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스타트업을 위한 CEO 리스크 관리법

기자
김진상 사진 김진상
[더,오래] 김진상의 반짝이는 스타트업(20)
미국 필라델피아의 한 스타벅스 매장서 흑인 남성을 체포하는 경찰 모습. [사진 유튜브 영상 캡처]

미국 필라델피아의 한 스타벅스 매장서 흑인 남성을 체포하는 경찰 모습. [사진 유튜브 영상 캡처]

 
미국 동부 필라델피아의 스타벅스 매장에서 음료를 주문하지 않고 사람을 기다리는 흑인 2명을 점원이 신고해 경찰에 체포된 사건이 있었다. 이 사건으로 인해 미국 전역에서 스타벅스에 대한 항의가 이어졌다. 한국이라면 신고한 점원의 책임보다는 현장에 도착해서 정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체포한 경찰의 책임이 더 크다며 회사는 뒤로 물러서 책임을 회피했을 수도 있는 사건이다. 
 
이 사건에 스타벅스 CEO가 보인 행동은 어찌해야 하는가. Inc.com의 분석을 토대로 해석하면 다음과 같았다.
 
 
1. 즉각적으로 진심 어린 사과를 했다
토요일 오후에 트위터로 CEO가 직접 사과했고, 몇 시간이 지난 후 다시 CEO가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으며, 다음 날인 일요일에 회사 공식 홈페이지에 CEO가 직접 찍은 동영상 사과문을 올렸다. 피해자인 당사자와 직접 만나서 사과하겠다고 밝혔으며, 그 이후에도 수차례에 걸쳐 본인이 직접 미디어 등과 만나 사과를 반복했다. 대필가나 회사가 마련해 준 형식적 사과문을 발표하는 것이 아닌, CEO 본인이 직접 진심으로 사과하고 있다는 것을 대중이 충분히 인지할 수 있도록 모든 방법을 총동원해서 사과했다.


2. 문제가 있음을 솔직하게 인정했고, 모든 책임은 다른 직원이 아닌 CEO에게 있음을 인정했다
회사가 지향하는 바와 다르며 그동안 사내 교육이 지향하던 결과와도 달랐다고 발언했지만, 이를 해당 점원 개인의 이슈라고 깎아내리지 않았다. 회사의 지향점과 다른 결과가 나온 것에 대해 회사의 경영에 문제가 있었음을 인정했다. 따라서 점원에게 비난이 가는 것은 옳지 않다고 강조하고, 모든 책임은 CEO 자신에게 있다고 밝혔다. 스타벅스는 나쁜 회사가 아니지만, CEO인 자신의 경영 실수 때문에 잘못된 결과가 나온 것이라고 밝힌 셈이다.


3. 문제 해결과 개선을 위한 즉각적으로 구현 가능한 약속 제시
문제 해결을 위해 모든 노력을 하겠다고 하면서, 당장 이틀에 걸쳐 해결을 위해 조언을 얻을 사람들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만나겠다고 밝혔다. 생각보다 폭넓은 분야의 사람들이다. 또 프랜차이즈 매장 등을 제외한 (책임과 손해, 비용을 협력업체에 전가하지 않았음을 의미) 미국 내 8000여 개 매장의 문을 닫고 전 직원 17만5000명에 대해 문제 재발 방지 및 해결을 위한 교육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약 120억원의 손해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됐다. 약 80조원 기업가치의 스타벅스를 위기로부터 구하기 위해 약 120억원 정도의 비용을 감수하는 것은 지혜롭다는 생각이다.
 
최근 한국의 주목받는 모 스타트업 창업자가 직원들에게 폭언과 인격모독, 회식마다 전 직원 음주 강요 등의 갑질을 한 사실이 SNS로 폭로되는 사건이 있었다. [사진 픽사베이]

최근 한국의 주목받는 모 스타트업 창업자가 직원들에게 폭언과 인격모독, 회식마다 전 직원 음주 강요 등의 갑질을 한 사실이 SNS로 폭로되는 사건이 있었다. [사진 픽사베이]

 
최근 한국의 주목받는 A 스타트업 창업자가 직원들에게 폭언과 인격모독, 회식마다 전 직원 음주 강요 등의 갑질을 한 사실이 SNS로 폭로되는 사건이 있었다. 초연결시대가 아닌 과거 같았으면 폭로되지 않았거나, 폭로되더라도 일파만파 대중의 분노로까지 커지지 않고 묻혔을 가능성이 큰 사건이다.
 
그러나 시대가 변했다. 우리는 초연결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초연결시대는 투명, 협력, 수평, 권한위임, 공유, 공정 등의 철학을 기반으로 움직이는 시대다. 이 시대적 철학에 반하는 이슈에 대해서는 SNS와 같은 초연결 플랫폼을 통해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낳게 된다.
 
미국은 경영진의 부도덕한 갑질로 인해 주가 하락 등 회사에 손해를 끼치게 되면 집단소송을 당할 수 있다. 그래서 창업자의 갑질과 부도덕한 행위로 사회적 비판을 받은 우버와 같은 기업의 경우 이사회가 창업자 겸 대표이사를 쫓아내고 성장을 위한 변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은 집단소송의 법적 제한을 개정하자는 의견에 대해 집단소송의 남발로 인한 부작용을 우려하며 이를 반대하는 목소리까지 있는 처지다. 새로운 혁신적 제도를 도입할 때 잡음이 없을 수가 없는데도 그 잡음이 무서워 일단 반대부터 하는 것은 혁신을 포기하자는 말과 다름이 없다. 여러모로 기업가들의 행태가 답답한 지경이다.
 
스타트업 혁신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는 미국, 이스라엘, 프랑스 등은 이런 갑질에 대해 나름의 사회적 해법 시스템을 구축해 놓고 있다. 미국의 연금펀드인 캘퍼스는 투자한 기업의 주주로서 경영진의 자질을 주요 평가 요소로 정해 놓고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프랑스는 정부가 '사회적 성과 대차대조표'를 발표하도록 해서 기업의 윤리에 따라 기업가치가 달라지도록 유도하고 있다.
 
이번 모 스타트업 대표이사의 갑질 사건은 사건이 폭로된 이후 즉각적으로 페이스북에 자신의 잘못을 인정했으며, 문제 해결을 위해 대표이사직을 내려놓았다. [사진 픽사베이]

이번 모 스타트업 대표이사의 갑질 사건은 사건이 폭로된 이후 즉각적으로 페이스북에 자신의 잘못을 인정했으며, 문제 해결을 위해 대표이사직을 내려놓았다. [사진 픽사베이]

 
이번 A 스타트업 대표이사의 갑질 사건 이후 대처 방식은 스타벅스 CEO의 위기 대응 방식과 유사해 보인다. 사건이 폭로된 이후 CEO가 즉각 잘못을 인정하고, 그 잘못이 회사가 아닌 자신에게 책임이 있다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표이사직도 내려놓았다. 최근 벌어진 연이은 대기업 오너의  갑질 사건과 비교해볼 때 A 대표이사의 위기 대응 방식에 그나마 진일보한 측면이 엿보이는 건 이 때문이다. 
 
초연결시대엔 기존 대기업만 CEO 리스크를 안는 건 아니다. 스타트업도 예외가 될 수 없다는 걸 이번 사례가 단적으로 보여준다. 스타트업은 가뜩이나 위태로운 처지이기 때문에 CEO 리스크로 인한 충격은 기존 대기업보다 훨씬 크기 마련이다. 애초에 조심해야 하겠지만 만에 하나 실수가 있었더라도 최대한 빨리 진정성 있게 대처하는 게 피해를 줄이는 유일한 길이다.
 
김진상 앰플러스파트너스(주) 대표이사·인하대 겸임교수 jkim@ampluspartners.com
 

관련기사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