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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왕이 면담, 대북 제재중인 북한 '뒷문' 개방 신호탄 되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중(3월 25~28일) 이후 북한과 중국의 거리 좁히기가 속도를 내고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23일 북한에서 발생한 중국인 교통사고의 희생자를 조문하고 병문안을 했다. 이틀 뒤엔 이들의 귀환을 위해 특별열차 편성을 지시하고, 남북정상회담(지난달 27일) 준비를 하는 와중에도 직접 평양역에서 환송하는 성의를 보였다.
 
북한을 방문중인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2일 이용호 북한 외무상과 회담을 하고 있다. [사진 노동신문]

북한을 방문중인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2일 이용호 북한 외무상과 회담을 하고 있다. [사진 노동신문]

 
그는 지난달 17일에는 예술단을 이끌고 방북했던 쑹타오(宋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과 두 차례 면담했다. 지난해 11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특사로 쑹타오 부장이 평양을 찾았을 땐 빈손으로 돌려보냈던 것과 비교하면 냉랭했던 양국 관계가 회복 국면에 들어섰음을 보여준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26일 북한에서 교통사고를 당한 중국인 부상자들의 귀환열차에 올라 배웅하고 있다. [사진 조선중앙통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26일 북한에서 교통사고를 당한 중국인 부상자들의 귀환열차에 올라 배웅하고 있다. [사진 조선중앙통신]

 
이런 가운데 북ㆍ중 경제 교류도 기지개를 켤 조짐을 보인다. 2일 평양에서 열린 북ㆍ중 외무장관 회담엔 경제관료가 포함됐다. 북한 관영 언론들은 회담 소식을 전하며 "이용호 외무상과 구본태 대외경제성(옛 무역성) 부상이 참가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조봉현 IBK 연구소 부소장은 "구본태 부상이 회담에 참여한 건 경제협력 논의를 했다는 방증"이라며 "중국의 대북지원이나 협력, 기존에 추진하다 중단된 사업의 재개 방안이 구체적으로 오갔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방중 당시 경제 관료를 포함하지 않았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은 이수용 외교위원장과 김영철 부위원장, 김성남 국제부 부부장 등이 수행했다고 발표했다"며 "북한이 발표하지 않은 인물 가운데도 경제관료는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제관료가 수행했을 경우 경협이나 대북지원 문제를 논의했을 것이라는 관측을 피하려는 의도였을 것"이라며 "대북 제재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중국 측에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향후 더 크게 받겠다는 취지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향후 더 크게’ 받는 사업이 이번 회담에서 진행됐을 수 있다는 것이다.
 
2일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의 방북에 대해 외교전문가들은 중국이 남북정상회담의 결과를 청취하고 한반도 평화협정에서 배제되지 않으려는 의도로 보고 있다. 여기에다 대북제재 해제에 대비해 북·중 경제 협력 방안을 논의했을 가능성도 있다. 그동안 중국은 북한 경제의 버팀목이자, 대북제재 환경에서 ‘뒷문’으로 간주됐다.
 
3일 오전까지 왕이 부장이 김 위원장을 만났다는 소식은 전해지지 않았다. 하지만 정부 당국자는 "최근 북·중 관계가 급속도로 복원되는 분위기를 고려하면 김 위원장을 면담할 가능성이 있다"며 "김 위원장이 왕이 부장과 이용호 외무상의 회담(2일) 결과와 왕이 부장의 선물 보따리를 확인한 뒤 면담 여부를 결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따라서 김정은의 왕이 부장 면담 여부가 '뒷문' 개방의 신호탄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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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