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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헌 금감원장의 소신 '노동이사제'…'삼수' 끝에 실현될까

윤석헌 신임 금융감독원장은 금융위원회의 임명 제청을 받기 이틀 전 의미심장한 토론회에 참석했다.
 
지난 2일 서울 여의도 국회 도서관에서 열린 ‘금융권 노동이사제 도입을 위한 토론회’였다.
 
윤석헌 금융행정혁신위원장 브리핑. 2017년 12월 20일

윤석헌 금융행정혁신위원장 브리핑. 2017년 12월 20일

 
이날 토론회는 민노총 산하 사무금융서비스노조(사무금융노조)와 한국노총 산하 금융산업노조, 더불어민주당 정재호 의원이 공동 주최했다.
 
윤 원장은 금융행정혁신위원장이란 타이틀로 토론회를 진행했다. 토론회 주제 발표는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가 맡았다. 
 
전 교수는 “노동자에게 이사 추천의 형태로 경영참여 기회를 부여하는 것은 회사 지배 원리에 정확히 부합한다”며 2가지의 구체적인 법률 개정안을 제시했다.
 
"상법 또는 금융 지배구조법 개정" 
 
첫째는 상법 개정안에 근로자 우리사주조합의 상장사 사외이사 추천권을 보장하는 방안이다. 
 
이 경우 금융뿐 아니라 제조업 상장사까지 포괄하기 때문에 파급 효과가 매우 클 것으로 보인다.
 
둘째는 금융회사 지배구조법 개정안에 반영하는 방안이다. 금융회사 임원후보추천위원회 구성 단계부터 우리사주조합의 추천권을 보장하고, 사외이사 후보에 우리사주조합이 추천한 인물을 반드시 포함하자는 것이다.
 
금융권 노동이사제 도입은 윤 원장의 평소 소신과 일치한다. 그는 지난해 12월 20일 금융행정혁신위원회 위원장 자격으로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 섰다.
 
윤석헌 금융행정혁신위원장 브리핑. 2017년 12월 20일

윤석헌 금융행정혁신위원장 브리핑. 2017년 12월 20일

 
이 자리에서 그는 “국정과제에 따라 금융ㆍ공공기관에 노동이사제를 도입해 의사결정 과정의 투명성을 개선하고, 경영자와 근로자가 조직의 성과에 공동으로 책임지는 문화를 정착시켜 주시도록 권고한다”고 말했다.
 
혁신위는 금융위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낙하산 방지 및 지배구조 투명성 제고를 위해 금융회사에 근로자 추천이사제 도입 검토를 권고한다”며 “근로자의 경영참여로 내부 견제가 이뤄져 경영 의사결정의 투명성과 책임성이 제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혁신위의 노동이사제 권고는 채택되지 않았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신중론을 폈다.
 
최 위원장은 지난 1월 기자들의 질문에 “근로자 추천이사제나 노동이사제 도입을 법이나 제도로 정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며 “하고 안 하고는 각 은행에서 결정할 일”이란 입장을 밝혔다.
 
최종구 금융위원장

최종구 금융위원장

 
이런 가운데 국내 최대의 금융지주사인 KB금융에서 노조가 추천한 사외이사를 선출하려는 시도는 두 번 연속 무산됐다.
 
윤석헌 원장의 취임식 이후 행보가 주목되는 이유다. 만일 KB금융에서 노조 추천 사외이사가 등장한다면 '삼수' 끝에 실현되는 셈이다.
 
국민은행 노조는 지난해 11월 임시 주주총회에선 하승수 변호사를 사외이사로 추천했지만, 주주들의 반대로 안건이 부결됐다.
 
KB금융지주 윤종규 회장. [연합뉴스]

KB금융지주 윤종규 회장. [연합뉴스]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선 권순원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가 사외이사 후보에 올랐지만 역시 부결됐다.
  
당시 글로벌 의결권 자문회사인 ISS는 물론 KB금융의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지분율 9.62%)도 반대 의사를 밝혔다.
 
지난 3월 금융위가 발표한 ‘금융회사 지배구조 개선방안’에는 노동이사제나 근로자 추천이사제는 제외됐다. 금융위는 근로자 추천이사제를 제외한 금융회사 지배구조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한 상태다.
 
더불어민주당과 노동계는 국회에서 법을 고쳐서 노동이사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앞으로 국회 법안 심의 과정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했다. 오른쪽은 우원식 원내대표.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했다. 오른쪽은 우원식 원내대표.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2일 토론회 축사를 통해 “노동이사제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에서 보편화한 제도 중 하나로 그 어떤 분야보다 공공성이 담보돼야 할 금융산업의 지배구조를 개선하는 제도”라고 소개했다.
 
토론회를 주관한 정재호 의원은 정부 안과 별도의 법안 제출을 준비 중이다. 정 의원은 “더 이상 금융권 노동이사제 도입을 늦출 이유와 명분은 없다”며 “국회에서 관련 입법의 관철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주정완 기자 jwjoo@joongang.co.kr
용어사전 > 윤석헌 신임 금감원장 내정자
경기고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한국은행에서 근무했다. 미국 산타클라라 대학교에서 경영학 석사(MBA), 노스웨스턴대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캐나다 맥길대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다 귀국해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으로 일했다. 한림대 경영대학원장, 숭실대 금융학부 교수로 재직했고, 한국금융학회와 한국재무학회 회장을 지냈다. 대통령실 국민경제자문회의 자문위원, 금융발전심의위원회 위원장, 금융행정혁신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다. 한국씨티은행, 한국거래소, ING생명보험의 사외이사로 일했다.
  • 출생년도1948
  • 직업[現]금융기관단체인,[現]대학교수,[前]연구인
  • 소속기관 [現] 금융감독원 원장(내정),[現] 금융행정혁신위원회 위원장,[現]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객원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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