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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해체, 좀비기업 정리"…윤석헌 금감원장의 소신은

 “금융위원회의 문제는 금융 관련 산업정책과 감독정책을 모두 관장한다는 데 있습니다. 자동차의 액셀러레이터와 브레이크를 묶어 놓은 셈이죠.”(『비정상 경제회담』 p.161)
 
“인터넷 전문은행을 핑계로 은산분리 규제완화를 추진하려는 것 같은데, 인터넷 전문은행의 이득보다 은산분리 규제완화 비용이 훨씬 많아서 비교 대상이 되지 않습니다.”(『비정상 경제회담』 p.154)
 
2004년 공적 통합 민간 금융감독기구 개편촉구 경제/경영학자 100인 기자회견 당시의 모습. 윤석헌 당시 한림대 교수(왼쪽 두번째)가 기자회견 뒤 성명서를 낭독하고 있다. [중앙포토]

2004년 공적 통합 민간 금융감독기구 개편촉구 경제/경영학자 100인 기자회견 당시의 모습. 윤석헌 당시 한림대 교수(왼쪽 두번째)가 기자회견 뒤 성명서를 낭독하고 있다. [중앙포토]

 
윤석헌(70) 신임 금감원장은 소신이 뚜렷한 경영학 교수 출신이다. 
 
미국 노스웨스턴대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고 캐나다 맥길대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다 귀국한 뒤 금융연구원ㆍ한림대ㆍ숭실대 등에서 재직했다.
 
윤 원장은 금융감독 체제 개편에 분명한 소신을 갖고 있다. 현재의 금융위를 해체해서 정책 기능은 기획재정부로 보내고, 감독 기능은 금감원과 합쳐야 한다는 주장이다. 
 
또 금감원은 감독 기능과 소비자 보호 기능을 분리하자는 의견을 제시했다. 금융감독 체제를 포함한 정부 조직 개편 문제는 6월 지방선거 이후 본격적으로 수면 위에 떠오를 전망이다.
 
윤 원장은 2016년 펴낸 『비정상 경제회담』이란 책에서 “2008년 이명박 정부 들어 당시 재정경제부의 금융정책국과 금융감독위원회를 합쳐 금융위를 만들어서 (가계부채) 문제를 더 악화시켰다”고 주장했다.
 
이 책은 김대중 정부 시절 청와대 경제수석을 지낸 김태동 성균관대 명예교수와 금감위 부위원장을 맡았던 윤원배 숙명여대 명예교수 등과 토론 형식으로 집필됐다.
 
2004년 한국경제의 재도약을 위한 정책과제 토론회. 한림대 윤석헌 교수 .[중앙포토]

2004년 한국경제의 재도약을 위한 정책과제 토론회. 한림대 윤석헌 교수 .[중앙포토]

 
윤 원장은 이 책을 통해 “금융위의 금융산업정책 업무는 기획재정부로 보내 국제금융정책 업무와 합치고, 감독정책 업무는 민간 공적 기구 형태의 새로운 감독기구로 통합해서 브레이크가 제대로 작동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새로운 감독기구는 금융기관의 건전성 감독을 책임지는 건전성 감독기구와, 금융시장과 소비자보호를 책임지는 행위 규제기구로 이분하는 게 금융시장 발전과 소비자 신뢰회복을 위해 필요하다”며 “학계와 전문가들 사이에선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된 내용”이라고 덧붙였다.
 
"금융위기 시간문제, 자영업자 대규모 파산 우려"
 
가계부채 문제에 대해선 매우 심각한 상황이란 인식을 갖고 있다. 
 
윤 원장은 “현재의 가계부채 증가세가 지속되고 소득창출이 계속 부진하다면 가계부채발 금융위기 가능성은 시간문제”라며 “만약 주택가격의 붕괴나 소득 감소 등 충격이 발생하면 저소득층이나 자영업자들의 대규모 파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향후 가계부채의 증가속도 조절이 시급한데, 특히 신규 가계부채가 증가하지 않도록 억제해야 한다”며 “DTI(총부채상환비율), LTV(주택담보대출비율) 규제 강화가 필요한데 이를 위한 정부의 의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금감원

금감원

 
‘은산분리’ 규제의 완화에 대해선 부정적이다. 
 
그는 “산업자본의 은행지배 금지, 즉 은산분리 규제를 완화하려는 정책도 잘못”이라며 “인터넷 전문은행은 무엇보다 기존 은행의 인터넷 뱅킹 업무 활성화가 더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핀테크(금융과 기술의 결합)에 대해선 “해외 인터넷 전문은행의 성공사례도 있고, 기존 은행권에 자극을 준다는 의미도 있다”며 “금융 자율화를 보장해 주고 감독체계를 튼실하게 해놓고 마음껏 해보라고 하면 경쟁력 있는 무언가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업 구조조정에 대해 윤 원장은 “좀비기업 문제가 한국경제에 또 하나의 불씨를 던지고 있다”며 “좀비기업은 회생 가능성이 크지 않은데도 정부나 채권단의 지원으로 간신히 연명하는 기업을 일컫는데 돈을 빌려 사업을 추진해도 수익이 제대로 발생하지 않아 또다시 부채에 의존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산업은행은 일단 정책금융기관의 길로 다시 접어들었다면 정책금융을 확실히 책임지는 게 옳은 방향”이라고 덧붙였다.
 
주정완 기자 jwjoo@joongang.co.kr
용어사전 > 윤석헌 신임 금감원장 내정자
경기고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한국은행에서 근무했다. 미국 산타클라라 대학교에서 경영학 석사(MBA), 노스웨스턴대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캐나다 맥길대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다 귀국해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으로 일했다. 한림대 경영대학원장, 숭실대 금융학부 교수로 재직했고, 한국금융학회와 한국재무학회 회장을 지냈다. 대통령실 국민경제자문회의 자문위원, 금융발전심의위원회 위원장, 금융행정혁신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다. 한국씨티은행, 한국거래소, ING생명보험의 사외이사로 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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