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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인적자본 아프리카 수준, 싼 임금 효과 제한적”

김병연

김병연

“계획 없는 계획경제다.”
 
김병연(사진) 서울대 교수(경제학)는 3일 중앙SUNDAY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북한 경제가 겉모습은 사회주의지만 실제로는 시장을 중심으로 굴러가고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사회주의 경제의 체제이행’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지난해 영문 저서 『Unveiling the North Korean Economy(북한 경제의 베일 벗기기)』를 펴낸 북한 경제 전문가다.
 
 
북한에서 시장의 비중이 얼마나 되나.
“미리 말하지만, 북한 데이터는 정확하지 않다. 현재 시장이 북한의 자원 배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30%로 추정할 수 있다. 옛 소련 등이 시장경제로 전환하기 직전 시장 비중은 10% 남짓이었다. 북한 경제의 시장화가 상당히 진전됐다. 일상 상거래의 절반 정도가 달러나 위안화로 이뤄진다. 큰 돈을 치러야 할 땐 90%가 달러를 이용한다. 주민들은 소득 70%를 시장을 통해 벌어들이고 있다.”
 
사회주의 경제라고 부르기 쉽지 않아 보인다.
“아직 그 정도는 아니다. 법규 등 제도가 자본주의에 맞게 갖춰지지 않았다. 기업가라 부를 만한 사람이 없고 시장도 체계화되지 않았다. 시장과 통제가 공존하는 ‘하이브리드(hybrid) 경제’다. 생산활동하는 민간 회사가 거의 없고 민간 자본 대부분이 유통 등에 투자되고 있을 뿐이다.”
 
자본주의 도입 초기의 모습 같다. 비핵화 이후 한국 등 외부 자본이 들어가면 어떻게 될까.
“현재 북한의 국내총생산(GDP)이 200억 달러(약 21조5000억원)가 안 된다. 여기에 수백억 달러가 철도나 도로, 항만 건설 등에 투자되면 일시적으로 붐이 일 것이다. 하지만 얼마 가지 않아 북한의 성장 잠재력 수준으로 떨어진다. 예를 들어, 한국이 고속철도를 건설하려고 북한 노동자들을 고용하면 자연스럽게 임금이 오르면서 북한이 가진 매력인 싼 임금이 사라질 수 있다. 수출 경쟁력이 약해지는 것이다.”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이른바 ‘북한 대박론’은 허상인가.
“대박 또는 쪽박일 수 있다. 그 중간일 수도 있다. 예를 들어 한국 기업이 북한의 싼 노동력을 잘 활용할 수 있을 것이란 예상이 많다. 불행히도 북한 인적자본 수준은 아주 낮다. 아프리카 수준이란 분석도 있다. 한국 기업이 원하는 창의적인 인적 자원이 아니다. 북한 노동자는 경직된 지식과 사고 체계를 갖고 있다. 한국 기업 가운데 소수만이 북한 노동력을 필요로 한다. 이런 기업은 개성공단 등에 들어가면 된다.”
 
그렇다면 경협의 의미가 반감되지 않을까.
“아니다. 경협 단계를 거쳐 나중에 경제 통합까지 진행되는 과정에 한국 경제가 해마다 0.8%포인트 더 성장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른바 ‘코리아 디스카운트(Korea Discount))’가 사라지고 각종 분단 비용이 줄어드는 덕이다. 앞서 경협 초기 호황 직후 침체를 겪을 수 있다고 했다. 이 단계를 지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북한 경제가 장기적으로 연 4% 정도 성장할 것으로 분석됐다. 일시적으로 최고 13%까지 성장하는 일도 가능하다.”
 
어떻게 해야 협력과 통합이 잘 될까.
“현재 북한 경제는 ‘3층 구조’다. 김정은 국무위원장 등 최상층부는 무역으로 먹고 산다. 중간 간부층은 뇌물에, 일반 주민은 장마당 등 시장경제에 기대 살고 있다. 이 때문에 한국이 전기 등 각종 자원을 제공해도 북한 내부 매커니즘에 따라 경쟁력 없는 분야에 낭비될 수 있다. 서방이 아프리카에 엄청난 돈을 지원했지만, 기대한 효과를 거두지 못했듯이 말이다.”
 
한국 정부가 어떻게 해야 할까.
“북한의 성장과 경제구조 변화, 경제 통합을 모두 아우르는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 과거처럼 정책자료에다 최근 상황을 덧붙여 대북 경제대책으로 내놓는 짜깁기 관행에서 벗어나야 한다. 대신, 북한을 아는 경제 전문가와 기업인 등의 참여를 통해 경제 협력과 통합 전략을 짜야 한다.”
 
강남규 기자 dism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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