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폼페이오 “북핵 영구적 폐기” … CVID보다 센 PVID 강조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일 워싱턴DC 국무부에서 열린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왼쪽) 취임식을 마친 후 폼페이오 장관의 팔을 두드리며 자리를 떠나고 있다. 가운데는 부인 수전 폼페이오. [AFP=연합뉴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일 워싱턴DC 국무부에서 열린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왼쪽) 취임식을 마친 후 폼페이오 장관의 팔을 두드리며 자리를 떠나고 있다. 가운데는 부인 수전 폼페이오. [AFP=연합뉴스]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이 ‘영구적인 대량살상무기(WMD) 폐기’를 목표로 밝혔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신임 국무장관은 지난 2일(현지시간) 취임사에서 “우리는 영구적이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북한 WMD의 폐기(permanent, verifiable, irreversible dismantling of North Korea’s WMD program)를 지체 없이 행하는 데 전념할 것”이라고 밝혔다. “나쁜 합의(bad deal)는 우리 선택지에 없다”고도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직접 국무부 청사에 자리해 이를 지켜봤다.
 
그간 미국은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핵 폐기(CVID, complete verifiable irreversible dismantlement)를 목표로 규정해 왔다. 그런데 폼페이오 장관은 CVID 중 ‘완전한’을 ‘영구적인’으로 바꿔 PVID를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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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CVID와 PVID를 유사한 개념으로 보면서도 정확한 판단은 보류했다. 노규덕 외교부 대변인은 3일 정례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기본적으로 CVID와 PVID가 표현의 차이는 있지만 뜻의 차이는 없다고 본다. 용어와 관계없이 한·미는 북한 핵 문제를 완전하게 해결한다는 공동의 확고한 목표를 견지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PVID가 CVID를 대체하는 것인지, (폼페이오 장관이) 이 용어를 어떤 수준에서 사용한 것인지는 명확지 않다”고 말했다. 사전에 한·미 간에 PVID에 대한 협의가 있었느냐고 묻자 “없었다”고 답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PVID가 CVID보다 확장·강화된 개념이라는 의견이 많다. 특히 폼페이오 장관의 PVID 표현은 즉흥 발언이 아니라 사전에 준비된 취임사에 들어있는 데다 트럼프 대통령도 있는 자리에서 나왔다는 점에서 이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우정엽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은 “PVID는 되돌릴 수 없게 하는 불가역성에 더 중점을 둔 표현으로 보인다”며 “CVID를 포함하는 더 큰 개념으로 PVID를 쓴 것 같다”고 말했다. CVID가 지속적으로 유지될 경우 달성되는 것이 PVID인 셈이다.
 
‘영구적인 핵 폐기’는 이번 북·미 정상회담에서 합의를 도출해 핵 폐기가 이뤄지더라도 북한이 다시 핵을 개발할 여지가 있음을 염두에 뒀다는 해석도 나온다. 북한이 일회성으로 CVID를 달성하고 안보·경제적 보상을 얻은 뒤 나중에 필요하면 핵무기를 다시 만들 가능성까지 차단하려 했다는 것이다.  
 
천영우 한반도미래포럼 이사장은 “북한은 5년 전만 하더라도 핵무기 재건에 5~6년이 걸렸을 테지만, 지금은 1~2년밖에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PVID는 핵물질 제거, 핵시설 파괴뿐 아니라 그간의 연구 데이터와 인력까지도 폐기의 대상에 포함시키자는 뜻으로 보인다”며 “CVID보다 강도 높은 표현을 씀으로써 정상회담을 앞두고 국내외에 일고 있는 타협 우려를 없애려 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폐기의 대상도 핵에서 WMD로 확장됐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앞서 “북한과 논의할 것이 과거보다 많아졌다”며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생물학 무기, 화학 무기 등을 함께 거론했다(4월 29일 CBS 방송 인터뷰). 노벨평화상을 노리는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PVID를 관철해 북한을 CWC(화학무기금지협약), CTBT(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 등에 가입시킨다면 큰 성과로 평가받을 수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PVID가 북한과의 담판을 앞둔 협상전략일 뿐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대미 소식통은 “북한에 혼란을 주기 위해 새로운 개념을 꺼냈을 가능성도 있다”며 “또 실제 북한과의 협상에선 당장 미국에 급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능력 제거에 집중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유지혜 기자 wise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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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