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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력의 日, 대화의 韓ㆍ中...한중일 정상회담 벌써 엇박자

'압력의 일본 vs 대화의 한·중'
 

도쿄신문 "한일중 공동성명에 CVID 담길 것"
청와대 부인에도 일본 정부관계자 인용 보도
일본 "납치, 핵미사일 포괄적 해결" 주장
중ㆍ일 간에도 비핵화 방식 이견 여전

9일 열리는 한·중·일 정상회의를 앞두고 ‘북한 비핵화’의 구상과 방법 등에서 3개국이 엇박자를 내고 있다. 꾸준히 압박 노선을 걷고 있는 일본과 대화에 무게를 두고 있는 한국·중국이 서로 다른 얘기를 하고 있는 것. 겨우 이틀 앞으로 다가온 한·일·중 정상회의에서 3개국이 제대로 낸 공동성명을 낼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마저 나온다. 
 
 
6일 도쿄신문은 복수의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한·중·일 3개국 공동선언에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를 공통의 목표로 하고 이를 실현한다는 방침을 명기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또 “북한에 대해 ‘압력을 유지해 비핵화의 구체적 행동을 요구한다’는 취지의 문구도 넣을 것”이라고도 전했다.  
 
CVID 명기는 사흘 전 청와대 대변인이 나서서 부인한 내용이다. 그런데 또다시 일본 정부 관계자의 입을 통해 보도된 것이다. 지난 3일에도 청와대는 “한·중·일 정상회의에서 CVID의 내용이 담긴 공동선언이 채택될 것”이라는 일본 언론의 보도를 부인했다. 당시에도 복수의 일본 소식통을 인용한 보도였다.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한·중·일 정상회의에 참석한 뒤 일본 아베 신조 총리와 한일 정상회담을 갖는다고 1일 청와대가 발표했다. 문 대통령은 9일 당일 일정으로 일본을 방문할 계획이다. 사진은 한·중·일 정상회담에서 만날 (왼쪽부터) 문 대통령,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리커창 중국 국무원 총리.[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한·중·일 정상회의에 참석한 뒤 일본 아베 신조 총리와 한일 정상회담을 갖는다고 1일 청와대가 발표했다. 문 대통령은 9일 당일 일정으로 일본을 방문할 계획이다. 사진은 한·중·일 정상회담에서 만날 (왼쪽부터) 문 대통령,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리커창 중국 국무원 총리.[사진=연합뉴스]

 
 
비핵화 방식을 놓고서도 일본과 중국의 마찰은 계속되고 있다. 
지난 4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전화 회담에서 두 정상은 북한 비핵화를 지향한다는 점에 대해선 의견이 일치했다. 그러나 아베 총리는 “검증 가능하고 불가역적인 방법으로 비핵화(CVID)를 실현할 때까지 압력을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시 주석은 냉담했다. 시 주석은 “비핵화와 한반도의 평화체제 구축을 동시에 진행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큰 틀에선 두 정상이 합의한 것처럼 보이지만 이행방법의 첫걸음부터가 다른 모양새다. 아사히 신문은 6일 "중국에서는 일본이 압력만 얘기할 거면 논의에 넣을 필요가 없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달 29일 문재인 대통령과의 전화회담을 가진 뒤 기자들에게 내용을 설명하고 있는 아베 신조 총리.[윤설영 특파원]

지난달 29일 문재인 대통령과의 전화회담을 가진 뒤 기자들에게 내용을 설명하고 있는 아베 신조 총리.[윤설영 특파원]

 
도쿄신문은 “중국은 비핵화에 따른 단계적 제재완화와 경제지원 등 보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에 가깝지만, 한·미·일은 단기간 내  핵 폐기 실현을 목표로 하는 만큼 ‘단계적 조치’에는 부정적”이라고도 전했다.  
 
일본은 납치피해자 문제도 선언문에 넣고 싶어하는 눈치다. 도쿄신문은 “일본 정부는 납치, 핵, 미사일 문제의 포괄적 해결이라는 입장을 반영시킬 방법을 모색 중”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선 한국, 중국이 달가워하지 않는 분위기다. 당장 지난 4일 중·일 정상 간 전화 회담에서  입장 차가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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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는 당시 전화 회담에서 아베 총리가 납치문제 해결을 위한 협력을 요청했고, 두 정상은 “납치 문제의 조기해결에 대해 의견을 일치했다”고 설명했다. “시 주석이 일본의 입장을 이해하고 있다는 인상이었다”라는 해설까지 달았다. 그러나 중국 측 설명에선 납치문제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었다.  
 
한·일·중 3개국이 이처럼 의견조율을 두고 치열한 수 싸움을 벌이고 있는 건, 6월 초 열릴 예정인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예비회담의 성격을 갖기 때문이다. 3개국 모두 북·미정상회담에 각국의 입장을 우선적으로 반영하기 위해 힘겨루기를 하는 모양새다.
 
4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골든위크를 맞아 일본 야마나시(山梨)현 야마나카코무라(山中湖村)의 한 골프장에서 대학(세이케이<成蹊>대) 시절 친구들과 함께 골프를 즐기고 있다. [교도=연합뉴스]

4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골든위크를 맞아 일본 야마나시(山梨)현 야마나카코무라(山中湖村)의 한 골프장에서 대학(세이케이<成蹊>대) 시절 친구들과 함께 골프를 즐기고 있다. [교도=연합뉴스]

 
특히 일본은 이번 회의의 주최국으로서 자국의 입장을 최대한 반영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일본 패싱' 논란이 가라앉지 않는 가운데 납치 문제를 반드시 언급하도록 하겠다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는 분석이다.
 
아사히신문은 “한·중·일 정상회의가 각국의 입장차를 메울 수 있을지가 초점”이라면서 “3개국이 어디까지 연계할 수 있는지는 비핵화 이슈의 향후 전개에서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도쿄=윤설영 특파원 snow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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