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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 15만 필리핀 여행 카페, 등업하니 성매매 인증샷이…

“1년 넘게 시간이 지났지만 아직도 그 때의 충격이 잊혀지지 않아요”
 
2일 기자와 만난 20대 여성 A씨는 남자친구와 헤어진 사연을 털어놓으며 한숨을 쉬었다.
 
그의 설명은 이랬다. A씨는 지난해 2월 당시 남자친구의 e메일 주소를 구글에서 검색하다가 ‘필리핀에서 예약한 숙소를 양도한다’는 게시물을 발견했다. 남자친구가 쓴 게시물은 동남아 여행 정보를 공유하는 웹사이트인 M카페로 연결됐다. 남자친구가 이 사이트에 ‘월요일에 줄XXX(필리핀 세부에서 성매매 알선이 이뤄지는 곳으로 유명한 클럽)에 가도 괜찮은 처자들이 있는지 존경하는 형님들의 의견 여쭙는다’라고 올린 글도 나왔다. A씨는 “그 글에 ‘월요일도 어김없이 출근하는 성매매 여성 많다’ ‘세부에서 혼자 자는 건 죄다’는 댓글이 달려 있더라”며 “더욱이 M카페의 회원수가 15만명이 넘는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해외 성매매 경험담을 공유하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세부걸입니다' 라는 제목으로 성매매여성으로 추정되는 인물의 사진이 올라와 있다.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해외 성매매 경험담을 공유하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세부걸입니다' 라는 제목으로 성매매여성으로 추정되는 인물의 사진이 올라와 있다.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해외 성매매 정보를 공유하는 웹사이트가 버젓이 성업 중이지만, 정부 당국의 단속과 처벌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인터넷 음란물 등 유해정보를 모니터링하고 차단하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인력이 부족하다”며, 경찰은 “성매매 후기를 공유하는 행위를 처벌할 법적 근거가 없다”며 손을 놓고 있는 사이, 해외 성매매 사범의 수는 급증하고있다.
 
‘필리핀과 관련된 모든 정보 공유, 최다 회원 보유 종합 정보 커뮤니티’라는 소개 글을 내건 이 온라인 커뮤니티는 겉으로는 여행 정보를 공유하는 공간으로 보인다. 그러나 실상은 회원 수 15만 명의 ‘동남아 원정 성매매 동호회’다. 일정 등급 이상의 회원들만 열람이 가능한 게시판에는 ‘바바에 초이스를 위한 3가지 팁’ ‘바바에들과의 풀빌라 탐방기’ ‘바바에 출입가능 호텔’ 등 성매매 후기 수천 건이 올라와 있다. ‘냄새가 없고 리액션이 좋다’ ‘지갑에 돈 많이 넣지 말고 돈 보여주면서 쇼부치면(흥정하면) 깍아준다’ ‘잠자리는 그저 그렇지만 순진한 느낌이 들어 나쁘지 않다’ 등 특정 업소의 성매매 여성들을 평가하는 글 뿐만 아니라 성매매 여성의 신체 부위를 찍은 사진, 성매매 여성과의 성관계 경험을 구체적으로 묘사하는 게시물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한 유저가 올린 게시물에는 '천사의 도시에서 마음 착한 바바에(필리핀 성매매 여성)들과 좋은 추억 쌓고 행복하세요' 라는 내용과 함께 성매매 여성으로 추정되는 인물의 사진이 올라와 있다.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한 유저가 올린 게시물에는 '천사의 도시에서 마음 착한 바바에(필리핀 성매매 여성)들과 좋은 추억 쌓고 행복하세요' 라는 내용과 함께 성매매 여성으로 추정되는 인물의 사진이 올라와 있다.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커뮤니티 운영진은 5만~10만원의 가입비를 내는 유료회원들에게는 회원증을 발급하고, “제휴를 맺을 일부 유흥업소에 회원증을 제시하면 할인을 받을 수 있다”고 홍보하고 있다. 단체로 업소를 방문할 회원을 모집하는 정기 모임 관련 공지글은 매주 게재된다. 해당 커뮤니티가 성매매 정보 제공뿐 아니라 알선에도 관여돼 있다는 점을 추측케하는 대목이다.
 
해당 커뮤니티는 5~10만원을 납부하면 유료 회원으로 등급이 올라가고, 회원증을 제시하면 현지 제휴 유흥 업소와 마사지 업소 등에서 할인을 받을 수 있다고 홍보하고 있다. 운영자는 '회원님들이 필리핀을 방문하셨을 때 당당하게 보여줄 수 있는 카드를 제작해보고 싶었다'고 밝혔다'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해당 커뮤니티는 5~10만원을 납부하면 유료 회원으로 등급이 올라가고, 회원증을 제시하면 현지 제휴 유흥 업소와 마사지 업소 등에서 할인을 받을 수 있다고 홍보하고 있다. 운영자는 '회원님들이 필리핀을 방문하셨을 때 당당하게 보여줄 수 있는 카드를 제작해보고 싶었다'고 밝혔다'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정보통신에 관한 심의규정’에 따르면 성매매를 알선·유도하거나 성행위를 구체적으로 묘사하는 내용은 제재 대상이다. 방심위는 운영자에게 해당 정보 삭제와 접속차단, 이용 정지 등 시정요구를 할 수 있다. 하지만 구글만 검색해도 쉽게 해외 성매매 후기와 관련 커뮤니티를 찾을 수 있다. 한상 방심위 청소년보호팀 차장은 “수많은 인터넷 커뮤니티 글들을 방심위 인력으로 모두 관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신고 건만 해결하는 데도 일이 밀릴 정도”라고 말했다.
 
해당 커뮤니티에는 성매매 업소와 여성의 인적사항을 올린 뒤, 후기를 공유하는 게시물과 댓글 수천 건이 올라와 있다.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해당 커뮤니티에는 성매매 업소와 여성의 인적사항을 올린 뒤, 후기를 공유하는 게시물과 댓글 수천 건이 올라와 있다.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경찰은 성매매 후기를 올리는 행위를 처벌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다고 설명한다. 장우성 경찰청 사이버수사과장은 “성매매 후기 자체에 대한 처벌조항은 없어 해당 사이트를 집중 단속하진 않는다. 다만 그런 사이트는 대개 유인책으로 음란물을 함께 유포하기 때문에 음란물유포죄로 처벌할 수는 있다”고 말했다. 불법 성매매 사이트가 해외에 서버를 두고 있는 것도 수사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해외 성매매 사범에 대한 처벌도 솜방망이다. 정부는 지난 2014년 원정 성매수자에게 최대 3년간 여권 발급을 제한하겠다고 했지만 2012~2016년 적발된 1632명의 해외 성매매 사범 중 여권 발급 제한을 당한 사람은 100여 명이다. 전체의 6%에 불과했다.
 
홍지유·성지원 기자 hong.jiy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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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