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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식하던 제1 야당 원내대표 폭행 … 지방선거도 흔드나

지난 5일 김모씨에게 폭행당한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왼쪽)가 6일 국회 본청 앞 천막 농성장에서 ‘드루킹 특검’을 요구하며 사흘째 단식 농성을 이어갔다. 이날 오후 김 원내대표가 농성장을 찾은 김무성 자유한국당 의원(가운데), 김성곤 국회 사무총장(더불어민주당)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변선구 기자]

지난 5일 김모씨에게 폭행당한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왼쪽)가 6일 국회 본청 앞 천막 농성장에서 ‘드루킹 특검’을 요구하며 사흘째 단식 농성을 이어갔다. 이날 오후 김 원내대표가 농성장을 찾은 김무성 자유한국당 의원(가운데), 김성곤 국회 사무총장(더불어민주당)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변선구 기자]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 나란히 붙은 두 개의 천막 위로 봄비가 내렸다. 작은 천막에선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나흘째 단식 농성을 이어갔다. 전날 폭행당한 김 원내대표는 목에 보호대를 찼고, 기운이 빠졌는지 대부분 누워 있었다. 옆 천막에선 한국당 의원 10명이 동조 농성 중이었다. 여기에 당 관계자 수십 명이 삼삼오오 모여 있었지만 누구 한 명 쉽사리 말을 떼기 어려울 만큼 공기는 무거웠다.
 
지방선거를 30여 일 앞두고 제1 야당 원내대표가 국회 안에서 30대 남성에게 폭행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한국당은 즉각 “야당에 대한 정치테러”라며 초강경 대응에 나섰다.
 
지난 5일 오후 2시30분 ‘드루킹 특검’을 요구하며 단식 농성 중이던 김 원내대표가 화장실을 가기 위해 본관 앞 계단을 오를 때 “나도, 아버지도 한국당 지지자였다, 부산에서 왔다”면서 접근한 김모(31)씨가 돌변해 주먹으로 턱을 가격했다. 그 자리에서 김 원내대표는 계단에 쓰러졌고, 119구급대에 의해 인근 여의도 성모병원으로 후송됐다. 현행범으로 김씨를 체포한 경찰은 6일 폭행 혐의로 김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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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은 폭행사건이 발발한 지 여섯 시간이 지난 5일 오후 9시에 긴급 의원총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홍준표 대표는 “소위 정권 보위세력들이 이제는 제1 야당 원내대표도 백주대낮에 테러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보나 마나 정신이 이상한 사람이 우발적으로 범행했다고 발표할 것으로 추측하는데 혼자 한 것이 아니다”며 “조사를 철저히 해야 한다. 그대로 두면 자유당 시대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했다.
 
목 보호대를 한 채 의총에 참석한 김 원내대표 역시 “처참하고 참담한 심정”이라며 “대한민국은 문재인 대통령의 대통령 정치만 난무하고 대의민주주의는 이미 실종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드루킹 댓글 조작 특검이 수용되는 그날까지 테러가 아니라 목숨을 잃는 한이 있더라도 끝까지 싸우겠다”고 강조했다.
 
폭행 이외에도 김 원내대표는 수난이 적지 않았다. 지난 3일 단식 돌입 직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김 원내대표 농성장 인근에 CCTV를 설치해 24시간 감시해야 한다는 청원이 올라와 6일 오후 3시 현재 2만8000여 명이 참여했다. 4일엔 피자가 농성장으로 배달됐다. 김 원내대표는 “단식 시작하니 조롱하고 욕하는 문자가 1000개쯤 왔다”고 토로했다.
 
예상 밖 폭행 사건으로 냉각된 국회가 풀릴지는 미지수다. “우선 판문점 선언 국회 비준부터 하자”는 민주당과 “조건 없는 드루킹 특검을 수용하라”는 한국당 사이의 간극이 넓기 때문이다. 다만 이날 민주당 김현 대변인은 서면 논평에서 “천막시위와 무기한 단식 농성을 중단하고 국회에 복귀하는 것이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라며 단식 농성에 대한 비난 수위를 낮췄다.
 
‘김성태 폭행 사건’이 선거판을 뿌리부터 흔들기엔 아직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정상회담이 이어지고, 대통령·여당 지지율이 고공행진 중인 데다 범행 배후세력이 드러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만 당내 결집력을 높이는 데엔 효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그간 한국당은 유정복(인천)·남경필(경기)·박성효(대전)·권영진(대구) 등 광역단체장 출마자들이 홍 대표를 비판하는 발언을 잇따라 냈다. 4선 강길부 의원마저 “홍 대표 사퇴”를 요구하며 6일 탈당하는 등 자칫 선거를 앞두고 내홍 분위기마저 감지됐다. 당 관계자는 “다친 김성태가 멀쩡한 홍준표를 살려준 꼴”이라고 전했다.
 
정세균 의장은 향후 선거 일정 등을 고려할 때 국회 정상화 시한을 8일 오후 2시로 못 박고 있다. 이날 김 원내대표를 위로차 찾은 정 의장은 “민주당 교섭단체 대표 교체(11일) 등을 고려할 때 아마 오늘내일이 (타협의) 마지막”이라며 “여야가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국민이 국회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최민우·김준영 기자 minw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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