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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긋불긋 꽃대궐 “손녀처럼 사랑스럽지 않나요”

수채화가 정우범 작가의 들꽃 그림은 사실적이라기보다는 반추상에 가깝다. 수채와 아크릴을 섞어 작업한‘Fantasia 2017’시리즈의 두 작품. [사진 선화랑]

수채화가 정우범 작가의 들꽃 그림은 사실적이라기보다는 반추상에 가깝다. 수채와 아크릴을 섞어 작업한‘Fantasia 2017’시리즈의 두 작품. [사진 선화랑]

70대 작가의 붓끝에서 탄생한 ‘꽃대궐’은 그에게 ‘나의 살던 고향…’만큼이나 가장 편안한 세계다. 수채화가 정우범(72) 작가가 서울 인사동 골목에 자리한 갤러리 공간 안에 ‘울긋불긋 꽃대궐’을 지었다. 작가는 “어릴 때 산골에서 자랐다. 그 시절 누구나 그랬듯이 봄이면 친구들과 진달래꽃을 따 먹으며 지냈다”며 “꽃은 내게 사랑스러운 손녀만큼이나 나를 기쁨으로 채워주고 완벽하게 편안하게 해주는 대상”이라고 말했다.
 

정우범 개인전 ‘판타지아’
전세계 돌며 관찰한 들꽃 30여 점
자연과 교감 드러낸 반추상 회화
수채화 특유의 스밈과 번짐 살려

서울 선화랑에서 2일부터 정우범 개인전 ‘판타지아’가 열리고 있다. 작가가 세계 곳곳을 여행하며 관찰해온 들꽃들이 거대한 30여 점의 그림되어 한자리에 모였다. 화면에 그득 채워진 원색의 풀과 들꽃이 뿜어내는 향기는 금세라도 보는 이를 취하게 할 것처럼 생동감이 넘친다. 현란하기보다는 화사함에 가깝고, 친근하지만 묘하게 새로워 보이는 꽃의 향연이다. 수채 물감의 부드러운 스밈과 번짐을 절묘하게 활용한 작가의 독특한 기법이 만들어낸 효과다.
 
작가는 아르셰라 불리는 수채화용 종이를 물에 적시고, 들쭉날쭉하게 잘라 만든 유화 붓끝에 안료를 발라 빠른 손놀림으로 툭툭 문지르며 작업한다. 작가는 이를 가리켜 “시간을 두고 색을 종이의 모세혈관까지 침투시키는 방법”이라고 했다. 종이에 엉키고 번진 물감이 풀과 꽃들을 피워낸 것이다.
 
수채화가 정우범 작가의 들꽃 그림은 사실적이라기보다는 반추상에 가깝다. 수채와 아크릴을 섞어 작업한‘Fantasia 2017’시리즈의 두 작품. [사진 선화랑]

수채화가 정우범 작가의 들꽃 그림은 사실적이라기보다는 반추상에 가깝다. 수채와 아크릴을 섞어 작업한‘Fantasia 2017’시리즈의 두 작품. [사진 선화랑]

“서로 스미고 번지며 화합하는 느낌을 극대화하는 이 느낌이 정말 좋아서 수채화만 그리게 됐죠. 색이 부드럽게 서로 섞이면 유화에서는 낼 수 없었던 색이 나오거든요.”
 
정 작가와 선화랑의 인연은 이번 전시까지 일곱 번의 개인전을 통해 이어져 왔다. 1997년 정우범 작가의 광주 작업실을 찾았던 김창실 선화랑 전 회장이 그의 작품을 보자마자 마음을 빼앗긴 이래 지금까지 20년간 인연이 지속돼 왔다. 그러나 당시 그가 그린 그림은 풀꽃 그림이 아니었다.
 
작가는 “운주사의 돌부처에 빠져 그 그림만 그린 시간이 7~8년은 된다”며 “이후 설국·목화밭·장날 시리즈를 거쳐 풀꽃 그림 ‘판타지아’로 넘어왔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꽃 그림은 2001년 터키 여행에서 눈 앞에 펼쳐진 꽃 무더기를 본 감동 후에 찾아온 ‘느닷없는 변화’였단다. 화면을 꽃으로 채우던 그의 그림은 근작에서 여유 있는 화면을 만들어낸 변화가 두드러진다.
 
작가는 “60대 넘어 풀과 꽃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면서 새로운 문이 열리고, 색에 대한 내 편협한 생각이 다 깨졌다”며 “세상의 모든 꽃이 아름답듯이 멋지지 않은 색이 없다”고 덧붙였다. 전시는 19일까지.
 
이은주 기자 ju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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