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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엇 소환 통보한 검찰, 2015년 6월에 무슨 일이 있었길래

엘리엇 매니지먼트 폴 싱어 회장. [중앙포토]

엘리엇 매니지먼트 폴 싱어 회장. [중앙포토]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가 투자자-국가 간 소송(ISD) 관련 중재의향서를 법무부에 제출한 사실이 지난 1일 뒤늦게 알려진 가운데 검찰이 최근 엘리엇 임원진에 대해 소환 조사를 통보했다. 금융위원회가 2016년 2월 검찰에 공시의무 위반 사실을 통보한 지 2년 3개월 만이다.
 
서울남부지검 관계자는 4일 “변호인을 통해 엘리엇 임원들에게 소환 조사를 통보했다”며 “‘5%룰’을 어겼는지 따지기 위해 홍콩ㆍ미국에 있는 엘리엇 임원진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여기서 말하는 5%룰(자본시장법 제147조)은 상장회사 주식을 5% 이상 보유하면 5일 이내 금융위원회ㆍ거래소에 보고해야 한다는 규정이다. 검찰이 엘리엇 임원진을 기소하고 법원에서 최종 유죄 판결을 내릴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 엘리엇은 “한국법이 허용하는 방식으로 합법적인 스왑 거래를 활용했기 때문에 공시 위반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검찰과 엘리엇이 자본시장법 위반을 놓고 정면충돌하는 배경에는 파생상품 ‘총수익률스와프(TRSㆍTotal Return Swap)’에 대한 해석 차가 있다. 검찰ㆍ금융위에 따르면 엘리엇은 2015년 상반기까지 외국계 증권업체 5~6곳과 TRS 계약을 맺었다. 2015년 6월 엘리엇이 ”삼성물산 주식 7.1%를 보유하고 있다”고 공시하기 직전이다.  
 
TRS는 적은 돈으로 고수익을 내기 위해 투자자가 증권업체에 대신 주식을 사달라고 요청하는 파생상품이다. 투자자는 직접 주식을 취득하지 않고 증권업체에 수수료만 낸다. 증권업체는 수수료를 받는 대가로 주식을 대신 산다. 다만 주가 흐름에 따른 손익은 전부 투자자가 떠안는다.
TRS 거래 흐름도 [사진 임정근 변호사 저 『변호사가 경영을 말하다』 발췌]

TRS 거래 흐름도 [사진 임정근 변호사 저 『변호사가 경영을 말하다』 발췌]

수사팀은 엘리엇이 TRS를 이용, 사전에 삼성물산 주식 물량을 상당 부분 확보해둔 상태에서 2015년 6월 뒤늦게 주식 명의만 전환했다고 보고 있다. 일종의 ‘파킹 거래’ 아니냐는 의심이다. 3년 전 공시 자료에 따르면 엘리엇은 6월 2일 기준 삼성물산 주식 4.95%를 보유했으나 하루 뒤 2.17%(2157억원어치)를 장내에서 추가 매수했다. 단 하루 만에 장내매수로 2000억원 넘는 주식, 삼성물산 하루 거래량의 80%를 추가 취득하는 일이 가능하냐는 것이 의혹의 핵심이다.  
 
한 검찰 관계자는 “엘리엇이 자신들의 존재를 숨기기 위해 차명으로 상당기간 주식을 보유한 것 아닌지 충분히 의심해볼 사항“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엘리엇은 “금융당국이 의심하는 이면계약은 없었다”고 반박했다. 
 
임정근 변호사(법무법인 이제)는 “TRS 계약을 맺은 것만으로는 엘리엇이 삼성물산 주식을 보유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며 “검찰이 수사를 통해 특정 시기에 외국계 증권사가 엘리엇에게 주식을 넘겨주기로 하는 ‘이면 약정’이 있었는지 파악해야 기소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각에선 검찰의 공시 위반 수사가 곧 있을 엘리엇과의 ISD ‘법률 전쟁’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한 국제분쟁 전문 변호사는 “법대로 규정 위반 혐의를 수사하는 일은 당연하나 시기적으로는 그 배경에 대해 의심하기 충분한 상황 아니냐”며 “미국 정부나 투자자들에게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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