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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산 돌 1t 들여와 화산 연구 … “대폭발 대비, 남·북 머리 맞대자”

이윤수 박사가 지난 1일 대전 지질자원연구원 실험실에서 북한 백두산에서 들여 온 각종 암석을 진지하게 관찰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이윤수 박사가 지난 1일 대전 지질자원연구원 실험실에서 북한 백두산에서 들여 온 각종 암석을 진지하게 관찰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백두산은 내일 폭발한다고 해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을 정도로 위험한 상태입니다. 서울시 면적의 두 배에 이르는 마그마와 20억t에 이르는 천지의 물이 만나면 한반도를 넘어서는 차원의 엄청난 재앙이 올 겁니다. 이번엔 꼭 남·북의 과학자들이 만나 공동연구를 통해 화산폭발의 위험성을 예측하고 준비해야 합니다. ”
 

이윤수 한국지질자원연구원 박사
30년 연구에 돌 300㎏ 닳아 없어져
“백두산 작은 지진 수천번 폭발 징후
북한도 세 차례나 공동연구 요청”

대전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의 이윤수(61) 박사는 국내 최고의 백두산 화산 전문가다. 1990년대 중반 우연히 중국 과학자들과 활화산 연구를 위해 백두산과 인연을 맺었다가 지금까지 30년 이상을 백두산을 연구해오고 있다. 지난 1일 중앙일보가 찾은 대전 지질자원연구원의 실험실과 수장고는 그 증거였다. 지난 세월 동안 연구를 위해 백두산에서 가져온 화산암 700㎏이 있었다. 원래 가져온 돌은 총 1t이 넘었지만, 그간 연구를 하느라 300㎏이 ‘닳아 ’없어졌다.
 
대전 수장고에서 만난 백두산의 돌들은 다양했다. 백두산 지하 100㎞ 아래 맨틀의 일부였다가 화산폭발 때 올라온 것으로 추정되는 초록빛의 감람암, 백두산의 기저를 이루는 회색빛의 현무암, 백두산 몸통을 이루고 있는 조면암, 천지 주변에서 채취한 흰색의 부석(浮石·뜨는 돌) 유문암 등 30여 가지에 달했다. 백두산(白頭山)의 이름에 들어있는 ‘흰머리(白頭)’는 정상 주변에 깔린 흰색의 부석 때문이다. 부석은 마그마가 폭발하는 순간 만들어진 돌이다. 공기 함량이 60∼70%로 높아 물에 넣으면 스펀지처럼 떠오른다. 이 돌들은 백두산이 고향이긴 하지만 ‘국적’은 중국이다. 지금까지 북한 쪽 백두산 지역 연구를 할 수 없었던 탓이다.
 
돌은 과거의 흔적이지만, 그 속에 담겨있는 정보엔 미래를 예측할 단서도 숨어있다. 이 박사 연구팀은 지금까지 ▶백두산 지하에 엄청난 양의 마그마가 존재하고 있는 사실 ▶과거 대폭발이 일어났던 시기(서기 939 또는 946년) ▶백두산은 활화산으로, 앞으로 언제든 다시 대분화가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항간의 주장처럼 발해(698~926년)의 멸망이 백두산 대분화가 직접적 원인이 아니라는 것을 파악한 것은 부가적인 연구성과다.
 
이 박사는 “백두산은 2002년부터 3년 반 동안 작은 지진이 8000회 이상 이어지는 등 화산 폭발 징후가 뚜렷해졌다”며 “이때부터 북한 측에서도 백두산 화산 연구의 필요성을 피부로 느끼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북한은 관련 장비도 부족했고 연구성과도 부실했다. 이 때문에 북한 과학자들은 최근까지 세 차례나 남한 과학자들에게 공동연구를 요청했지만, 지난 10년 가까이 남·북 관계가 경색되면서 무산될 수밖에 없었다.
 
꺼진듯했던 남북 공동연구의 불씨는 최근 성공적인 남북 정상회담 개최에 따라 다시 살아나고 있다. 이번엔 이 박사를 비롯한 남한 과학자들이 먼저 북측에 공동연구를 제안했다. 이례적으로 국제학술지 ‘사이언스’까지 돕겠다며 발 벗고 나섰다. 리처드 스톤 편집장이 지난 3월 말 방북해서 북한 과학자들을 만나 남측의 뜻을 전했다.
 
이 박사는 “북한 과학자들이 남한이 공동연구를 제안해 아주 기뻐했다”며 “현재 남북한 양국이 정부 차원에서 의견과 절차를 조율 중이어서 조만간 오랜 시간 기다려왔던 공동연구를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최준호 기자 joo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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