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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선 승복 않는 문팬 … 당내 “정당 민주주의 망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의 광역단체장 후보 경선이 끝났지만 경선의 후유증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고 있다. 경선에서 패배한 일부 후보의 극렬 지지층은 경선 결과를 인정하지 않고 그들만의 ‘전쟁’을 계속 이어가는 중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공식 팬클럽인 ‘문팬’ 온라인 카페에는 민주당 경기지사 후보로 확정된 이재명 전 성남시장을 비판하는 글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친문계 핵심인 전해철 의원의 패배로 결론난 경선은 이미 지난달 20일 끝났지만 2주 가까이 이 전 시장을 후보로 인정하지 못하겠다는 글이 잇따르는 상황이다.
 
3일 새벽 문팬 게시판에는 ‘의혹인지…사실인지 판단은 각자의 몫’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나쁜 정치인을 가려내는 것은 유권자의 의무”라고 적힌 글에는 다른 온라인 커뮤니티에 있는 ‘이재명 측근 비리 의혹들’이라는 게시물이 링크돼 있었다. 다른 회원들은 이 글에 “민주당은 대체 뭐하는건지” “몰랐던 것도 몇 개 있네요” “민주당도 배가 불렀고 저런 XXX를 뽑는다면”이란 댓글을 달았다.
 
이 카페에서 이런 글이 올라오는 건 최근 일상이 됐다. 이재명 전 시장에 대한 검증을 요청하는 신문 광고를 추진하는 회원이 있는가 하면 매주 토요일 광화문에서 ‘혜경궁 김씨(@08_hkkim)’ 트위터 계정이 누구 것인지 밝히는 수사를 촉구하는 집회를 제안하는 사람도 있다.  
 
이 전 시장이 보수 성향의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일베)’에 회원으로 가입했던 사실을 놓고 공격하는 사례도 많다. 게다가 문팬 카페에서 이재명 전 시장을 지지하거나 용인하는 회원은 지방선거가 끝날 때까지 계정을 활정(활동정지)시키라는 극단적 주장도 있다.
 
그러다 보니 “여기가 무슨 안티 카페냐”며 항의하는 회원과 그를 공격하는 회원 사이에 분란이 생기기도 하고, 그런 모습을 보면서 실망해 “몇 명의 손가락(이 전 시장의 지지자인 ‘손가락혁명군’을 지칭)을 잡자고 침묵하고 탈(퇴)하는 회원들의 일일 통계자료 보면서 가슴이 아프다”는 글을 남기고 카페 운영자에서 물러나는 회원도 나타나고 있다.
 
문팬이 관련된 경선 후폭풍은 제주도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문팬 제주 지역 대표가 포함된 민주당 권리당원 40명은 지난달 27일 문대림 민주당 제주지사 후보 측과 민주당 제주도당을 개인정보 유출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문 후보 측이 경선을 치르면서 “당원명부를 불법적으로 확보해 선거에 활용했다”는 게 이들 주장이다. 이들은 문 후보의 경쟁자였던 김우남 전 의원에게 경선 때 호의적이었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렇게 일부 극렬 지지층이 주도해 경선 결과를 둘러싼 논란을 일으키자 당내에서 우려가 나온다. 민주당 중진 의원은 “지금 일부 문팬이 보이는 행동은 사실상의 경선 불복”이라며 “극성 팬들이 이렇게 행동해도 의원들이 말하지 못하는 건 문자 폭탄에 시달릴까봐 아예 입을 닫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처럼 당의 목소리가 사라진 상황이 계속 이어진다면 정당 민주주의를 망치게 된다”고 지적했다.
 
허진 기자 b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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