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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치부 인정한 김정은, 트럼프와 같은 사업가 스타일"

"김정은, 남북 회담서 사업가 스타일 구사"… 북한·스피치 전문가 분석 
 
지난달 27일 오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 앞마당에서 남북공동선언인 ‘판문점 선언’ 발표를 위해 기다리고 있다. [공동사진기자단]

지난달 27일 오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 앞마당에서 남북공동선언인 ‘판문점 선언’ 발표를 위해 기다리고 있다. [공동사진기자단]

 
지난달 27일 남북 정상회담 때 등장했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해 사업가 스타일을 보여주려 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 분석에 따르면 이달 중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북ㆍ미 정상회담에서 사업가 출신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케미'가 통할 수도 있다.
스피치 전문가와 대북 전문가가 비즈니스맨 스타일로 지적한 게 김정은의 화법이다. 김정은이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문 대통령이 오시면 솔직히 걱정스러운 게 우리 교통이 불비(不備ㆍ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음)해서 불편을 드릴 것 같다”면서 “평창올림픽 갔다 온 분이 말하는데 평창 고속열차가 다 좋다고 하더라, 남측의 이런 환경에 있다가 북에 오면 참 민망스러울 수 있겠다”고 언급한 게 대표적이다. 북한의 치부를 김정은 스스로 인정하고 언급한 것이어서 주목을 받았다.
  김미경 아트 앤 커뮤니케이션 대표에 따르면 솔직함과 구체적 사례 제시는 실천 중시형 최고경영자(CEO)에게서 주로 드러난다. 김 대표는 “CEO들은 크게 비전 제시형과 실천 중시형으로 나뉘는데, 김 위원장은 실천을 중시하는 후자”라며 “필요에 의해선 상대가 당황스러울 정도로 솔직해질 수 있는 게 이들의 특징이며 구체적 수치나 사례를 드는 것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북한의 세습 권력자들.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북한의 세습 권력자들.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대북 전문가들에서도 비슷한 평가가 나왔다. 이기동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부원장은 “어찌보면 정치인으로서는 어울리지 않는 솔직한 캐릭터”라며 “자기가 상황을 장악해야 한다는 긴장감이 엿보였지만 꾸밈없는 솔직한 스타일로 반감을 줄이는데 도움이 됐다고 봐야 한다”고 평했다. 
 

김정은이 ‘은둔의 지도자’로 불렸던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보다는 할아버지 김일성의 스타일을 닮으려 한 것 같다는 관측도 나왔다. 김일성ㆍ김정일의 리더십을 연구해온 정창현 현대사연구소장은 “연극ㆍ영화 연출에 관심이 많았던 김정일은 극적 효과를 노리는 정제되고 인위적 스타일을 추구했다”며 “반면 김정은은 수치를 언급하고 사례를 든 뒤 유머를 섞는 방식이 할아버지 김일성을 빼닮았다”고 분석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2018 남북정상회담 방명록 서명. 공동사진기자단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2018 남북정상회담 방명록 서명. 공동사진기자단

 
정 소장은 “할아버지를 롤모델로 하고 학습한 결과일 것”이라며 “여전히 시선 처리나 어색한 표정이 엿보이긴 했으나 훈련을 열심히 받은 모습”이라고 밝혔다. 김정은이 이번 정상회담에서 ‘잃어버린 11년’ 등 남측 표현을 가져다 쓴 것을 놓곤 “선대와는 차별화되는 김정은만의 스타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은이 이번 남북 정상회담에선 보다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는 분석도 있다. 김정은을 수년간 관찰해온 이나미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그의 방명록 친필 서명을 그 근거로 들었다. 김정은은 글자가 점점 위로 올라가는 우상향 서체를 사용해왔다. 김일성ㆍ김정일 따라하기다. 그런데 이번 남북 정상회담 판문점선언 때 김정은의 서명을 보면 평소 북한 매체에 등장했던 서명과는 차이가 있다. 우상향 각도가 눈에 띄게 줄었다는 점이다. 
 
2016년 김정은 친필 서명.

2016년 김정은 친필 서명.

 
지난해까지 북한이 공개한 김정은의 친필서명을 보면 적어도 60도 각도로 위로 향하는데 이번엔 약 30도 정도다. 이나미 교수는 “자신의 이름을 어떻게 쓰는지는 심리 분석의 중요한 척도”라며 “김정은의 경우 이번 회담을 신중하게 임했다는 인상을 준다”고 말했다.  
전수진ㆍ박유미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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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