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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m 거리에서 챔피언 칩샷 … 박성현 “2년차 징크스 없다”

LPGA투어 텍사스 클래식 우승 트로피를 들고 활짝 웃는 박성현. 지난해 8월 캐나다 여자오픈 이후 9개월 만에 다시 정상에 올랐다. [AFP=연합뉴스]

LPGA투어 텍사스 클래식 우승 트로피를 들고 활짝 웃는 박성현. 지난해 8월 캐나다 여자오픈 이후 9개월 만에 다시 정상에 올랐다. [AFP=연합뉴스]

7일 미국 텍사스주 더 콜로니의 올드 아메리칸 골프장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볼런티어스 오브 아메리카 텍사스 클래식 마지막 날 경기.
 
박성현(25)은 18번 홀 그린 주변에서 과감한 칩샷을 시도했다. 홀까지의 거리는 약 18m. 공은 정확하게 핀을 향하더니 홀 안으로 쏙 빨려 들어갔다. 갤러리의 환호 속에 박성현은 캐디 데이비드 존스와 손을 맞잡으며 활짝 웃었다. LPGA 통산 31승을 거둔 베테랑 줄리 잉크스터(58·미국)도 박성현에 다가가 손을 맞대며 축하 인사를 건넸다. 박성현이 지난해 8월 캐나다 여자오픈 이후 9개월여 만에 LPGA투어 정상에 오르는 순간이었다.
 
지난해 LPGA투어 2승을 거뒀던 박성현은 올 시즌 초반 부진했다. ‘2년차 징크스’라는 말도 나왔다. 그러나 박성현은 강풍과 폭우로 36홀로 축소돼 열린 이 대회에서 합계 11언더파를 기록, 2위 린디 던컨(미국·10언더파)을 한 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 상금은 19만5000달러(약 2억1000만원).
 
박성현은 이날 꼭 필요할 때 잇달아 환상적인 칩샷 묘기를 선보이면서 경쟁자들의 추격을 따돌렸다. 1번 홀 보기로 불안하게 출발했던 박성현은 파5의 4번 홀에서 천금 같은 칩샷 이글로 단숨에 2타를 줄이며 단독선두로 뛰어올랐다. 홀까지 약 28m 거리에서 시도한 칩샷이 그대로 홀 속으로 빨려들었다. 그리고 마지막 18번 홀에서 ‘챔피언 칩샷’을 성공시켜 승부를 갈랐다. 박성현은 “처음엔 어렵게 시작했는데, 칩인 이글이 나오면서 경기가 잘 풀렸다. 마지막 칩샷을 앞두곤 긴장을 많이 했는데 성공시켰다”며 기뻐했다.
 
마지막 홀에서 승부가 갈렸다. 18m 거리에서 칩샷 버디를 잡아낸 뒤 기뻐하는 박성현. [AP=연합뉴스]

마지막 홀에서 승부가 갈렸다. 18m 거리에서 칩샷 버디를 잡아낸 뒤 기뻐하는 박성현. [AP=연합뉴스]

이 대회 전까지 박성현은 2년차 징크스를 겪는 듯했다. 지난해 데뷔하자마자 올해의 선수상과 상금왕·신인상 등을 휩쓸었던 박성현은 올 시즌 7개 대회에서 두 번이나 컷 탈락했다. 톱10에 입상한 것도 한차례밖에 없었다. 특히 퍼트가 문제였다. 스스로 “쇼트게임이 약점”이라고 밝혔던 박성현은 LPGA투어 첫해인 지난 시즌엔 평균 퍼트 수 29.54개를 기록했다. 그러나 올 시즌 평균 퍼트 수는 30.67개로 늘어났다. LPGA 전체 선수 가운데 퍼트 부문 115위에 머물렀다.
 
지난달 23일 끝난 휴젤-JTBC LA오픈에서도 컷 탈락한 박성현은 다음 주 메디힐 챔피언십에 출전하지 않고 기술을 가다듬었다. 박성현은 “샷 연습을 줄이고, 칩샷과 퍼트 훈련을 많이 했다”고 설명했다. 퍼터도 일자형 대신 헤드가 큰 말렛형으로 바꿨다. 박성현이 훈련을 하는 동안 어머니 이금자 씨가 곁에서 딸을 지켜봤다. 초등학교 2학년 때 어머니의 권유로 골프를 시작했던 박성현은 “한 주 내내 어머니와 함께 연습장에 있었다. 내 문제점을 잘 알고 계시더라”고 말했다.
 
휴식을 취하면서 샷을 가다듬고 나온 박성현은 이번 대회 내내 악천후 탓에 경기 일정이 들쭉날쭉했지만,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이틀 동안 페어웨이를 세 차례만 놓칠 만큼 티샷의 정확도가 높았다. 평균 퍼트 수는 26개. LPGA투어 사무국은 홈페이지에 박성현의 우승 소식을 전하면서 “그녀가 돌아왔다”고 전했다.
 
박성현은 “2년차 징크스란 말에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경기 결과가 좋지 않았지만 잘 될 거란 희망을 잃지 않았다”며 “지난해 2승을 거뒀는데 올해는 3승을 목표로 잡았다. 일단 1승을 거뒀으니 목표에 한 걸음 더 다가간 셈”이라고 말했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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