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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력도 호잉! 품성도 호잉! 가성비도 호잉!

프로야구 한화 타자 제러드 호잉의 이력은 다른 외국인 선수에 비해 화려하지 않다. 하지만 못 하는 게 없는 팔방미인이다. 빠른 발, 정교한 타격, 파워 등을 두루 갖췄고 수비 실력도 뛰어나다. [사진 한화 이글스]

프로야구 한화 타자 제러드 호잉의 이력은 다른 외국인 선수에 비해 화려하지 않다. 하지만 못 하는 게 없는 팔방미인이다. 빠른 발, 정교한 타격, 파워 등을 두루 갖췄고 수비 실력도 뛰어나다. [사진 한화 이글스]

독수리 군단이 ‘초능력 내 친구’ 덕분에 비상하고 있다. 그 친구는 올 시즌 한화 이글스에 입단한 제러드 호잉(29·미국)이다. 개막 전 하위권으로 분류됐던 한화는 호잉의 활약을 앞세워 중위권에 자리를 잡았다.
 
호잉은 ‘로맥아더’ 제이미 로맥(SK)과 함께, 올 시즌 외국인 타자 중 활약이 가장 눈에 띈다. 홈런 공동 2위(11개), 타점 3위(29개), 타율 7위(0.358), 도루 4위(6개·이상 1일 기준) 등 타격 전 부문에서 상위권에 올라 있다. 호잉의 진가는 수비에서 찾을 수 있다. 통계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조정 평균 대비 수비 승리 기여도(WAA·한 선수가 수비로 팀 승리에 얼마나 기여했는지를 수치화한 것)가 0.556점으로 1위다.
 
한화 팬들은 만화 ‘아기공룡 둘리’가 초능력을 쓸 때 거는 주문(호이)과 이름이 비슷한 호잉을 ‘마술사’‘초능력자’로 부른다. 호잉의 활약 덕에 한화도 5할 안팎의 승률로 4위 싸움으로 이끌고 있다. 아내, 그리고 18개월 된 딸과 대전에 사는 호잉은 “거리에서 사람들이 나를 알아봐 신기했다”며 웃었다. 호잉은 “대전 팬은 정말 열정적이다. 0-10으로 지고 있어도 끝까지 응원한다. 타석에서 그런 모습을 보면 아드레날린이 샘솟는다”고 말했다. 실제로 그는 홈 성적(타율 0.408, 7홈런)이 원정 성적(타율 0.316, 4홈런)보다 낫다.
 
호잉은 미국 오하이오주 포트 로라미라는 작은 마을 출신이다. 인구가 1500명에 불과하다. 여느 미국 아이들처럼 뒷마당에서 아버지, 남동생과 야구를 하면서 선수의 꿈을 키웠다. 평소 경기가 없는 날엔 딸과 키즈카페를 찾는다. 대전의 신축 아파트에 사는 호잉은 “미국엔 그런 게(키즈카페) 없다. 아파트 단지의 놀이터도 훌륭하다. 한국은 아이를 키우기에 정말 좋은 곳”이라며 “가족과 함께 생활하기에 편하다”고 했다. 특이한 성(Hoying)의 유래를 묻자 “미국에서도 흥미를 보이는 사람이 있었는데, 선조가 독일계”라고 설명했다.
 
2010년부터 마이너리그에서 뛴 호잉은 2016년 메이저리거가 됐다. 국내 팬에게 호잉이 낯설지 않은 건, 그가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추신수와 함께 뛰어서다. 강한 어깨와 빠른 발을 가진 호잉은 주로 대수비나 대주자로 나왔다. 2년간의 빅리그 성적은 타율 0.220(118타수 26안타), 1홈런 12타점. 그는 “한국행 제안을 받고는 곧바로 결정했다. 안보 문제는 전혀 걱정하지 않았다. 추신수에게 한국 이야기를 들은 적도 있다”고 했다.
 
KBO리그의 다른 외국인 선수와 비교할 때 호잉의 이력은 화려하지 않다. 그래서 연봉도 낮은 편이다. 외국인 타자 10명 중 넥센의 마이클 초이스(60만 달러)에 이어 두 번째로 낮은 연봉 70만 달러(약 7억5000만원)다. 이적료도 1달러였다. 사실 한화도 호잉을 ‘육성형’ 외국인 선수로 평가하고 영입했다. 20홈런 정도는 때릴 수 있겠지만, 그 이상의 활약을 보이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에서 호잉을 지켜봤던 전문가들 의견도 비슷했다. 호잉 특유의 오픈 스탠스 때문이다. 호잉은 디딤발인 오른발을 1루 쪽으로 많이 내딛는 스타일이다. 타석에서 몸이 열리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바깥쪽 공에 대한 대응력이 떨어진다. 연습경기 때도 바깥쪽으로 휘어지거나 떨어지는 공에 헛스윙을 많이 했다. 하지만 시즌이 시작되자 예측과 달리 연일 장타를 터트린다. 호잉은 “코칭스태프가 타격폼에 대해 아무런 지적도 하지 않고, 대신 기다려줬다. 덕분에 빨리 적응했다”고 말했다.
 
한용덕 한화 감독이 호잉을 높게 평가하는 건 실력에다 헌신적인 태도까지 갖춰서다. 호잉은 지난달 21일 대전 넥센전에서 3-4로 뒤지던 9회 말 좌전안타를 쳤다. 1루에서 멈출 상황이었는데 호잉은 전력질주로 2루까지 갔다. 동점 기회를 만들기 위해 몸을 던진 것. 결국 졌지만 한용덕 감독은 “호잉 플레이에 찡했다. 젊은 선수들에겐 좋은 본보기”라고 말했다. 호잉은 “팀이 지고 있어 어떻게든 득점권에 가고 싶었다”고 당시를 돌이켰다. 그런 호잉의 무릎엔 슬라이딩하다 난 상처가 있다. 구단 관계자는 “호잉이 다칠까 봐 요즘은 적극적인 주루플레이를 말린다”고 전했다. 호잉은 “경기 전엔 살살하겠다고 생각하지만 결국 본능적으로 달린다”며 웃었다.
 
에이전트나 구단의 외국인 담당자들은 ‘테임즈’를 자주 언급한다. KBO리그에서 성장해 메이저리그로 화려하게 복귀한 사례이기 때문이다. 호잉도 그런 꿈을 꿀까. 그는 “시즌이 절반도 지나지 않았다. 아직 그런 얘기를 할 때는 아닌 것 같다. 한화가 10년간 포스트시즌에 가지 못했다고 하더라. 지금 내 목표는 팀을 포스트시즌에 진출시키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대전=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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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