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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김경수, 진술 거부 없이 답변"…박사모도 매크로 의혹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4일 드루킹 김동원(49)씨 일당의 댓글 조작 사건에 참고인 신분으로 서울경찰청에 출석했다. 최정동 기자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4일 드루킹 김동원(49)씨 일당의 댓글 조작 사건에 참고인 신분으로 서울경찰청에 출석했다. 최정동 기자

 
'드루킹' 김동원(49·구속기소)씨 일당의 네이버 댓글 조작 및 인사청탁 사건 등을 수사 중인 경찰이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소환 조사했다.
 
4일 오전 9시 50분쯤 김 의원은 서울 내자동 서울경찰청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했다. 강훈식·기동민·제윤경 등 더불어민주당 동료 의원들도 함께였다. 김 의원은 조사실로 들어가기 전 취재진 앞에서 "그동안 여러 차례 신속하게 수사해줄 것을 요구해 왔다. 다소 늦긴 했지만 오늘이라도 조사가 이뤄져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며 "필요하다면 특검이 아니라 그보다 더한 조사에도 당당히 임하겠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댓글 사건 관련 특검을 촉구하며 농성 중인 자유한국당 등 야당을 비판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심각한 청년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추경예산안도 팽개치고, 남북한 정상이 어렵게 합의한 판문점 선언의 국회 비준마저 거부한 채 무조건 노숙농성을 펼치는 건 국민에게 참으로 염치없는 일이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김 의원을 상대로 오전에는 '드루킹' 김씨를 알게 된 시기와 두 사람의 관계, 김씨가 운영한 카페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 조직 및 댓글 활동 등에 대해 알고 있었는지 등을 조사했다. 오후에는 지난해 대선 이후 김씨가 경공모 회원 도모(61) 변호사를 김 의원에게 오사카 총영사로 추천하게 된 배경과 과정 등에 대해 물었다.
 
경찰 관계자는 "변호사 2명이 입회한 상태로 참고인 조사가 진행됐는데 진술 거부 없이 김 의원이 조사관 질문에 직접 답변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 의원은 2016년 11월부터 올해 3월까지 텔레그램 일반대화방을 통해 김씨에게 총 14건의 메시지를 보냈다. 이중 10건이 현 정부 관련 기사 URL이었다. 이에 김씨가 '처리하겠습니다'고 답장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김 의원의 URL 전송이 댓글 공작 지시가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다. 
 
김씨 역시 김 의원에게 지난 3월부터 체포 전날인 20일까지 모두 115개의 메시지를 보냈다. 메시지에는 3100여 개의 기사 URL이 담겨 있었다. 경찰은 두 사람이 보안 메신저 프로그램 '시그널'을 통해서도 50여 차례 대화를 주고받은 것을 확인했다.
 
김 의원은 그동안 "댓글 여론 조작에 관여하지 않았고 김씨에게 URL을 보낸 건 '선플(긍정적 댓글) 운동'을 통해 좋은 기사를 공유해 달라는 수준이었다"고 해명해왔다. 김 의원이 단순히 홍보를 부탁하고 김씨는 댓글 공감 수를 조작하는 정도였다면 형법상 업무방해 혐의는 김씨에게만 적용된다.
 
경찰은 조사가 끝나는 대로 김 의원의 통신·계좌내역 압수수색 영장 재신청 여부 등을 결정할 방침이다. 앞서 검찰은 경찰이 신청한 김 의원의 통신영장과 금융계좌 압수수색 영장을 한 차례 기각한 바 있다. 경찰은 드루킹 김씨의 '추천 인사'였던 도 변호사를 직접 만난 백원우 청와대 민정비서관에 대한 조사 여부도 김 의원의 조사 결과를 보고 판단할 계획이다.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전직 보좌관 한모씨가 돈을 건넨 드루킹 측근 김모(필명 '성원')씨와의 대질조사를 위해 4일 오후 중랑구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전직 보좌관 한모씨가 돈을 건넨 드루킹 측근 김모(필명 '성원')씨와의 대질조사를 위해 4일 오후 중랑구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같은 날 김 의원의 전 보좌관 한모(49)씨와 지난해 9월 그에게 500만원을 건넨 경공모 회원 '성원' 김모(49)씨는 서울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 소환돼 금전 수수 경위나 방법 등에 대한 대질 조사를 받았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500만원을 '빌려준 돈'이라고 주장한 반면 한씨는 "편하게 쓰라고 해서 받은 것"이라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한다.
 
◇친박단체 '박사모'도 매크로 여론조작 의혹
경찰은 친박단체 '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박사모) 회원들이 전 정부 시절 국회 입법예고 게시판에서 매크로(동일작업 반복 프로그램)를 사용했을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을 발견해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이 내용은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1월 30일 댓글 조작 건으로 경찰에 고발장을 접수한 뒤 추가로 제출한 자료에 포함돼 있었다.
 
지난해 2월 '박사모'가 카페에 매크로 사용방법에 대해 올린 글. [인터넷 캡처]

지난해 2월 '박사모'가 카페에 매크로 사용방법에 대해 올린 글. [인터넷 캡처]

 
경찰은 지난해 2월 박사모 카페에 올라온 '자동으로 입법 반대 등록하는 방법 (매크로 프로그램 사용방법)'이라는 제목의 글을 확인했다. 글에는 입법예고 사안 찬성·반대 표시에 매크로를 이용할 수 있고 실제 매크로를 사용했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겼다. 경찰 관계자는 "게시글의 취지는 '매크로를 해봤다'는 것이다"며 "현재는 네이버 댓글조작 수사에 집중하고 있고 박사모 카페 관련 부분도 들여다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홍상지·김지아 기자 hongs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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