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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잎ㆍ나뭇잎 하나 떨어지는 데도 과학의 원리가 숨어있다

지난 3월 전남 여수 오동도의 동백꽃. 떨어진 동백꽃잎이 투명한 햇살에 비쳐 반짝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3월 전남 여수 오동도의 동백꽃. 떨어진 동백꽃잎이 투명한 햇살에 비쳐 반짝이고 있다. [연합뉴스]

꽃잎이나 나뭇잎 왜 떨어질까. “때가 돼 그렇지 뭐~.”라고 답할 수 있겠지만, 과학의 눈으로 들여다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마치 붙여놓았던 것처럼 꽃받침이나 줄기에서 에누리 없이 깨끗하게 떨어지는 것에는 논리적 설명이 필요하다.
 
국내 연구진이 이런 궁금증에 해답을 제시했다. 기초과학연구원(IBS) 식물 노화ㆍ수명 연구단 그룹 리더를 지낸 곽준명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교수와 이유리 IBS 박사 연구팀이 그 주인공이다. 이들은 식물이 발달과 노화 과정 중 ‘리그닌(Lignin)’이라는 물질을 만들어 꽃잎이나 나뭇잎이 떨어져야 할 정확한 위치에서 잎을 떨어뜨린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연구성과는 세계 최고 권위의 학술지인 셀 온라인판에 4일(한국시각) 게재됐다.
꽃잎이 떨어지는 '탈리현상'에 관한 세포 수준에서의 메커니즘. [그래픽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꽃잎이 떨어지는 '탈리현상'에 관한 세포 수준에서의 메커니즘. [그래픽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리그닌은 식물의 목질을 구성하는 고분자 화합물이다. 식물 세포벽에 기계적인 강도를 부여하고, 셀룰로오스 다음으로 목재의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연구에 따르면 리그닌은 꽃잎과 나뭇잎이 정확한 위치에서 떨어지도록 ‘세포벽 분해 효소’를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잎이 떨어질 때 즈음엔 잎과 줄기의 경계선에 분해 효소가 밀집돼 주변 세포들에 퍼지지 않도록 한다는 얘기다. 이렇게 잎이 분리될 때는 떨어진 단면에 큐티클 막이 형성되면서 외부 세균의 침입으로부터 식물을 보호해 생존력을 높여주는 기능도 한다.
이탈 세포층에 특이적으로 형성되는 리그닌의 구조. [사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이탈 세포층에 특이적으로 형성되는 리그닌의 구조. [사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곽준명 교수는 “리그닌의 역할에 대한 연구를 통해 앞으로 작물의 꽃과 종자ㆍ과일이 떨어지는 것을 조절해 수확량을 늘리면 식량 생산 증대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준호 기자 joo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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