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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한 초동수사 때문에 … 김경수 불러놓고 쩔쩔맨 경찰

김경수 의원이 지난 5일 서울지방경찰청에서 조사를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김경수 의원이 지난 5일 서울지방경찰청에서 조사를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경찰이 ‘드루킹’ 김동원(49)씨 체포 44일 만에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직접 불러 밤샘 조사까지 벌였지만 김 의원에게 혐의가 있는지 판단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부실한 초기 수사가 이 같은 상황을 불러왔다는 비판이 나온다.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경찰청은 지난 4일 김 의원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22시간 이상 조사했다. “홍보해 달라”며 김 의원이 드루킹에게 직접 기사링크(URL)을 보냈고, 김씨가 “처리하겠다”고 답한 만큼 김 의원의 사건 연루 여부는 초미의 관심사였다.
 
6일 경찰에 따르면 김경수 의원의 사건 연루 가능성은 크게 두 가지다. 김 의원이 매크로 댓글 조작을 미리 알았음에도 구체적으로 지시했는지, 전직 보좌관 한모(49)씨가 받은 500만원에 인사청탁 성격이 있는지 등이다.  
 
경찰은 이를 확인하기 위해 김 의원 조사 결과와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 핵심 멤버들의 진술을 비교하며 어긋나는 지점을 찾고 있지만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이 이처럼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건 수사 초기 자료 확보가 부실했던 탓이 크다.  
 
김 의원 진술을 비교할 만한 대조군이 경공모 회원 진술 외에는 마땅치가 않은 게 현실이다. 경찰은 이미 수사 개시 43일 뒤인 지난 3월 21일에야 드루킹의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해 당시에도 ‘증거인멸할 시간을 줬다’는 비난을 받았다. 김 의원의 통화 내역 등은 여전히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김 의원은 이틀에 걸친 경찰 조사에서 그동안 기자회견 등을 통해 밝힌 자신의 입장을 그대로 유지했다. 그는 “매크로(동일작업 반복 프로그램)를 이용한 불법 댓글 조작은 언론 보도를 본 뒤에 알았다”고 진술했다. 드루킹에게 보낸 URL 10건도 정치인들의 일상적 홍보 문자 발송이라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드루킹 등 경공모 관계자들도 그동안 경찰 조사에서 “김 의원이 매크로 댓글 조작을 직접 지시하거나 사전에 알고 있지 않았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경찰은 이들의 진술에서 특별히 어긋나는 지점을 찾지 못한 상황이다.
 
김 의원실의 전직 보좌관 한모씨가 김모(49·필명 성원)씨로부터 전달받은 500만원 역시 개인적으로 받은 돈이라는 게 관련자들의 일관된 진술이다. 김 의원은 드루킹의 추천으로 일본 오사카 총영사 후보에 경공모 회원 도모(61) 변호사를 추천한 바 있어 500만원이 인사청탁 대가가 아니냐는 주장이 나온 바 있다.
 
김 의원은 이에 대해서도 한씨의 500만원 수수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김 의원은 “드루킹이 협박문자를 보낸 직후 한씨에게 이를 확인해 반환을 지시하고 사직서를 제출받았다”고 주장했다. 한씨와 돈을 건넨 ‘성원’ 김씨 등도 김 의원과 마찬가지로 “500만원은 김 의원과 무관하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다. 
 
한영익 기자 hany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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