터 공인중개사에 도전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지난해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딴 오모(25)씨는 “기계과를 졸업했지만 취업 문턱이 높아 안정적인 공인중개사가 되기로 결심했다”며 “서울 집값은 한국전쟁 이후 떨어진 적이 없다. 부동산 시장이 죽지 않는 한 중개업도 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지금이라도 서울에 집을 사야 한다”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전문가들은 부동산 불패 신화와 부동산업의 확장, 취업난으로 평생 자격증인 공인중개사와 부동산업에 대한 2030의 관심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윤재호 한양대 도시대학원 부동산학과 겸임교수는 “집값 상승을 지켜본 젊은층은 부동산을 부를 축적하는 수단으로 보고 있다”며 “과거엔 특정 지역에 오래 거주해 경험을 쌓은 중년들이 부동산을 운영했지만 현재는 재건축과 신도시 개발로 부동산 관련 법을 전문적으로 공부한 젊은 중개사들이 늘고 있다”고 진단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최근 부동산학과를 복수전공하는 학생도 많고 부동산 관련 교양수업도 인기가 높다”며 “직업으로서의 부동산업과 자산으로서 부동산에 대한 젊은층의 관심은 계속해서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지아 기자 kim.ji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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