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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1년] ‘노동존중 사회 첫 발’ 호평…'노동개혁'은 시작도 못 해

지난해 5월 12일 취임 첫 외부 일정으로 인천공항공사를 찾은 문재인 대통령은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시대를 열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계획을 발표했다. 
 
상시·지속적인 업무에 종사하는 20만5000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내용이다. 현재 기관별 전환 작업이 진행 중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5월 12일 인천공항공사를 방문해 비정규직 노조원과 대화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5월 12일 인천공항공사를 방문해 비정규직 노조원과 대화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 대통령 취임 1년을 돌아보면 특히 고용 분야에서 굵직한 이슈가 많았다. 인수위원회 역할을 했던 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문재인 정부 국정운영 5개년 계획’에서 경제정책의 핵심으로 소득 주도 성장론을 내세웠다. 
 
그 첫 열쇠가 바로 양질의 일자리다. 국정위는 ‘일자리는 늘리고, 노동시간과 비정규직은 줄이며, 고용의 질은 높인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늘·줄·높’ 공약을 구체화했다.
 
문 대통령은 ‘일자리 창출이 국정의 최우선순위’라는 점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그러면서 민간뿐만 아니라 공공부문의 일자리 창출 역량 또한 제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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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세부 과제를 추진할 컨트롤타워로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를 설치했다. 2022년까지 공공부문에서 일자리 81만개를 창출한다는 공약을 반드시 이행하겠다는 취지였다.  
 
방향 설정엔 큰 이견이 없다.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세우고, 공정 경쟁의 여건을 마련하려 한 점을 높이 평가할 만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사회서비스 일자리 창출, 출퇴근 산업재해 허용 범위 확대 등은 상당한 지지를 받는다. 근로시간 단축도 정부가 결단력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대통령이 ‘노동 존중 사회’를 강조하고 나서면서 민간에서 고용 여건을 개선하려는 자발적 움직임이 활발해진 것도 긍정적이다.
 
다만 세부 과제별로는 논란거리가 적지 않다. 시장에 가장 큰 충격을 준 건 최저임금 인상이었다. 2018년 최저임금은 직전 5년 평균 인상률(7.4%)을 훌쩍 뛰어넘어 16.4% 인상된 7530원으로 결정됐다. 
 
문 대통령은 2020년까지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인상하겠다고 공약했다. 이 공약을 실천하려면 연평균 15.7%씩 인상해야 했는데 임기 첫해 그 목표를 초과 달성한 셈이다.
 
정부는 최저임금을 결정할 권한이 없다. 공약 이행을 위해 사실상 뒷거래를 했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부담이 커진 영세 사업장에 1인당 13만원씩 일자리 안정자금을 지원하는 방식으로다. 정부가 국가 예산을 써 민간기업 근로자 임금을 주는, 전 세계 어디에도 없는 방식을 동원했다. 
 
정부의 지원에도 과도한 인상의 충격은 뿌리 기업과 자영업자를 흔들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에 민감한 일자리의 고용 감소도 현실화하고 있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이번 설문에서 전문가들이 지난 1년 간 가장 잘못된 경제 정책으로 꼽은 게 바로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이었다. 시장의 충격을 고려하지 않고 기계적으로 인상한 건 잘못이라는 취지다. 
 
권혁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최저임금 산입범위나 결정 구조 등 제도적 개선이 필요한 상황에서 최저임금 결정액의 상승에만 매달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40명의 전문가 중 33명이 ‘올해 인상률은 8% 이내가 적정하다’고 답했다.
 
일자리를 국정의 중심에 놓고, 상당한 예산을 쏟아부었는데 고용지표가 개선되지 않는 것도 지적할 만하다. 통계청이 지난달 발표한 2018년 3월 고용 동향에 따르면 3월 전체 취업자 수는 2655만5000명으로 1년 전보다 11만2000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취업자 수 증가 폭(전년 동월 대비)이 10만4000명으로 8년 만의 최소치였던 2월에 이어 2개월 연속 ‘고용 쇼크’다. 3월 실업자는 125만7000명, 실업률은 4.5%까지 치솟았다. 3월 기준으로 각각 2000년과 2001년 이후 가장 나쁜 수치다. 청년층(15∼29세) 실업률도 11.6%에 달했다.  
 
4차 산업혁명 등 시대의 변화에 발맞춘 노동시장 개혁은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했다. 지난 정부에서 추진한 노동개혁 관련 2대 지침(공정인사 지침, 취업규칙 해석 및 운영지침)을 폐기했을 때를 제외하면 1년 내내 언급조차 되지 않았다. 
 
개혁을 추진할 새로운 노사정 사회적 대화기구의 설치에 합의했고, 그 명칭이 ‘경제사회노동위원회’로 확정된 정도다. 민감한 이슈가 한둘이 아니라 머리를 맞댄다고 합의가 쉽지 않다. 대화기구가 합의안을 도출해도 일일이 국회의 문턱을 넘어야 한다. 현장에선 노동개혁은 대체 언제 시작하느냐는 탄식이 쏟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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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준모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는 “일자리 창출이란 전진 기어와 노동시장 경직화 정책이란 후진 기어가 상호 충돌하는 상황”이라며 “이를 해소하는 작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기계(로봇)가 사람을 대체하는 구조적 변화에도 대응해야 한다. 권순원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일자리의 해외 유출과 산업 및 지역 노동시장 공동화를 어떻게 극복할지 전략이 필요하다”며 “직접투자를 유치하고, 일자리를 유지하는 제도적 인프라를 정비하는 게 시급하다”고 말했다.
 
세종=장원석 기자 jang.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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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