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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저우선 얼굴로 물건값 결제, 허베이 항구엔 무인 트럭

중국 ‘투심플’이 허베이에서 운영하는 자율주행 트럭. 이 회사는 2020년 이 트럭을 활용한 항구 무인화 기술을 상용화할 예정이다. [사진 각 사]

중국 ‘투심플’이 허베이에서 운영하는 자율주행 트럭. 이 회사는 2020년 이 트럭을 활용한 항구 무인화 기술을 상용화할 예정이다. [사진 각 사]

컨테이너를 실은 자율주행 트럭이 중국 허베이(河北)성의 한 항구에 멈춰섰다. 그와 동시에 하역 크레인이 위치를 잡고 하역 작업을 시작했다. 트럭 운전사는 물론이고 하역사도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않았다. 중국 자율주행 트럭 스타트업 투심플(tusimple)이 공개한 항구 무인화 시스템이다. 최근 엔비디아에서 3300만 달러(352억원)를 투자받은 투심플은 인공지능(AI)과 자율주행 기술을 결합해 항구 무인화 기술 개발을 서두르는 중이다.
 
이 회사 창업자인 하오 지안난은 “올 연말까지 자율주행 트럭을 25대까지 늘리고 2020년엔 항구 무인화 기술을 상용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는 중국이 2013년 이후 4차 산업혁명 관련 논문과 특허 건수에서 미국을 제쳤다고 평가했다.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 등 각종 IT 기술이 결합된 항구 무인화는 중국의 IT 실력을 보여주는 대표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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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한 걸음 더 나아가 ‘스마트 시티’ 조성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대륙의 스마트 시티’란 별칭을 가진 항저우(杭州)에선 현금과 신용카드 없이도 경제활동이 가능하다. 버스와 택시 등 대중교통 요금은 물론이고 재래시장에서도 스마트폰 하나면 물건을 살 수 있다.
 
최근 항저우엔 얼굴 인식 결제시스템이 설치된 패스트푸드 매장이 늘고 있다. 고객 얼굴을 인식해 연계된 신용카드에 물건값을 청구하는 방식으로 상용화에 성공한 건 세계 최초다.
 
컨설팅 기업 딜로이트가 지난 3월 발표한 수퍼 스마트 시티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스마트 시티는 1000여 개로 그중 절반이 중국 도시인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에서 기업 가치가 가장 높은 인공지능(AI) 스타트업인 중국 ‘센스타임’의 얼굴인식 시스템. 흐릿하게 촬영된 사람 얼굴도 정확하게 가려낸다. [사진 각 사]

세계에서 기업 가치가 가장 높은 인공지능(AI) 스타트업인 중국 ‘센스타임’의 얼굴인식 시스템. 흐릿하게 촬영된 사람 얼굴도 정확하게 가려낸다. [사진 각 사]

세계적으로 앞선 중국 스타트업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얼굴 인식 기술을 개발하는 센스타임이 대표적이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 등은 센스타임이 세계에서 기업 가치가 가장 높은 인공지능 스타트업이 됐다고 지난달 보도했다. 센스타임의 기업 가치는 282억 위안(4조8000억원)에 달한다. 지난달에는 6만 명이 모인 한 콘서트장에서 경제사범으로 수배 중이던 남성 용의자를 안면 인식 기술로 중국 공안이 체포하기도 했다.
 
IT 기술 응용 분야에서도 중국은 선전하고 있다. 중국 전자상거래 기업 징둥그룹이 최근 내놓은 셰익스피어는 빅데이터를 작문에 응용한 기술이다. 징둥그룹이 보유하고 있는 데이터를 학습한 셰익스피어는 특정 단어를 입력하면 상품을 소개하는 문구를 자동으로 만들어준다.
 
이런 IT 기술 성장 배경엔 중국 정부의 기술 주도 성장 모델이 깔려 있다. 지난해 7월 중국 국무원이 발표한 ‘차세대 인공지능 기술 개발 공고’가 대표적이다.
 
국무원은 A4 30장 분량의 공고문에서 “인공지능이 경제발전의 새로운 엔진이 됐다”며 “국가 간 경쟁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국무원은 2020년까지 150개 인공지능 핵심 분야를 통틀어 1조 위안(170조원) 규모의 시장을 육성할 계획이다.
 
중국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구자억 서경대 인성교육대학장은 “중국 정부는 커자오싱궈(科敎興國)라 불리는 과학기술 경제성장 전략에 주력하고 있다”며 “IT 기술도 그런 측면에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2010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1.71%이던 중국의 연구개발(R&D) 예산은 2016년 2.11%까지 올랐다.
 
중국의 IT 굴기는 정부-기업-대학 삼박자의 힘에서 나온다. 정부가 대학에 연구비를 투입해 원천기술을 개발하면 기업이 기술과 연구인력을 이어받는 식이다. 하지만 중국이 인공지능 등 원천기술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기까진 장시간이 걸릴 것이란 전망도 있다. 김종환 KAIST 공과대학장은 “중국 인공지능 기술은 세계적으로 공개된 기술을 바탕으로 성장했다”며 “향후 원천기술을 얼마나 확보하느냐에 따라 발전 속도가 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기헌 기자 emc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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