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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알리지 말라" 기초생활수급비 아껴 500만원 성금 낸 80대 할머니

83세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할머니의 따뜻한 나눔 
기초생활수급비를 아껴서 만든 500만원. [사진 경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

기초생활수급비를 아껴서 만든 500만원. [사진 경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

지난달 26일 오전 경북 경산시 북부동주민센터. 거동이 불편한 듯 보이는 한 할머니가 문을 열고 들어섰다. 그러곤 주민센터 직원에게 "어렵게 사는 어린이나 청소년을 좀 도와 달라."며 수표 5장을 건넸다. 100만 원짜리 5장. 500만원이었다. 
 
할머니는 주민센터 측에 "조금씩 아껴 모은 돈인데, 절대 내 이름도 얼굴도 알리지 말고 도와달라"고 했다. "주변에서 (나도) 도움을 많이 받아 같이 나누려는 것일 뿐이다"고 덧붙였다. 
 
할머니의 500만원은 주민센터를 통해 최근 경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전해지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모금회가 수소문한 결과, 수표를 건넨 이는 경북 경산시에 사는 83세 A할머니다. 할머니는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않다. 2003년부터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로 생활하고 있다. 다리가 불편해 지체 장애까지 있다. 단칸방에 사는 홀몸 노인이다. 
 
경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 관계자는 "할머니는 기초생활수급비의 일부를 2003년부터 15년간 매월 조금씩 떼어내 500만원을 만든 것이다. 말 그대로 얼굴 없는 천사다"고 설명했다. 
 
경제적으로 넉넉한 이들도 하기 힘든 일을 80대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인 홀몸 노인이 한 셈이다. 사회복지사 등에 따르면 지체 장애가 있는 1인 가족의 월 기초생활수급비는 평균 50여만원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할머니의 500만원을 북부동에 사는 형편이 어려운 아동·청소년을 돕는데, 모두 사용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북부동주민센터를 통해 도움을 줄 대상을 선별 중이다.  
 
경산=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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