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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스트' 자처 대통령 개헌안에 여변 "여성대표성 부족"

한국여성변호사회(이하 여변)가 지난 3월 발의된 대통령 개헌안에 여성인권에 대한 내용이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여변은 2일 오후 5시 변호사회관에서 서울지방변호사회와 함께 ‘대통령 개헌안-여성인권 및 젠더 관련 이슈에 관하여 말하다’ 심포지엄을 열고 이처럼 비판했다.
 
여변과 여성전문가들은 지난 3월 26일 문재인 대통령이 발의한 개헌안에 신설된 ‘국가는 성별 또는 장애 등으로 인한 차별 상태를 시정하고 실질적 평등을 실현하기 위하여 노력해야 한다’는 내용의 제11조 2항이 실질적 성평등을 보장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선영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다른 차별을 모두 관통하는 젠더에 의한 차별을 다른 차별과 동일하게 취급했다”며 “일반적 평등권과는 별도로 국가에 실질적 양성평등 실현 의무를 부여하는 독립조항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국여성변호사회가 2일 심포지엄을 열고 대통령 개헌안에 '여성 대표성'에 대한 내용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사진 한국여성변호사회]

한국여성변호사회가 2일 심포지엄을 열고 대통령 개헌안에 '여성 대표성'에 대한 내용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사진 한국여성변호사회]

 
대통령 개헌안이 양성만이 할 수 있는 혼인을 가족 구성의 전제로 봄으로써 다양한 가족형태를 인정하지 않는 현행헌법 조항을 그대로 유지한 점도 지적됐다. 박 연구위원은 “민주주의 실현을 위해서는 이번 개헌에 혼인과 가족 구성의 자유 및 권리에 대한 보장이 담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이번 개헌안이 “여성이 임신‧출산‧육아 책임을 지기 때문에 여성의 노동은 보호돼야 한다는 인식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며 “여성을 약자로 보는 시선을 벗어나야 한다”고 지적했다.
 
여변은 이에 대한 대안으로 남녀 동수 대표성을 강조하는 내용을 헌법에 담을 것을 제안했다. 발표에 나선 김은주 한국여성정치연구소장은 “국민의 구성원인 남성과 여성이 동등하게 의사결정과정에 참여할 수 있어야 진정한 의미의 국민주권이 실현된다”며 “정치적 대표성에서의 남녀 동수를 보장해 양성평등 헌법을 실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소장은 특히 헌법에 여성의 대표성 보장을 담은 프랑스·이탈리아·벨기에·이라크·포르투갈 등 5개 국가의 헌법을 예로 들었다. 벨기에는 내각과 공동체 및 지역정부는 남녀를 포함해야 한다고 헌법에 규정하고 있으며, 이탈리아‧프랑스‧포르투갈도 남성과 여성이 평등하게 선출직에 접근해야 한다고 헌법에 명시했다. 이어진 토론에서 여변 소속 김영미 대한변협 여성특별위원회 위원도 “대통령 개헌안에 담긴 내용은 선언적 조항에 불과하다”며 “남녀의 실질적 평등 실현을 위해서는 남녀동수 조항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9대 대통령선거 후보 시절 “페미니스트 대통령이 되겠다”고 선언했다. 양성평등의 실현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할 것을 약속했다. 여변은 "페미니스트를 자처했음에도 문 대통령이 직접 발의한 개헌안이 실질적 양성평등을 실현하기에는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전주혜 변호사(여변 부회장)는 “30년 만의 개헌에 걸맞게 시대변화를 반영한 여성 대표성 확보 조항이 필요한데 이번 개헌안에는 그게 빠져있다”며 “양성평등을 실현하기 위해서라도 여성의 권리와 대표성을 헌법으로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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