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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보복 넘어선 현대·기아차…중국 판매 ‘더블’ 쳤다

현대자동차 '소형 SUV 엔씨노' [중앙포토]

현대자동차 '소형 SUV 엔씨노' [중앙포토]

 
현대차·기아차가 미국을 제외한 대부분의 주요 자동차 시장에서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 침체에도 불구하고 판매량을 회복하면서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에도 청신호가 들어왔다.
 
현대차그룹이 3일 발표한 실적에 따르면 현대차·기아차는 4월 전 세계 판매대수(63만1225대)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4% 증가했다. 양사 판매대수가 두 자릿수 늘어난 건 2014년 12월 이후 40개월 만이다.
 
 
가장 큰 반전은 중국이다. 현대차에 따르면 4월 현대차·기아차 중국 판매대수(10만3109대)는 지난해 4월 대비 101.9% 늘었다.
 
지난해 3월 한국 정부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한반도에 배치한 이후 현대차그룹은 근 1년 동안 중국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2월까지만 해도 현대·기아차 중국 판매실적은 지난해 같은 기간의 절반 수준(59.2%)에 불과했다.
 
현대차 중국형 베르나 [중앙포토]

현대차 중국형 베르나 [중앙포토]

하지만 현대차그룹은 4월 판매실적을 2배로 늘리면서 이른바 ‘사드 충격’을 털어버렸다. 최병철 현대차 재경본부장(부사장)은 “2종의 중국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ix35·엔씨노)을 출시하면서 판매량을 회복했다”며 "올해 중국서 3종의 신차(위에동 5도어·쏘나타PHEV·라페스타)를 추가로 선보이면 판매량은 더욱 가파르게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천수 기아차 재경본부장(부사장)도 “올해 중국서 3종의 신차(K5 PHEV·이파오·KX3전기차)를 추가로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기아차 신형 SUV 이파오 [중앙포토]

기아차 신형 SUV 이파오 [중앙포토]

국내에서도 좋은 소식이 이어졌다. 같은 기간 국내서 현대차는 40개월 만에 최대 판매 증가율(11.1%·39만1197대·수출포함)을 기록했고, 기아차 판매 성장률(+9.3%·24만28대·수출포함)도 20개월 만에 최고치다.
 
아직 4월 실적을 공개하지 않은 대륙에서도 마찬가지다. 현대차·기아차 1분기(1~3월) 월평균 판매량을 보면, 유럽(7%)·아시아(중국·한국 제외)·중동·아프리카(2.9%)에서 모두 지난해보다 차를 더 팔았다.
 
문제는 미국이다. 현대차·기아차 북미 판매대수(10만6648대)은 지난해 4월보다 8.4% 줄었다. 김평모 DB금융투자 수석연구원은 “북미 주력 모델인 현대차 쏘나타와 기아차의 옵티마 판매량이 모두 2014~2016년 대비 절반 이하로 하락했고, 닛산자동차가 조만간 경쟁 세단(알티마)을 선보이면 현대·기아차 부진은 당분간 지속할 것”이라며 “특히 기아차는 올해 북미 실적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예상했다.
 
1월4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현대차 미디어컨퍼런스 무대에 선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중앙포토]

1월4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현대차 미디어컨퍼런스 무대에 선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중앙포토]

 
현대기아차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추가 투입해서 반등을 모색할 계획이다. 구자용 현대차 IR 담당 상무는 “코나에 이어 신형 싼타페와 투싼 부분변경모델 등을 출시해 북미 시장을 공략한다”고 밝혔고, 한천수 본부장도 “스포티지에 이어, 카니발·쏘렌토 부분변경 모델과 전기차(니로EV)를 연내 미국에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앞으로의 전망은 엇갈린다. 김준성 메리츠투자증권 연구원은 “싼타페가 국내 시장에서 상당한 인기를 누리고 있고, 중국에서도 링동·밍투 판매량이 증가하면서 2분기부터 그룹 전체 실적은 좋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이재일 신영증권 선임연구원은 “현대차·기아차 실적이 본격적으로 회복하려면 미국 판매가 관건인데, 북미 판매량이 5분기 연속, 생산량이 4분기 연속 감소세”라며 “신형 싼타페를 미국서 판매하는 8월까지는 큰 폭의 실적 반등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21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공개된 신형 싼타페. [사진 현대차]

21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공개된 신형 싼타페. [사진 현대차]

 
실적 회복 여부는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 작업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오는 29일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는 임시 주주총회에서 그룹 지배구조 개편에 따른 분할·합병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여기서 각사 주주 3분의 2가 분할·합병에 각각 동의하지 않는다면 어렵게 마련한 지배구조 개편안에 제동이 걸린다.
현대모비스의 모듈·AS사업부문을 합병하는 현대글로비스 주주들은 반대할 이유가 크지 않지만, 이를 떼어주는 일부 현대모비스 주주 입장은 다르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계 행동주의 투자자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에 자꾸 문제를 제기하는 것도 주주 입장에서 혜택이 크지 않다고 생각하는 일부 현대모비스 주주들의 동조를 노린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현대·기아차의 실적 개선은 지배구조 개편 작업에 긍정적이다. 사업적으로 관련이 깊은 현대차그룹 특성상, 완성차의 주식 가치가 높아지면 여기 납품하는 현대모비스의 기업가치도 상승하기 때문이다. 또 실적이 좋아지면 추가로 주주 친화정책을 펼 여력이 커진다. 김준성 연구원은 “기업 가치가 크게 상승하면 현대모비스 주주 입장에선 지배구조 개편안에 반대표를 던질 이유가 없다”며 “실적 개선과 더불어 현대모비스 기업 가치 상승을 위해 추가적인 주주 친화정책이 나온다면 지배구조 개편 작업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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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