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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학생들에 물었더니 돌아온 답은

서울의 한 중학교에서 여학생이 수업 도중 머리를 만지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의 한 중학교에서 여학생이 수업 도중 머리를 만지고 있다. [연합뉴스]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 1989년 개봉한 한국 영화의 제목이다. 개봉 당시 청소년들에게 공감을 얻으면서 흥행에도 성공했다. 하지만 지금 그 또래에게 학업 성적과 행복을 물어보면? 답이 정반대로 나올지도 모른다.
 
학업 성적이 높을수록 청소년이 느끼는 행복감이 올라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반면 연령이 높아지면 행복감은 되레 줄어드는 양상을 보였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은 지난해 5~7월 전국 초ㆍ중ㆍ고 남녀 청소년 9022명의 행복 수준을 조사한 ‘2017 청소년이 행복한 지역사회 지표조사’ 결과를 3일 공개했다. 2015년 처음 시작된 이 조사는 3번째로 실시됐다.
 
청소년정책연구원은 학생들의 행복 수준을 확인하기 위해 ▶주관적 웰빙 ▶관계 ▶건강 ▶교육 ▶안전 ▶참여 ▶활동 ▶경제 ▶환경 등 9개 영역을 조사했다. 주관적 웰빙과 관계를 제외한 7가지 지표는 각종 통계를 활용했다. 이렇게 조사한 주관적 행복 지표는 남학생이 여학생보다 더 높은 점수가 나왔다. 이는 우리 사회에서 여성이 경험하는 현실적인 열악함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초등학교에서 중학교, 중학교에서 고등학교로 학년이 올라갈수록 점수가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특히 15~16세 이상은 대체로 나이가 많아질수록 삶에 만족하지 못한다는 비율이 늘었다. 최인재 청소년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높아진 청소년들의 인식 수준보다 우리 사회가 아직 청소년 개개인의 욕구를 만족시키지 못 하고 있다. 입시 위주의 교육 환경도 주관적 행복감에 크게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영화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 포스터. [중앙포토]

영화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 포스터. [중앙포토]

특히 학업 성적(상ㆍ중ㆍ하 구분)이 높아질수록 모든 영역에서 주관적 행복감이 높게 나왔다. 학교생활과 인간관계 등에서 상당한 점수 차가 있었다. 전반적인 삶의 만족도를 의미하는 '주관적 웰빙' 점수를 비교하면 성적이 상위권인 학생들이 10점 만점에 7.58점을 기록한 반면 중위권은 6.97점, 하위권은 6.18점으로 크게 떨어졌다. 최인재 선임연구위원은 "학업 성적이 낮은 청소년들은 초등학교 때부터 스트레스와 압박감을 많이 받고, 성적이 삶의 불만족에도 상당히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왔다"고 설명했다.
 
주관적 행복 지표는 지역별로는 읍ㆍ면 지역, 가족 유형별로는 한부모 가족의 학생들이 평균 점수가 낮았다. 최 선임연구위원은 "청소년 행복과 관련한 정책 추진 과정에선 성별에 따른 영향ㆍ효과 등을 평가하고 보다 세밀한 정책 적용이 필요하다. 청소년들의 욕구와 인식 수준을 반영할 수 있는 정책 개발과 시스템 마련도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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