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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즈바스, 석탄 채굴에 물에서 악취···韓이 최대 수입국"

석탄 먼지로 눈까지 검게 변한 쿠즈바스. [사진 페른]

석탄 먼지로 눈까지 검게 변한 쿠즈바스. [사진 페른]

러시아 최대 탄광 지대인 쿠즈바스의 환경 파괴가 심각하다는 내용을 고발하는 국제 환경단체의 보고서에 한국이 언급됐다. 이 지역에서 생산하는 석탄을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수입한다는 이유에서다.
 
국제 숲보호단체 페른(Fern)과 탈석탄단체 코울액션네트워크(Coal Action Network)는 보고서 ‘시베리아에 천천히 찾아오는 죽음’을 3일 공동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쿠즈바스 지역의 석탄 채굴은 삼림을 파괴하고 공기와 물, 토양을 오염시키며 광산 근처에 사는 주민들의 건강 피해를 유발하고 있다. 쿠즈바스 광산이 채굴 이후에 다시 메우는(backfilling) 작업을 진행하지 않으며, 70~80%가 노천 채광 방식을 이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베리아 케메로보주(州)에 있는 쿠즈바스는 세계에서 가장 큰 석탄 산지 중 하나로 꼽힌다. 현재 러시아 총 석탄 생산의 59%를 담당하고 있으며, 러시아의 석탄 수출량 76% 이상이 이 지역에서 나온다.

 
“식수조차 악취…토착민 절반 떠나”
쿠즈바스 탄광.[사진 페른]

쿠즈바스 탄광.[사진 페른]

보고서는 이 지역의 가장 큰 탐강(Tom River) 전 유역이 광산과 공장 등에서 유입된 페놀과 암모니아성 질소, 철, 망간 등으로 심하게 오염됐다고 지적했다. 또, 지역 주민들의 암 발병률은 지난 10년간 11%나 늘었고, 결핵과 심혈관 질환 등도 증가하는 추세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쿠즈바스의 대기 오염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검은 눈 현상”이라며 “겨울철에 눈이 녹기 시작하면 석탄 먼지가 쌓인 곳에서 검은 층이 나타나는데, 눈 속에는 유황 화합물, 아질산염, 질산염 등이 검출된다”고 설명했다.
 
계속된 환경 오염으로 오랫동안 터를 잡고 살아온 주민들도 쿠즈바스를 점점 떠나고 있다. 보고서는 “채집과 수렵으로 살아가는 이들을 위한 자연은 더는 남아있지 않고, 식수조차 악취가 나 마실 수 없는 지경”이라며 “투르크계 토착 원주민인 쇼르인 인구가 지난 7년 동안 절반 가까이 줄었다”고 지적했다.
 
이에 유엔인종차별철폐위원회(CERD)는 지난해 “당사국은 쇼르인 대표 및 기관과의 긴밀한 협의를 통해 쇼르인의 권리를 완전히 회복하기 위한 효과적인 조처를 해야 한다”는 권고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석탄 수출 15%가 한국으로
쿠즈바스에서 생산된 석탄이 열차에 실려 있다. [사진 페른]

쿠즈바스에서 생산된 석탄이 열차에 실려 있다. [사진 페른]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을 기준으로 쿠즈바스 석탄을 가장 많이 수입한 국가는 한국(14.9%)이었다. 러시아에서 수입한 2660만 t(톤) 중 1907만 t(톤)을 쿠즈바스에서 들여왔다. 일본(10.5%)과 영국(8.5%), 터키(8.1%)가 뒤를 이었다.

 
보고서의 공동저자인 앤 해리스 코울액션네트워크 활동가는 “한국을 비롯한 국가들이 석탄 사용을 줄여 기후를 보호하겠다고 선언했으나 쿠즈바스 등 광산지역 주민들의 고통은 계속되고 있다”며 즉각적인 조치를 촉구했다.
 
환경운동연합 이지언 에너지국장은 “우리가 수입하는 석탄이 환경과 인권을 침해하며 생산됐다는 불편한 진실이 이번 보고서를 통해 드러났다”며 “한국은 하루빨리 석탄 중독에서 벗어나 깨끗하고 안전한 에너지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천권필 기자 fee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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