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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중 정상회의, 文-아베 나오는데···중국은 리커창?

오는 9일 만나는 문재인 대통령,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리커창 중국 총리(왼쪽부터). [연합뉴스]

오는 9일 만나는 문재인 대통령,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리커창 중국 총리(왼쪽부터). [연합뉴스]

 
9일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한·일·중 정상회의에는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가 참석한다. 한국과 일본에선 최고 지도자가 오는데, 중국에서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이 아닌 리 총리가 오는 이유는 뭘까.
 
이는 한·일·중 정상회의가 시작된 계기와 연관이 있다. 1999년 11월 28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3(한·중·일) 정상회의’ 때 김대중(DJ) 대통령이 “우리 차나 한잔 하자”며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 일본 총리, 주룽지(朱鎔基) 중국 총리에게 조찬회동을 제의했다. 이 만남이 한·일·중 3국 정상회의의 씨앗이 됐다.
 
이들은 2000년 11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세안+3 정상회의를 계기로 다시 만났고, DJ가 “앞으로 아세안+3 정상회의 때마다 우리 세 나라 정상은 꼭 만나자”며 정례화를 제안했다. 오부치 총리와 주 총리도 찬성하면서 3국 정상회의의 기틀이 잡혔다.
 
중국 측에서 서열 1위인 국가 주석이 아니라 2위인 총리가 3국 정상회의에 참석하게 된 이유는 이처럼 아세안+3 정상회의가 출발점이었던 데 있다. 중국에서는 아세안+3 정상회의에 총리가 참석해 왔기 때문이다.
 
덩샤오핑(鄧小平) 집권 이후인 1970년대 후반부터 중국은 7명 내외의 정치국 상무위원이 국정을 운영하는 집단지도체제를 유지해왔다. 국가 주석을 겸하고 있는 공산당 총서기가 1인자이긴 해도 나머지 정치국 상무위원들과의 관계는 수평적으로 여겨졌다. 주석은 국방·외교를, 총리는 경제·내치를 맡는 것이 관례였다. 특히 경제에서는 총리의 전권이 인정됐기 때문에 경제 문제를 주로 논의하는 다자 정상외교 행사에는 주로 총리가 참석했다. 3국 회의가 태동한 당시는 장쩌민(江澤民) 주석이었는데, 주룽지 총리가 경제를 도맡았기에 장-주 체제로 불렸다.  
 
한국은 92년 중국과 수교 이후 국가 주석과 총리 모두에게 정상 예우를 해왔다. 한국 대통령이 국가 주석과 만나도, 총리와 만나도 공식 명칭은 똑같이 ‘정상회담’이었다.
 
하지만 지금의 중국은 당시와 상황이 다르다. 시 주석이 1인 지배 체제를 공고화하며 독주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은 ‘당 중앙 집중 영도 강화에 관한 약간의 규정’을 통과시키면서 리 총리가 시 주석에게 매해 업무보고를 하게 했다. 시 주석이 리 총리로부터 경제 권력을 앗아가면서 상하 관계를 명확히 한 것이다. 중국에서도 더이상 시-리 체제라고 부르지 않는다.
 
때문에 한국의 예우도 달라져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11월 필리핀에서 열린 아세안+3 정상회의를 계기로 문 대통령과 리 총리가 처음 만났을 때도 명칭에 대한 논란이 있었고, 대부분의 언론 매체는 이를 ‘정상회담’이 아닌 ‘회담’으로 표기했다.
 
이에 한·일·중 정상회의에 중국 국가 정상이 아닌 총리가 참석하는 것이 적절하냐는 문제가 제기된다. 격에 맞지 않는 인사로 볼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중국 내부 사정에 밝은 소식통은 “중국 총리를 계속 정상으로 예우해 지금의 한·일·중 정상회의 체제를 유지할지에 대해 3국이 함께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한·일에서는 국가 정상이 오는데, 중국에서 국가 정상이 아닌 총리를 보내는 것은 타당하지 않은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유지혜 기자 wise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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