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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 대신하는 대체감미료 안전한가?

기자
이태호 사진 이태호
[더,오래] 이태호의 잘 먹고 잘살기(6)
우리가 못살던 시절 귀중품으로 취급됐던 설탕이 요즘엔 건강을 위협하는 기피 식품이 됐다. [중앙포토]

우리가 못살던 시절 귀중품으로 취급됐던 설탕이 요즘엔 건강을 위협하는 기피 식품이 됐다. [중앙포토]

 
옛날 우리가 못살던 시절 설탕은 귀중품으로 취급돼 쉽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아니었다. 지금은 값도 싸고 흔해져 오히려 과하게 먹어서 탈이 나는 기피 식품이 됐다. 심지어는 설탕이 많이 들어가는 식음료에 비만세 혹은 죄악세를 매기는 국가도 등장했다. 우리나라도 과세를 고려 중이라 한다. 
 
우리의 입맛은 단것을 먹지 않고는 못 배기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래서 설탕의 단맛을 대체하는 저열량(칼로리), 무열량의 감미식품이 필요하게 됐다. 그동안 여러 대체물질이 개발되고 사라지기를 반복했지만 이상적인 감미료 개발은 녹녹하지가 않다. 물질이 어떤 구조를 가지면 단맛을 내는가 하는 과학적 자료가 없기 때문에 이상적인 대체감미료의 개발이 어렵다.
 
단맛을 내는 물질은 종류에 따라 그 맛이 다르기 때문에 단맛을 띤다고 해서 곧 대체감미료로 사용 가능한 것은 아니다. 그래서 가장 설탕에 가까운 단맛을 내는, 설탕보다 열량이 적은 물질이 대체감미료의 자격을 갖추게 된다.
 
현재까지 사용되거나 개발된 감미료는 50종류가 넘는다. 먹어오다 사용이 제한된 것도 있고 독성 때문에 사용이 금지된 것도 있다. 이하 현재 자주 거론되는 몇 종류를 분류하고 그 특성에 대해 개략적으로 설명한다.
 
천연대체감미료
◇ 스테비오사이드(stevioside) : 남아메리카 파라과이가 원산지인 국화과 여러해살이풀 스테비아의 잎에 함유된 배당체 화합물이다. 
설탕의 약 300배에 달하는 단맛을 내는 천연 감미료로서 파라과이, 브라질, 일본 등 여러 나라에서 저칼로리 감미료로 사용되나 알코올과 반응해 발암성 물질로 변한다는 보고가 있어 선진국에서는 사용이 제한되고 있다가 다시 무해하다는 판명이 나 재사용되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한국에서도 소주 등에 감미료로 사용되다가 유·무해 논란이 있었지만 최근 식약처에서 무해하다는 결론이 났다.
 
◇ 커큘린(curculin) : 서부 말레이시아에 자생하는 어떤 식물의 열매에 함유된 단백질성 감미료이며 설탕보다 500배의 감미도를 나타낸다.
 
◇ 모넬린(monellin) : 타강카라는 식물의 추출물에 함유된 단백질성 감미료다.
 
◇ 글리시리친(glycyrrhizin) : 감초에 함유된 비당질, 고감미, 저칼로리성 감미료로서 음식, 음료, 의약, 화장품, 담배 등에 사용되고 있다. 설탕과는 단맛이 달라 설탕의 대체 감미료로는 부적합하다.
 
합성 감미료
설탕 대신 가장 많이 사용되는 대체 감미료 아스파탐은 다이어트 콜라에 많이 쓰인다. [사진 pixabay]

설탕 대신 가장 많이 사용되는 대체 감미료 아스파탐은 다이어트 콜라에 많이 쓰인다. [사진 pixabay]

 
◇ 사카린 : 가장 말도 많고 탈도 많은 합성 감미료다. 설탕보다 500배의 단맛을 내고 농도가 높으면 쓴맛을 내는 성질이 있다. 
개발 당시는 설탕을 대체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감미료로 취급돼 세계 각국에 대량으로 유통됐지만, 발암성 등의 유해 논란으로 미국에서 오랫동안 시판이 금지되는 운명을 거쳤다. 한국에서는 일부에 허용되다가 발암물질로 소문이 나 일반가정에서 퇴출당했다. 2000년 미국에서 재시험 결과 안전한 물질로 재평가되어 세계 각국에서 다시 사용되기 시작했다. 국내에서도 전면 사용이 허가돼 누명을 벗었다.
 
◇ 아스파탐 : 가장 많이 사용되는 대체감미료이다. 열량은 1g당 4kcal로 설탕과 같으나 설탕의 200배 정도의 단맛을 내 사용량은 미량이다. 
설탕과 같은 탄수화물계가 아니고 두 개의 아미노산이 결합한 합성물질로서 설탕과 가장 비슷한 단맛을 낸다. 개발 당시에는 뇌에 장애를 발생시킨다는 의심이 있었으나 0.5% 이하에서는 안전한 물질로 판명됐다. 아직 일부에서는 다량 먹었을 경우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는 그룹도 있긴 하나 이는 기우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 보건당국의 유권해석이다.
 
◇ 슈크랄로스 : 화학적으로 합성한 감미료이며 단맛이 설탕의 600배에 달한다. 구조는 단당류의 유도체로 되어 있지만 사람이 소화할 수 없는 물질이다. 소량으로 강력한 단맛을 내기 때문에 현재 대체감미료로 아스파탐과 함께 많이 사용된다. 인체에 안전한 것으로 되어 있으나 과량 섭취하면 해롭다는 설도 있긴 하다. 이탈리아 연구진의 비공개 연구에서 실험용 마우스에 해당 물질이 백혈병을 유발한다는 보고가 있었다.
 
◇ 사이클라메이트 : 인공적으로 합성한 감미료로 설탕보다 30배의 감미를 나타낸다. 1960년대에 발암성, 남성불임 등에 대한 안전성 논란이 있어 우리나라와 미국에서는 첨가물로 허가되지 않고 있으나 일부 국가에서는 공식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 아세설팜 : 설탕의 200배의 감미를 나타내며 미국과 우리나라 등 일부 국가에서 허용되고 있다. 한국에서는 막걸리에 아스파탐과 함께 첨가를 허용했다. 1일 허용섭취량(ADI)이 15.0mg/kg이다. 맛이 좋고 안정성이 우수하다. 최근 종편과 홈쇼핑에서 동시 방영해 소비자를 유혹했다.
 
반 합성 감미료
◇ 자일리톨 : 자일리톨(xylitol) 하면 일반인은 껌을 떠올린다. 설탕보다 열량이 낮고 충치균의 생육을 억제한다는 믿거나 말거나 한 논문 때문에 껌의 대명사로 등장해 폭발적 인기를 얻었다. 최근 밝혀진 바로는 하루 1~2개 씹는 것으로는 충치 예방효과가 없어 식약처에서 '충치 예방'이란 표시를 쓰지 못하게 했다. 일반 자일리톨 껌으로 충치 예방에 도움을 받으려면 성인용 기준으로 매일 12~28개는 씹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일리톨 하면 일반인은 충치균을 억제한다는 껌을 떠올린다. 하지만 하루 1~2개 씹는 걸로는 충치 예방 효과가 없고 매일 12~28개(성인 기준)는 씹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포토]

자일리톨 하면 일반인은 충치균을 억제한다는 껌을 떠올린다. 하지만 하루 1~2개 씹는 걸로는 충치 예방 효과가 없고 매일 12~28개(성인 기준)는 씹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포토]

 
◇ 알루로스 : 비교적 최근에 개발된 생소한 감미료이다. 정확한 명칭은 사이코스라는 특수 당이다. 이 물질은 천연에 존재하지만 아주 극미량이라 효소 등을 사용하여 과당(fructose)으로부터 인공적으로 합성한다. 이 물질의 당도는 설탕의 70% 수준이고, 칼로리는 설탕의 5%에 불과하다.
 
◇ 타가토스 : 위 알룰로스와 거의 성질이 같고 제조방법도 비슷하다. 우유의 유당에 들어있는 갈락토스를 효소와 반응시켜 만든다.
 
천연물로부터 조제한 것
◇ 물엿 : 식혜를 가열해 농축시킨 것이다. 주로 맥아당이 단맛을 낸다. 올리고당의 길이가 길어질수록 단맛이 없어지는 반면 점성이 증가해 찐득하게 되어 식품의 조리에 사용된다. 물엿을 전분당 또는 조청이라고도 하며 함유 올리고당의 총합을 덱스트린이라 부른다. 소화가 잘되고 고칼로리라 대체감미료라고는 볼 수 없는 측면도 있다.
 
◇ 메이플 시럽(maple syrup) : 단풍나무의 수액을 가열 농축해 만든다. 우리나라의 고로쇠즙과 유사하며 전량 수입에 의존한다. 일부 유통되고 있으나 고가이고 설탕처럼 고열량이라 대체감미료라고는 볼 수 없다.
 
◇ 특수올리고당 : 물엿도 올리고당에 속하나 물엿과는 달리 인공적으로 제조한 특수올리고당을 지칭한다. 여러 종류가 있다. 보통 고가라 물엿이나 설탕 등과 혼합해 칼로리를 줄인 용도로 상용된다. 기능성을 강조한다. 유산균의 먹이가 되는 프리바이오틱스라고도 불리며 가장 많이 거론되는 것이 프락토올리고당이다. 보통은 돼지감자 등의 탄수화물을 효소나 산으로 분해하여 얻는다. 혹은 효소를 사용해 합성하기도 한다. 사람에게는 전혀 소화능력이 없어 제로 칼로리다. 이외에도 여러 종류의 기능성 올리고당이 알려져 있다. 
 
대체감미료 안전한가?
다양한 식품첨가물 표기. [중앙포토]

다양한 식품첨가물 표기. [중앙포토]

 
나는 안전하다는데 한 표를 던지고 싶지만 조금은 불안한 구석이 없진 않다. 현재 사용 중인 대체감미료엔 천연물질로서 첨가량에 규제를 받지 않는 것도 있지만 대부분 그 양을 제한한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식품첨가물을 식품의 외관, 향미, 조직 또는 저장성을 향상하기 위해 식품에 첨가되는 비영양성물질이라고 정의한다. 이 정의만 보면 식품첨가물은 식품의 질을 좋게 하고 인간에게 유리하게만 작용할 것 같다. 
 
그런데 첨가량에 허용치가 있는 것은 왜일까? 기준치 이상이면 인체에 해로울 수 있다는 거다. 식품첨가물의 허용기준치를 정하는 데는 해당 물질의 독성 검사를 거친다. 보통 쥐 등의 실험동물에 이들 물질을 장기간 공급하고 나타나는 부작용을 체크해 결정한다. 많은 식품첨가물에 LD50이라는 수치가 있다. 이는 실험동물에 일정 기간 식이로 얼마를 투여했더니 투여군의 50%가 죽었다는 수치다. 대부분의 첨가물에 이런 측정치가 정해져 있다.
 
그러면 우리가 먹는 식품에는 어느 정도의 양까지 허용하는 걸까. 동물에 경구 투여했을 때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는 양의 100분의 1을 사람의 kg당 안전한 양으로 정하고 1일 섭취허용량을 50kg 성인을 기준으로 표시하고 있다(acceptable daily intake, ADI).
 
식품첨가물에 대해 회의적인 부류도 있다. "이런 허용치는 단일 첨가제를 동물에 먹여 추정한 수치다. 우리가 먹는 식품에는 한 종류의 첨가물이 들어 있는 식품은 거의 없다. 따라서 문제는 이들 중에 우리가 얼마나 많은 종류와 양을 섭취하고 있는지, 어떤 영향을 받는지 알 수가 없다. 장기간 사용 시 인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서는 예상이 어렵다"는 등의 반응을 보인다. 
 
실제 식품첨가물 중에는 장기간 사용하다 그 부작용이 발견돼 사용 금지된 종류도 있긴 하다. 그래서 사람과는 생리작용이 같을 수 없는 동물을 대상으로 한 실험을 바로 사람에게 적용하는 게 타당한가라는 해묵은 논쟁이 끊이질 않는다. 그러나 기준치 이하의 경우는 장기간 섭취하더라도 안전하다는 것이 선진보건당국의 해석이다.
 
요즘 호르메시스라는 단어가 자주 회자된다. “독과 약은 양이 결정한다. 독이라도 일정치 이하는 인체에 전혀 해가 없을 뿐 아니라 오히려 이롭게도 작용한다”는 주장이다. 이른바 벌, 뱀, 전갈 독, 보톡스, 라돈 등 방사선이 소량으로는 오히려 인체에 치료 효과를 나타낸다는 임상 예를 거론하면서다.
 
이태호 부산대 명예교수 leeth@pusa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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