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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기 뇌종양 매케인과 조 바이든의 아름다운 재회

존 매케인 상원(왼쪽)과 조 바이든 전 부통령. [뉴욕타임스 캡처]

존 매케인 상원(왼쪽)과 조 바이든 전 부통령. [뉴욕타임스 캡처]

 
 지난 주말 미국 양대 정당(공화당·민주당)의 두 거물 정치인이 만났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부통령을 지낸 조 바이든(75)이 말기 뇌종양으로 투병 중인 존 매케인(81) 공화당 상원을 위로차 방문한 것이다.
 
 지난해 악성 뇌종양이 발병한 매케인은 지역구인 애리조나로 내려가 치료에 집중하고 있다.
 
 두 사람은 지난 2008년 대선에 각각 공화당 대통령 후보(매케인)와 민주당 부통령 후보(바이든)로 출마해 경쟁을 벌인 사이다. 하지만 젊은 시절 함께 정치권에 발을 들인 뒤 의정 생활을 하면서 각별한 우정을 쌓게 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몇 시간에 걸친 두 정치인의 만남을 상세히 전했다. NYT에 따르면 매케인 소유 애리조나 목장에서 만난 두 정치인은 옛 추억거리부터 정치 현안까지 다양한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매케인과 바이든은 상원 새내기 시절 함께 ‘정신나간 상원들(crazy senators)’을 시중든 것부터, 숱한 해외 출장에 동행한 것까지 다양한 소재를 꺼내며 옛 추억에 젖어들었다.
 
 그들에게 공화·민주라는 정당의 칸막이는 무의미했다. 미국 사회의 통합과 발전이 공통의 관심사였다. 
두 사람은 마치 약속이나 한 듯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이들은 현직 시절 트럼프와 마찰을 겪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바이든은 NYT와 인터뷰에서 “존은 자신이 위태로운 상황에 놓였다는 걸 인식하고 있다. 하지만 그런 가운데서도 나라에 대한 걱정을 놓지 않고 있다”며 “우린 미국의 국제적 평판이 얼마나 형편없어졌는지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사람들이 들고 일어나서 목소리를 낼 필요성이 있다는 점에 대해서도 공감했다”고 전했다.
 
 매케인은 죽음의 공포가 아른거리는 상황에서도 바이든에 대한 덕담을 잊지 않았다. 지난 2016년 대통령 선거 당시 마지막까지 망설이다 끝내 대선 출마를 접은 바이든에게 2020년 대선에는 “물러서지 말라(not walk away)”고 조언한 것이다.
 
지난 2000년 직접 갈비를 굽고 있는 존 매케인의 모습. [뉴욕타임스 캡처]

지난 2000년 직접 갈비를 굽고 있는 존 매케인의 모습. [뉴욕타임스 캡처]

 
 NYT에 따르면 매케인 주위 사람 그 누구도 그에게 작별 인사를 꺼내진 않는다고 한다. 그럼에도 수많은 방문객이 매케인을 찾아 “사랑한다”며 안부 인사를 전하고 있으며, 매케인 스스로도 감정적으로 동요되지 않는다고 NYT는 전했다.
 
 매케인은 이달 말 출간 예정인 회고록 『쉬지 않는 파도』를 통해 정치에 대한 소회를 털어놨었다. 이 책에서 그는 “트럼프 대통령에 의해 공화당의 친무역·이민 전통이 무너져내렸다”며 특히 “트럼프는 세계 리더로서 갖춰야 할 도덕적 측면을 완전히 망각했다”고 비판했다. 
 
 매케인은 또 책에서 “지난 2008년 대선 출마 당시 조셉 리버만 미 상원을 러닝 메이트로 택하지 않은 점을 후회한다”고 밝혔다. 당시 매케인은 리버만 대신 세라 페일린(당시 알래스카 주지사)을 러닝메이트로 택한 바 있다. 매케인의 발언을 접한 리버만은 “가슴에 크게 와닿았다”며 화답했다고 NYT는 전했다.
 
◇“매케인 사망 시 공석, 새로운 정치 현안 부각”
 
 한편 NYT는 매케인의 건강이 새로운 정치 현안으로 떠올랐다고 분석했다. 매케인의 사망 시 그의 공석을 두고 특별 선거가 열릴 수 있다는 것이다. 그의 지역구인 애리조나주(州)법에 따르면 매케인이 오는 6월까지 자진 사퇴하지 않는다면 애리조나주는 다음 대선이 있는 오는 2020년까지 특별 선거를 열 수 없다.
 
 그러나 매케인의 지인들은 매케인이 떠난뒤 생길 ‘예비 공석’을 그의 아내인 신디 매케인을 비롯한 ‘매케인 사람’이 채웠으면 하는 바람을 조심스럽게 내비췄다고 NYT는 전했다. 
 
 끝으로 NYT는 “매케인의 가까운 지인들은 ‘매케인의 장례식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대신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참석했으면 좋겠다’는 요청을 백악관에 전했다”고 보도했다. 
 
 조진형 기자 enis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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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