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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트럼프 주한 미군 감축 지시”…볼턴 “터무니없는 소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한미군 감축 방안을 준비하라고 지시했다는 뉴욕타임스(NYT) 보도에 대해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직접 반박했다. 
그는 4일(현지시간) 보도 내용 확인을 요청한 중앙일보에 “트럼프 대통령은 펜타곤(미국 국방부)에 주한미군 병력감축 옵션을 준비하라는 지시를 내린 바 없다”며 “뉴욕타임스 기사는 전혀 터무니없는 소리”라고 NSC 관계자를 통해 밝혔다. 
 
하루 앞선 3일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정상회담을 수주 앞둔 상황에서 국방부에 주한미군 감축 방안을 준비하라고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복수의 미 관리들은 “주한미군 감축 규모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협상 카드로 사용할 의도는 없다”면서도 “남북 간 평화협정이 체결될 경우 현재 한반도에 주둔 중인 2만 8500명 병력의 필요성이 줄 것”이라고 인정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관리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원하는 방안이 주한미군 완전 철수인지 감축인지에 대해선 확인을 거부하면서 북한과 외교와 관계없이 해외 미군의 규모를 재검토하는 일은 벌써 해야 했을 일이라고 강조했다. 
 
NYT의 보도가 사실일 경우 트럼프 정부 내에서 주한미군 철수·감축을 심도 있게 검토하고 있다는 의미여서 상당한 파장이 예상됐다. 
이 때문에 볼턴 보좌관이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미 공조에 균열을 일으킬 수 있는 NYT보도를 즉각 부인해 조기 진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초강경 매파' 존 볼턴 백악관 안보보좌관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초강경 매파' 존 볼턴 백악관 안보보좌관 [AP=연합뉴스]

 
미국 내 주한미군 철수·감축 논의는 이번 보도에 앞서 여러 형태로 흘러나왔다.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은 지난달 27일 “평화협정이 체결되면 미군이 한반도에 계속 주둔할 필요가 있는가”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마 그것은 동맹국은 물론 북한과의 협상에서 우리가 논의할 이슈의 일부”라고 시인했다. 또 NBC방송은 “지난 2월 평창올림픽 이전 트럼프 대통령이 주한미군 철수 명령을 내리려다가 존 켈리 비서실장과 심한 언쟁을 벌인 끝에 단념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NYT 역시 이번 보도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주한미군을 철수키로 결심을 굳혔다”면서 “한국으로부터 주둔비용을 적절히 보상받지 못하고 있고, 병력은 주로 일본을 보호하고 있으며, 수십년간 미군 주둔이 북한의 핵 위협을 막지 못했다고 주장한다”고 전했다. 
대선 때인 2016년 7월 같은 신문과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군인들이 거기에서 북한이 미사일을 쏘아대는 걸 가만히 앉아 쳐다보도록 두고 있다”며 “우리는 오랫동안 그곳에 주둔했지만 공평하게 얘기해 사실상 아무 쓸모가 없다”고 하기도 했다.
 
트럼프의 지시가 현재 진행 중인 한·미 간 방위비 분담금협정 개정 협상에서 유리한 입장에 서기 위한 협상 전략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협정은 올해 말 만료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주둔비용의 절반인 연간 8억 달러 이상을 대고 있는 한국에 사실상 비용 전부를 부담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허버트 맥매스터 전 국가안보보좌관과 리키 워델 부보좌관같은 보좌진에게 주한미군의 필요성에 대해 계속 의문을 제기했다.
  
국방부 및 다른 부처 관리들은 북한과 위험한 핵 협상을 시작하는 중요한 순간에 주한미군 감축은 한·미동맹을 약화하고 이웃 일본에도 공포감을 야기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크리스틴 워머스 전 국방부 정책담당 차관은 “북한이 과거 합의를 파기한 오랜 전력을 고려할 때 협상 초기에 주한미군 감축이나 연합훈련 중단 같은 선물을 주는 건 바보 같은 짓”이라고 말했다. 올해 초 북미 긴장이 고조됐을 때만 해도 백악관은 국방부가 대통령에게 북한에 대한 제한적 군사옵션을 제공하는 데 늑장을 부린다며 분통을 터뜨렸다고 한다. 하지만 몇 달 새 상황이 반전됐다. 국방부가 트럼프 대통령이 너무 빠르게 무장해제를 추진하는데 걱정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현재 한미·북미 정상회담 조율을 위해 백악관을 방문한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핵심 관계자는 NYT의 주한미군 감축 지시 보도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패트릭 라이더 합동참모본부 대변인은 “대통령을 위해 준비 중인 병력 옵션에 대한 정보가 없다”고 말했다. 데이나 화이트 국방부 대변인도 NYT 보도에 앞서 브리핑에서 북한과 주한미군 관련 협상을 할 수 있다는 매티스 장관의 발언에 대한 질문에 "우리의 임무 태세는 똑같고 변함이 없다"며 즉답은 하지 않았다. 대신 "우리는 외교관들이 대통령의 목표, 한반도의 불가역적이며 검증 가능한 비핵화를 달성할 수 있도록 보장하기 위한 위치에 있다"고 설명했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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