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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경협주 투자주의보, 급등했던 철도주 ‘급락’

남북철도 연결구간 열차 시험운행이 성사됐던 2007년 5월 경의 선 열차가 남측 통문을 통과해 북으로 향하는 모습. [연합뉴스]

남북철도 연결구간 열차 시험운행이 성사됐던 2007년 5월 경의 선 열차가 남측 통문을 통과해 북으로 향하는 모습. [연합뉴스]

너무 이른 기대였나. 들떴던 남북 경제협력 종목의 주가가 도로 꺾였다. 남북 철도 연결 기대감에 급등을 거듭했던 철도주의 낙폭이 특히 컸다.
 
3일 현대로템 주가는 17.18% 하락했다. 하루 전 3만2600원이었던 주가가 2만7000원으로 떨어졌다. 현대로템은 철도 차량·시스템 제조회사다. 지난달 27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발표한 ‘판문점 선언’에 동해선·경의선 철도와 도로 연결, 북한 철도·도로 현대화 계획이 담기면서 철도주에 자금이 몰렸다. 회담 전(지난달 26일 종가) 1만9700원이었던 주가는 불과 나흘 만인 2일 65.5% 오른 3만2600원을 기록했다.
 
그런데 사모펀드인 모건스탠리 프라이빗에쿼티(MSPE)가 현대로템 지분 9.7%를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2일 처분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모건스탠리 프라이빗에쿼티는 2006년 유상증자 등에 참여하면서 현대로템 24.8% 지분을 확보했고, 2대 주주로 올라섰다. 이달 대량 지분 매각으로 모건스탠리 프라이빗에쿼티 보유 지분은 15.1%로 줄었다. 남북 경협 기대감에 현대로템 주가가 급상승하자 모건스탠리가 차익 실현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푸른기술(-12.9%), 에코마이스터(-2.4%) 등 다른 철도 관련주도 하락했다.
 
남북 정상회담이 끝난 지 일주일째에 접어들면서 경협 수혜주를 둘러싼 열기가 식는 분위기다. 철도는 물론 건설, 개성공단 입주 등 남북 경협 관련 기업의 주가가 줄줄이 미끄러졌다. 이날 현대건설 주가는 전일 대비 5.13% 내렸고 현대엘리베이터(-7.04%) 주가도 하락세다. 남광토건(-9.42%), 제이에스티나(-9.07%), 좋은사람들(-4.27%), 인디에프(-7.17%) 등 관련 종목 주가가 내렸다. 남북 경협 ‘봄바람’을 기대하기엔 아직 이르다는 평가 때문이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남북 화해 분위기만으로 주가 상승을 예단하기엔 다른 변수도 많다. 외국인의 평가가 특히 냉정하다. 한국 주식을 대량으로 팔고 나간 건 모건스탠리 프라이빗에쿼티만이 아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외국인 투자자는 코스피 시장에서 2801억원, 코스닥에서 422억원어치를 각각 순매도했다.
 
이날 외국인의 ‘팔자’ 행렬에 코스피 2500선이 다시 무너졌다. 하루 전과 견줘 18.36포인트(0.73%) 내린 2487.25로 마감했다. 2500선 회복은 지난달 30일과 2일 ‘이틀 천하’에 그쳤다. 코스닥 지수도 전일 대비 4.96포인트(-0.57%) 하락하며 866.07로 거래를 마쳤다.
 
전문가는 남북 경협주에 대한 섣부른 투자는 위험하다고 경고한다. 북미 정상회담, 비핵화 협상, 남북 경협 구체화 등 코리아 디스카운트(남북 안보 불안으로 한국 기업의 가치와 주가지수가 비슷한 경제 수준의 국가에 비해 낮게 유지되는 현상)를 논하기 전에 넘어야 할 산이 아직 많다.
 
안영진 SK증권 연구원은 “남북 정상회담 이후 경협주가 일시적으로 오르는 모습을 보여줬지만, 실제로 투자가 이뤄졌다거나 가시화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다시 세계 증시의 영향을 받고 있다”라고 진단했다. 안 연구원은 “전반적인 미국 달러화 강세로 (외국인 투자자가) 한국뿐 아니라 신흥국 자산 투자에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기대감이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다. 이안나 골든브릿지투자증권 연구원은 “남북 경협과 관련한 대부분의 업종이 많은 관심을 받으면서 실적과 밸류에이션(기업 실제 가치 대비 주가 수준)이 받쳐주지 않은 종목의 주가까지 상승했고, 이를 두고 과열 평가가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북미 정상회담 전후까지는 남북 경협주에 대한 기대감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라며 “결국 실적이 받쳐주는 종목을 중심으로 ‘옥석 가리기’가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현숙·김정연 기자 new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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