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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해지는 비핵화 … 볼턴도 PVID 강조

미국이 ‘북한의 핵·미사일뿐 아니라 생화학무기의 영구적인(Permanent) 폐기’를 향후 대북 협상의 목표로 분명히 제시했다. 미 백악관 대변인실은 5일(현지시간)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야치 쇼타로 일본 국가안전보장국(NSC) 국장의 전날 회담 결과를 전하며 “양측은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모든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생물 및 화학무기 등 대량파괴 무기와 관련 프로그램의 완전하고 영구적인 폐기를 실현한다는 공동의 목표를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미국이 북한의 비핵화 방안으로 ‘영구적 폐기’를 언급한 것은 지난 2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취임사에 이어 두 번째다. 폼페이오 장관은 백악관이 그동안 언급해 온 CVID, 즉 북한 핵무기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omplete, Verifiable, Irreversible, Dismantlement) 대신 PVID를 제시했다. 미국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기존의 CVID보다 확장·강화된 PVID 기준을 내세운 것은 이미 핵개발 노하우를 확보한 북한이 이번에 핵폐기를 한 이후 다시 핵개발에 나설 여지를 없애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완성된 핵무기와 플루토늄·고농축우라늄 등 핵물질, 핵시설의 해체는 물론 인력(핵심 과학자 200~300명, 관련 기술 인력 8000~1만5000명 추정)에 대한 통제도 비핵화 범위에 포함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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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도 5일(현지시간)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와의 통화에서 “‘비핵화한 북한(a denuclearized North Korea)’이라는 자신의 목표를 강조했다”고 백악관이 밝혔다. 백악관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전하며 기존에 써 왔던 ‘한반도의 비핵화’라는 표현 대신 ‘비핵화한 북한’이라는 더욱 선명한 단어를 사용했다. 이는 북·미 정상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부터 분명한 비핵화 약속을 받아내겠다는 예고로 풀이된다. 또 북한이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를 강조하며 북한의 비핵화뿐 아니라 미군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 등의 중단을 요구할 가능성에도 대비해 ‘비핵화한 북한’을 강조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트럼프 정부는 중국에도 비핵화 메시지를 전달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양제츠 중국 외교담당 정치국 위원과 통화를 하고 “북한이 역내 안정성에 가하는 위협에 대처할 필요성에 대해 뜻을 같이했다”고 헤더 나워트 미 국무부 대변인이 전했다. 이는 기존의 ‘완전한 비핵화’에서 더 강화된 ‘영구적 비핵화’라는 대북 목표를 제시했던 폼페이오 장관이 북한의 비핵화가 시작될 때까지 대북 제재에서 이탈하지 말라는 입장을 중국에 알린 것으로 풀이된다. 
 
북·미, 막판 세부 의제 조율 … 정상회담, G7 뒤 싱가포르 유력 
 
그러나 북한 외무성은 6일 미국의 대북 제재 및 인권 압박을 공개 비난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기자와의 문답 형식을 통해 “미국이 우리의 평화 애호적인 의지를 ‘나약성’으로 오판하고 우리에 대한 압박과 군사적 위협을 계속 추구한다면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과의 정상회담이 결정된 이후 북한이 내놓은 이례적인 대미 비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의 시간과 장소가 결정됐다”고 거듭 알리면서도 6일까지 시간과 장소를 공개하지 않았다. 북한과 미국은 지난주 후반 뉴욕 채널 등을 통해 회담 형식에 대한 공감대를 이뤘다고 한다. 익명을 요구한 외교소식통은 “정상회담 날짜와 장소는 북·미간 협의가 마무리된 상태”라며 “현재 비핵화라는 큰 틀 안에서  세부 의제를 조율중”이라고 말했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현재로선 판문점이 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아 보인다”며 “백악관 참모들은 한국 중재로 북·미가 만나는 모양새보다는 미국이 주도해 비핵화 현안을 푸는 것을 원하는 듯하다”고 말했다. 한 외교 소식통은 “판문점은 미국에 평화의 상징이라기보다 (미군이 숨진) 도끼만행 사건이 벌어진 악행의 상징”이라고 말했다. 다른 소식통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남북 정상회담 직후 판문점에 관심을 보인 반면, 백악관 참모진은 한국이 아닌 제3의 장소를 권고했다고 한다. 이에 따라 당초 유력 후보지였던 싱가포르 등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외교 일정을 고려하면 북·미 정상회담이 6월 중순께로 늦춰질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오는 22일 한·미 정상회담이 열리고, 다음달 8~9일에는 캐나다에서 주요 7개국(G7) 회의가 예정돼 있다. 물리적으로 오는 23일에서 G7 회의 개최 전, 또는 G7 회의 이후에나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또 다른 외교 소식통도 “G7 정상회의에서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지지를 받은뒤 내달 중순 싱가포르에서 회담을 열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도쿄=윤설영 특파원, 정용수·박유미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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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