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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 디젤은 환상, 디젤차 수입도 제조도 말아야”

윌리엄 롬 NYU 의대 교수

윌리엄 롬 NYU 의대 교수

“지구상 대부분 인간은 지금 화석연료로 인해 건강에 해로운 공기를 마시고 있다.”
 
지난달 14일(현지시간) 뉴욕 브루클린의 프로스펙트 공원에서 스스로 몸에 불을 붙여 사망한 환경운동 변호사 데이비드 버켈(60)이 유언장에 남긴 말이다. 화석연료를 이용한 극단적인 분신으로 화석연료에 대한 경종을 울리기 위한 메시지였다.
 
지난 수년간 한반도에 들이닥친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는 중국발과 한국발을 불문하고 대부분이 화석연료에 기인한다. 석유와 석탄을 떼면서 에너지를 얻고, 자동차를 굴리는 인구가 많아지면서 우리의 건강이 그 부산물에 시달리고 있는 셈이다.
 
뉴욕대 의대의 윌리엄 롬(72·사진) 교수를 최근 만났다. 먼지가 호흡기와 심혈관계에 미치는 영향 등에 관한 연구로 500여 편의 논문을 펴낸 환경의학의 대가이다.
 
롬 교수는 한반도에 들이닥친 미세먼지의 폐해를 잘 알고 있다면서 “우선 디젤차 수입과 제조부터 규제하라”고 조언했다. 노후경유차 폐차에서 한발 더 나아간 수준이다. 미세먼지의 온상으로 알려진 중국과의 협조도 중요하지만 한국 내부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항목부터 챙기라는 것이다. 다음은 일문일답.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한반도를 위협하는 미세먼지가 중국발이라는 주장이 사실인가.
“나는 그렇다라고 얘기한다. 많은 부분이 중국에서 건너온다. 항공우주국(NASA)과 한국팀의 공동 연구에서 평소에는 미세먼지의 50%가 중국발이고, 많을 때에는 75%까지 치솟았다. 중국에서는 주로 화력발전소와 공장, 난방용으로 떼는 땔감 등에서 유래했다. 이런 것들이 한반도에 들이닥치는데 도저히 컨트롤할 수 없다는 게 문제다.”
 
중국에 개발붐이 일기 시작하면서 한반도 미세먼지 이슈가 부각되기 시작했다. 미세먼지가 얼마나 위험한가.
“이런 입자들은 호흡기, 심혈관계에 질병을 일으키고 폐암을 일으킨다. 단기적, 장기적으로 노출됐을 경우 심장마비와 부정맥을 유발한다. 초미세먼지 입자인 PM2.5가 폐 혈관으로 들어가 심장을 자극해 치사율을 높일 뿐 아니라, 평균수명을 단축시킨다. 미국에서 공기오염에 노출될 경우 6개월, 중국에서는 1년의 수명이 단축된다는 조사결과가 있다. 특히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해롭다. 미세먼지에 노출된 아이들은 폐가 정상적으로 성장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아이들이 성인이 된 다음 정상적인 활동을 못할 수도 있다. 무엇보다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연무처럼 보이는 초미세먼지가 더 큰 문제다. 화석연료를 태울 때 나오는 초미세 입자가 고비사막에서 오는 황사나 땔감 연소보다 더 해롭다.”
 
9·11 테러 당시 먼지에 따른 피해가 어느 정도였나.
“거주자와 생존한 근무자, 잔해 제거인력, 소방관의 순서대로 10만여명의 역학조사를 벌였다. 호흡량이 크게 줄었다. 사고발생 초기 먼지를 집중적으로 들이마신 소방관의 폐활량은 9·11 이전에 비해 32% 정도 떨어졌다. 기침과 호흡곤란, 천식, 폐색성 호흡기 질환을 호소했다. 7~8년이 지나도 폐기능을 완전하게 회복하지 못했다.”
 
한국이 중국에 미세먼지에 대해 정당한 요구를 하지 못한다는 비난이 많다.
“한국은 중국을 포함해 일본과도 공기질 개선을 위해 손을 맞잡아야 한다. 중국이 화석연료 사용량을 줄이려고 노력하고 있고 전기차로 바꾸는 작업을 진행중인 만큼 한국도 비슷한 수준에서 노력해야 한다. 화력발전량을 줄이고, 풍력과 태양광 그리고 수력을 늘려야 한다. 그런 다음 중국에 협조를 구하는 게 수순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미세먼지 저감책을 추진중이다.
“화력발전소 신규 건설 중단은 바람직하고 적절했다. 두 번째는 세계보건기구(WHO)가 권장하는 수준으로 초미세먼지 기준을 대폭 낮춰야 한다. PM2.5 기준으로 현재 50㎍/㎥을 25㎍/㎥으로 낮추는 작업이 필요하다. 디젤차에 대한 규제 또한 필요하다. 더 이상 수입하거나 제조하지 말아야 한다. 가능한 많은 대수의 전기차를 보급해야 한다. 정부는 전국 곳곳에 전기충전소를 설치하는 등 인프라를 늘려야 한다. 한국은 작은 나라이기 때문에 전기차 인프라를 갖추는데 이상적인 곳이다. 대중교통 버스를 천연가스로 교체하고, 기차와 트럭은 전기로 움직이게 하는 게 바람직하다. 산업별로 미세먼지 발생량을 집계하고 조절할 수 있어야 한다.”
 
클린 디젤이라는 말도 있었다.
“디젤 엔진은 현실적으로 질소산화물을 증가시킨다. 하지만 입자로 나타나지 않아 미세먼지로 측정이 안 된다. 온실가스로 불리는 이산화탄소 배출이 적어 디젤엔진이 깨끗하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지만, 질소산화물이 대기중에서 더 해로운 초미세먼지로 바뀌기 때문에 실제로는 매우 더러운 엔진이다. 폴크스바겐을 비롯한 독일차 업체들이 디젤엔진을 전기차로 바꾸는 작업을 벌이는 배경이다. 볼보는 생산라인업 전체를 전기차로 계획하고 있다. 미국에서도 하이브리드를 거쳐 전기차로 옮겨가려는 계획이 실행되고 있다. 미국 자동차업체들은 휘발유 1L에 23㎞를 주파하는 연비가 목표다. 이렇게 되면 1조7000억 달러를 절약할 수 있다.”
 
미세먼지가 닥쳤을 때 바깥출입을 자제하는 게 최선인가.
“현재로서는 그렇다. 미세먼지가 매우 심할 경우에는 외부 활동을 줄이는 게 최선책이다. 질소산화물과 오존의 위험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때는 외부에서 운동도 삼가야 한다. 더 많은 양의 먼지가 폐로 들어가기 때문이다. 특히 노약자는 더욱 조심해야 한다. 바깥에 나갈 때에는 반드시 마스크를 써야 한다. 착용시 오리주둥이처럼 보이는 N95(한국 규격으로는 KF94~99가 해당) 마스크를 강력 추천한다.”
 
◆윌리엄 롬 교수는
2001년 9·11 테러 당시 과다 먼지에 노출된 30만명  중 10만명의 역학조사를 진행한 경험을 지니고 있다. 세계 온난화 분야에서도 활동을 많이 해 힐러리 클린턴 대통령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했다면 환경보호청(EPA)의 수장 1순위로 거론되던 인물이다.

 
뉴욕=심재우 특파원 jwsh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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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